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체부 슈발'을 읽고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꿈'이라고 말하고 싶다.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꿈'은 우리를 불가능의 세계에 갈 수 있는 사다리가 되고, '꿈'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 그림책 중에 '꿈'같은 꿈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있다.
'꿈의 궁전을 만든 우체부 슈발 (오카야 코지 글, 야마네 히데노부 그림, 진선출판사)'은 꿈을 잃은 사람들이나 꿈을 찾고 싶거나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그림책으로, 책 속에서 보는 궁전은 실제로 볼 수 있는 문화재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림책 중에 가장 낡은 느낌이 난다. 그만큼 가장 손때가 묻은 책이기도 하다.
100여 년 쯤 전, 프랑스에 오트리브라는 작은 마을에 슈발이라는 우체부가 살고 있었다. 슈발은 매일 30킬로미터를 걸어다니며 우편물을 배달했다. 늘 같은 경치만 보며 걷는 것이 지루했던 슈발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상을 하기 시작했고, 언제부터인가 공상 속에 지은 궁전이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공상에 빠져 길을 걷던 슈발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고 자기를 넘어지게 했던 돌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돌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슈발의 집 마당은 돌로 가득찼고 그 때부터 슈발은 남들이 모두 자는 시간에 궁전 만드는 일을 시작한다. 60세가 되어 우편 배달 일을 그만두게 된 슈발은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궁전을 만들었다.
궁전을 짓기 시작해서 33년이 지난 1912년, 슈발이 76세가 되는 해에 궁전은 완성되었다. 긴 직사각형의 건물로 길이는 26미터, 폭은 12~14미터, 높이는 8~10미터로 엄청난 크기이다. 1969년 문화재로 지정했고, 지금까지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슈발의 궁전을 찾는다고 한다.
상상을 할 수 없을 만큼 큰 궁전이다. 더구나 한 사람이 해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크기. 궁전을 꿈꾸었던 슈발은 마침내 꿈 속의 궁전을 세상에 내놓았다. 마치 마술램프가 마술을 부리듯, 슈발의 상상 속의 궁전이 현실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꿈꾸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꿈은 현실로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는 꿈을 잃고 산다. 꿈을 꾸기에 우리는 너무 급하다. 스스로 인내심을 가지고 그 꿈을 현실로 바꿀 시간과 노력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루지 못한다. 33년이란 시간을 오로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슈발의 꿈을 향한 기나긴 여정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인내의 시간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