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미학 01 나와의 관계 맺기

<나에게로의 초대>

by 초록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필요 불가결한 관계, 충분조건의 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성격을 지닌 관계를 끊임없이 맺어간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그것은 비단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크게는 우리의 역할이 얽힌 그룹, 작게는 나 자신과의 관계에도 적용이 된다.


아들러의

'인간의 모든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내게는 이 사상이 굉장히 공감되었다.


어려서부터 주위 및 친구들이 건넨 마음들

그로 인해 폭넓은 인간관계의 세계에 일찍 눈을 떴던 나는

때로는 어떤 친구의 마음을 활짝 열어서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기도 할 정도로

관계와 마음에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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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거쳐 20대

다양한 사회 조직 문화를 거치면서

20대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나와의 관계'가 나의 모든 관계를 리드한다.

나와 관계를 맺는 방식, 그 세계관이 모든 관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명품백을 들고 핫플레이스를 찾는 일상이 아무리 화려하고 풍요로워 보여도

내면에서는 볼품없이 초라한 빈곤함을 지녔던 모순 관계

나는 늘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 지독히도 외롭고 쓸쓸했다.

어쩌면 나와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일 수도.


내가 원하고 바라는 이상 속의 나와

나의 실재가 양극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나만 아는 비밀처럼 꽁꽁 묶어 나라는 바다에 던져둔 것 같았다.

그리고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상향 만을 쫓고 쫓다가 지쳐버린 어느 날

나의 본모습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기로 했다.


내가 나를 만나는 일은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피상적인 단계를 넘어 진짜의 알맹이를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시간

그렇게 나는 '자기 계발, 변화'가 절실하고 절박했던 사람이 되어있었다.

용기는 처음부터 나지 않았지만

'대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얼 원하는지 궁금해'라는

지극히 사소하고 사적인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했다.


29년간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은 궁금해했으면서도

정작 나의 마음과 취향은 이상적인 틀 안에 가두어 당연히 속박하고 정의 내려버린 부조리함이 먼저 나를 반겼고, 부족하지만 형편없는 마음이 하나하나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쿨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쿨한 척'을 애써 하고 있던 것이며

질투와 시기도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자신감이 넘치는 이미지 역시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작아지고 다운되는 여러 마음들을 꺼내 보았다.


이 모든 것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서 비롯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가 가장 먼저 내려놓은 것은

'타인의 시선, 사회의 기준을 내려놓자. 잘 보이려는 마음을 버리자'였다.


그렇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드디어 만났고, 힘껏 안아주며 화해를 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인정하자 정말 거짓말처럼 그토록 오랜 시간 바랐던 요소들이 일사천리로 나의 것이 되었다.


목표와 이상만을 추구하고 현재와 현실을 간과하는 것은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깨달았다.

우선 나에 대한 이상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현실을 인정하는 순간 이상을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로 달려왔다.


적어도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자 가장 가까운 벗이 바로 나 '자신'이 되었다는 것은 세상 모두를 얻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는 사회생활에서도 친구나 가족, 그리고 연애관계에서도 탄탄한 기본이 되어주었다. 더 이상 나는 나와의 관계가 두렵지 않았고 불편하지 않았다.


나와의 관계 맺기가 관계의 미학의 필수 조건이다.

이 과정이 없이는 어떠한 관계도 모래성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쌓아 올릴 거라면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성이 아닌

튼튼하고 단단한 진정한 성을 쌓아가면 어떨까?





나와의 관계 맺기
5단계



1. 이상을 잠시 내려두고 현재에 머물러 현실의 나를 바라보기

2. 아무에게도 보여주기 싫었던 나의 치부까지 꺼내어 탈탈 털어보기

바닥이라 생각했지만 끝없이 내려가는 마음의 깊은 곳을 확인하고 바닥을 찍어보기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과정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기

3. 이 모든 과정을 종이에 기록하며 담기

4.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재를 인지했다면 이제는 이상과 꿈을 다시 적어보기

5. 익숙해질 때까지 매일 이 종이를 간직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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