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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공기 Jul 01. 2019

김나현

클래식펜화 아티스트

영국 빅벤 (그림 김나현) 


Editor's Letter


인터넷 바다를 항해하다보면 거대한 고래를 만날 때가 있다. 

실제 고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만약 우연히 고래를 만난다면... 느낄지도 모르는 경외감!

그 크나큰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말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김나현 아티스트의 그림 '영국 빅벤'은 내게 큰 고래였다. 


160년 이상의 시간을 통과한 건물의 나이테가 그림을 통해서 느껴졌다. 

도대체 어떻게 그린걸까?

이걸 완성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그런 궁금증과 함께 찾아온 또 하나의 호기심은 '작가의 생김새'였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어떤 얼굴을 하고있을까? 




아쉽게도 작가의 인스타그램에는 오직 작품사진만 올려져 있었다. 

마치 작가의 작품이 작가의 얼굴을 대신하고 있는 것처럼... 


이후 시간이 흘러도 작가에 대한 호기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마침  Pure Profile Platform, 있는 그대로의  제 1호 모델을 찾고있었고,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적절한 핑계거리가 생겼다. 그래서 작가에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세지)을 날렸다. 

 

작가님~ 작품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저는 포토그래퍼입니다. 작가님을 한번 뵙고싶은데 괜찮을까요? 


친절하게도 답장이 빨리 왔다. 


"죄송합니다. 전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전시나 레슨 관련 문의만 받습니다." 


작가님 사진을 찍으려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궁금해서 인터뷰 하고싶습니다.  


이후 몇번의 대화문자가 이어졌고 어렵사리 클래식펜화 김나현 아티스트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카페에서 처음 마주친 순간, 그녀의 외모를 보고 무척 놀랐다.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서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상당한 미인이었다. 그 자리에 카메라를 안 가져간 것이 후회되었다. 


클래식펜화 김나현 아티스트의 작품세계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사람여행'

난 그 사람 안에서 엄청난 철학을 발견하였다. 

그것을 나만 알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작가에게 프로필 콘텐츠를 제작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물론 예상한대로 작가는 입을 닫고 신중하게 고민했다. 


"사진이예요? 영상이예요? 아니면 다큐멘터리 영화?"


작가의 질문에 난 말문이 막혔다. '프로필 사진 프로젝트'만 생각했지 그 이상의 것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였다. 


"글쎄 뭘까요...작가님의 철학과 작품의 본질이 드러나는... 그런 콘텐츠였으면 하는데...음..."


"음...어렵네요. 형식이 영상일 수도 있고, 매거진일 수도 있고..."


"음...영상같은 매거진, 매거진같은 영상?"


"오! 그런게 가능해요?"


"하하하...한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데...가능하게 해봐야죠."


작가와 헤어진 후, 난 급하게 오랫동안 나와 함께 광고영상 작업을 해왔던 영상감독을 만났다. 


함께 프로필 영상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린 그렇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기 위해  끙끙 앓았다. 

그러면서 이 영상의 특징에 관해 몇가지 사항을 정리했다. 


1. 그 사람에 관한 궁금증이 영상 한편으로 완벽하게 해소될 것!
2. 그 사람 세계의 본질이 정확하게 드러날 것!
3.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 중심적으로 발견해가면서 만들 것! 
4. 10분을 넘기지 않게 압축적으로 만들 것! 
5.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날 것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기획안만 봐서는 매우 심박했고 영상감독과 나는 가슴이 콩딱거리며 흥분했다. 


"프로젝트 제목은 뭐가 좋을까요?"

"본질이란...뜻이면 좋겠는데요."

"오리지날? 그건 너무 흔하니까 오리지널리티?"

"오리지널리티라...그게 무슨 뜻이죠?"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전 찾아 볼까요?"


Originality : 독창성 



정말 딱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우리가 바로 원하는 것은 그 사람 고유의 독창성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김나현작가의 오리지널리티가 완성되었다.  


김나현의 스토리텔링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저에게 '흑백'이 주는 풍경은 늘 황홀한 대상이었어요. 그러나 먹을 갈고, 커다란 화선지와 붓을 준비하고 그리는 거창한 작업물보다 간편하면서도 섬세한 작업을 찾다가 '펜화'를 그리게 되었어요.


대학시절부터 계속해서 펜화를 그려오면서, 간단하지만 어떤 것보다도 더 풍부한 표현과 특유의 깊은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바로 '펜'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클래식 펜화'라는 단어도 제가 만들어보았어요.

세련되고 유행을 따르는 그림은 아니지만, 재료 본연의 특징을 살리고 그야말로 고전적인, 깊은 느낌을 주는 펜화를 의미해요.


대학을 졸업한 뒤, 간편하면서 매력적인 재료를 통해 초보자도 쉽고 멋지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로 오프라인 클래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3년이상 수업을 이어오면서 정말 많은분들을 만나고 있답니다.


김나현의 오리지널리티




클래식펜화는 무엇인가요?


클래식펜화는 제가 만든 단어인데 '있는 그대로' 대상을 관찰해서 그리는 펜화를 말해요. 클래식음악처럼 기초에 충실한 그림을 좋아합니다. 어떠한 기교나 대상을 가감하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그리는 펜화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을까 해서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방식인데 작업할 때 보통 무슨 생각을 하며 하나요? 

 

펜이 굉장히 날카롭고 섬세한 재료잲아요. 내가 지금 긋는 선이 완성되었을 때 어떤 면이 되고 어떤 질감을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면서 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로 한땀한땀 자수를 놓듯이 집중해서 그리면 정신수양하는 것처럼 아무생각도 안들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느껴집니다. '아날로그'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제 생각에 '아날로그'란 손을 것들이 아닐까 싶어요. 꾸미지 않은 정직함, 순수함, 풋풋함이 느껴지거든요. 펜이랑 노트를 항상 들고다니면서 손으로 쓰는 걸 좋아하는데 글씨를 쓰고있으면 온몸을 다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들을 보면 만든 사람의 정신이나 사상, 혼이 깃들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꾸준함, 정직함'이 아닐까요?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도 꾸준함을 이길 수 없거든요.  모든 경험들을 다 소중하게 생각하는게 건강한 삶이라 봅니다. 그 밑바닥에는 꾸준함과 정직함이 깔려있어야 하는 거구요. 그런 꾸준함과 정직함이 결국에는 제게 자심감을 심어주더군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첫번째는 '클래식펜화'로 제 개인전을 여는 거구요. 두번째는 제가 하고있는 클래스가 특별한 방식으로 진화했으면 합니다. 단순히 스킬이나 이론만 알려드리는게 아니라, 전시회도 같이보러 가고 또 수강생 전시회도 열고 스케치여행도 함께 떠나고 싶어요. 같이 그림에 대해서 토론도 하구요. 제 수업이라서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강생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는데 영향을 끼치고 싶습니다. 


Editor's Choice


김나현 작가가 명동성당을 그리는 모습을 보며 놀랐습니다. 성당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마치 시간이 정지되어있는 것처럼 무척 느리게 흘러가더라구요. 김나현 작가가 숨을 안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말이죠. 그것을 보고있는 제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것이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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