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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테르 Apr 21. 2019

배우 아이유 활동 중지를 권고한다.

배우 아이유는 없다.

4월 11일 넷플릭스는 아이유를 소재로 한 [페르소나]를 공개한다. 원래 공개 예정일인 4월 5일이었으나 강원도 산불화재의 국가적 재난사태에 동참하고자 개봉일자를  4월 11일로 연기하였다.


페르소나 : 어원은 가면, 보이는 인격이라고 표현되나 영화적 기준에서는 감독들이  자기 자신을 대표하는 영화나 배우들에게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들이 배우 이지은이 아닌 유명한 가수 아이유를 소모하는 페르소나를 보여준다. 



넷플릭스와 감독들

국내에서 몇 차례 옴니버스 영화를 표방하는 영화가 있었지만 국가인권위와 협력하여 만든 여섯 개의 시선이 대표적이다. 이후 관련 시리즈가 나오기는 했지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이 여섯 개의 시선이다. 그리고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아이유와 함께 만들어낸 <페르소나>가 가장 독보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00년대 이전까지 영화는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독보적인 생산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아날로그 매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 누구든지 원하면 볼 수 있는 평범한 산업이 되었다. 과거 영화는 특별한 날에만 찾는 특별한 정보를 주는 공간이었고 영화 마니아라는 특별한(?) 사람들의 모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특권은 VHS 시대에만 적용되었고 케이블 TV 산업을 넘어  HBO와 넷플릭스의 시대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일반적인 공간이 되었다.  한 때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등장이 영화산업의 종말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과거 영화는 제작사 유통사가 하나의 공동체였고 멀티플렉스 시대로 넘어오면서 유통사가 영화를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등장은 영화를 독점하며 횡포를 부리던 유통사와 제작사들에게는 종말과 같았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배우나 감독들에게는  페이스북, 유튜브, 넷플릭스 등은  자신들의 페르소나를 보여줄 수 있는 극적인 공간이다. 



<페르소나>의 최악은 제작자 윤종신이다. 

015B 객원보컬로 출신 중 거의 유일하게 대중적 활동하고 있으며 015B 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가진 가수 겸 제작자가 되었다.  윤종신은 미스틱을 설립하면서 음악산업을 전담하는 기획사로 시작하였으나 차츰 다른 기획사들처럼 연기자를 영입하였다.  이후 SM과 전략적 합병 이후 다양한 미디어 사업에 진출하였다.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이범수가 배우 출신 최악의 제작자라면  <페르소나>의 최악은 윤종신이다. 아이유를 소모하는 방식에 있어서 획일적이고 그간 대중들이 잘 알고 있던 아이유의 스토리를 그대로 차용하여 그냥 소비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로리유][장기하] 그리고 아이유가 공개했던 가정사까지 익숙한 포맷이다.  아이유는 2018년 10주년 공연을 기점으로 그녀의 첫 번째 성공작인 [마쉬멜로우]를 더 이상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여인으로 살아가기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자 윤종신은 이 부분을 감내하지 않고 그냥 철 지난 소모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부분은 결과론적인 비판이다. 본인 소속 가수인 [민서]의 대중적인 콘셉트 실패에 따른 두 번째 실패인 셈이다.  그리고 페르소나의 <러브게임>은 윤종신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윤종신의 모습은 영화 레옹에서 생전의 레옹을 착취하고 레옹의 사후에는 마틸다를 착취하는 토니의 모습이 보인다.


[가수 아이유 배우 이지은의 선택]

최근 수지가 JYP를 떠나 연기자 기획사 숲으로 이적했다. 아이유와 비슷한 시기의 등장한 수지의 선택은 걸그룹과 아이돌 수명에 따른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드림하이는 전형적인 10대 ~20대를 겨냥한 드라마 라면 <프로듀사>는 연기를 한 번쯤 고민하는 아이유의 입장이었다. 차태현과 김수현, 공현진 충분히 연기력이 갖추어진 배우들과 함께하는 부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의 아저씨는 아이유에게 독이 되어버린 작품이 되고 말았다. 기존에 비해 분명 성장했지만 배우 이지은을 선택한 상황에서 무기력한 연기력은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다행히 중년의 연기자들이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어서 이지은의 부담은 덜 했다. 



러브세트는 전형적인 아이유를 소모하는 방식을 택했다. 만약 남자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들었다면 성상품이라는 치명적인 공격을 받을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이미 겪어본 제작자 윤종신은 잘 피해 가는 방법을 터득한 듯 보인다.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은 전작에서 결핍을 장점화 하거나 표현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 결핍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고 순수하게 들어내고 온전히 바르게 소모하려 한다. 이런 점에서 배두나에게 투영된 모습은 적절한 연기력, 적절한 소모성이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특별히 쓸모없는 두 남자 배우들도 적절하게 사용하였다. 배우라는 도전장을 던진 이지은은 없고 가수 어린 아이유를 소모하는 급급함과 성장 없는 연기톤은 여전히 불편함이 앞선다. 


차라리 설리가  <페르소나>의 주인공이라면 생각을 했던 작품이다. 미스터리 호러를 좋아하는 임필성 감독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담뺑덕의 여성 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싶다. 아이유가 소모되는 거라곤 허벅지가 나오는 장면일 뿐이다. 극의 기획은 좋지만 이지은의 불안한 연기력은 아무것도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이지은의 담배는 레옹에서 나오는 마틸다처럼 담배에서 성년의식을 보여준다.  전작 소공녀에서 미소가 술과 담배를 통해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역할이라면 키스가 죄에서 아이유는 그냥 철없는 소녀일 뿐이다. 첫 키스를 한 친구를 부러워하며 애써 태연한 척하는 찌질한 모습 무능력한 친구 아버지에게  어설픈 복수를 하려는 계획 그리고 결국은 친구의 집을 불태워 날려 버리는 모습은 과히 찌찔한 범죄자 일 뿐이다. 그녀들의 마지막 대사 중 치킨에 대한 언급은 차 후에 전고운 감독이 차기 작품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될 저열한 대사이다.



최악의 하루가 있다면 이대로 멈추어 버린 시간도 있다. 배우 이지은에게 가장 부담이 덜한 작품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멈추어 있고 단 두 명 만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아무 말하지 않고 그냥 걷기만 하더라도 극의 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획이다. 헤어진 아니 죽어버린 여자 친구를 꿈속에서 만나는 설정은 두 배우들이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가 슬픔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은 매우 좋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우 이지은의 대사가 많다는 것이다. 여전히 톤과 감정 전달이 불완전한 아이유라면 남자 배우가 대사가 많고 아이유가 대사 적었다면 극의 완성도는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페르소나]를 보며 가수 아이유를 잠시 동안 만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배우 이지은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지은에게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좋은 배우 이지은으로 성장하기 위해 음악 작업을 중단하고 1년 2년 동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배우는 법을 경험해야 한다.  가우 아이유와 배우 이지은 그 모든 것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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