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는 지갑이 아니라 화면에서 시작된다
요즘은 물건을 사기 위해 굳이 밖에 나갈 필요도 없다. 휴대폰만 열어도 끝없이 새로운 물건이 나타난다. SNS를 몇 분만 보다 보면 예쁜 컵,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품, 신상 옷, 꼭 가봐야 할 맛집이 줄줄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구경만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건 좀 필요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스며든다. 그렇게 장바구니가 채워지고, 택배 상자가 집에 하나씩 쌓인다. 소비는 종종 지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서 시작된다.
한동안 나도 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갔다. SNS를 보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오면 저장해 두었다가 계속 눈앞에 그 물건이 아른거리고 내 욕구를 자극하면,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주문해 버렸다. 처음에는 하나였다. 그런데 비슷한 사진을 계속 보다 보니 집에 있는 물건이 갑자기 촌스럽게 느껴졌다. 컵 하나를 사고, 그 컵과 어울리는 접시를 찾고, 접시와 어울리는 테이블 매트까지 검색했다. 그때는 내가 소비를 선택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소비가 나를 끌고 다니는 느낌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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