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것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든다. 집에 분명 물건은 많은데,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광고를 보면 더 그렇다. “아이 전용”, “단계별”, “전문가 추천”이라는 말이 붙으면 지금 가진 것들이 갑자기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물건들은 대개 사용 기간이 짧았고 효과는 광고만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결국 남은 것은 물건이 아니라, 처분해야 할 짐이었다.
요즘 시장은 아이를 중심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장난감 소독수, 젖병 전용 세제, 유아 전용 가구와 가전. 이름은 달라졌지만 성분과 기능은 기존 물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가격이다. ‘아이 전용’이라는 단어는 불안을 자극하고, 그 불안은 지갑을 연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 오염은 이미 집에 있는 물과 도구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아이 물건의 가장 큰 특징은 수명이 짧다는 점이다. 전용 가구, 고가의 기능성 의류, 단계별 학습지와 교구는 아이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몇 달만 지나도 맞지 않거나 흥미를 잃는다. 그 순간 물건은 자산에서 고정 비용으로 바뀐다. 공간을 차지하고, 관리 부담을 남긴다.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은 죄책감까지 남긴다. 아이를 위해 샀지만, 아이보다 집에 오래 머무는 물건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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