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정리의 결말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몽땅 뒤집어엎은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하얗고 정갈한 거실 사진 때문이었다. 소파 쿠션 각도까지 완벽해 보이는 집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득 우리 집이 너무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그날은 마음을 먹고 서랍을 다 비우고, 바닥을 닦고, 장식품을 치웠다. 하루 종일 움직였다. 저녁이 되자 집은 그럴듯해졌다. 사진을 찍으면 어디에 올려도 될 만큼. 그런데 사흘도 지나지 않아 다시 제자리였다. 블록은 바닥에 흩어졌고, 식탁 위엔 잡동사니가 쌓였다. 힘들게 만든 ‘결과’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요즘은 어디를 봐도 목표를 세우라는 말이 넘쳐난다. 3개월 안에 체지방 줄이기, 6개월 안에 1억 모으기, 올해 안에 완벽한 집 만들기. 목표는 분명 필요하다. 방향을 정해주니까. 하지만 목표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재는 자꾸 초라해진다. 지금의 집은 부족해 보이고, 오늘의 나는 느려 보인다.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의욕은 쉽게 닳는다. 목표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수록 오늘이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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