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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네 Jun 12. 2023

캐나다에서 차 빌리기

캐나다 기행문 4

DAY3 - 밴쿠버

DAY3 원래 일정

DAY4부터는 로키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날 렌터카를 받으러 가야 했다. 오전 11시에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렌트하기로 해서 나는 그전에 다시 한 번 렌트 시 주의해야 하는 것들을 살펴봤고, 부모님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세븐일레븐에서 먹을 것들을 사 오셨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 날은 비가 왔는데 비가 오는 밴쿠버도 나름대로 운치 있고 갬성갬성했다. 여행버프일까나.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여행 시에 현지인의 일상적인 생활들을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설레기 시작했다. 원웨이 티켓을 하나씩 구매하고 밴쿠버 국제공항으로 출발! 지하철은 생각보다 작았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었다. 렌터카는 시내에서 빌릴 수도 있었는데 내가 예매할 때는 시내에서 렌트하는 값이 공항에 비해 3배 정도 더 비싸기도 했고, 다시 귀국할 때 오전 9시 15분 비행기라 공항에 오는 김에 반납까지 해버리기 위해 아싸리 공항에서 렌트를 결정했다.

여행이니까 비가 와도 좋다 / 밴쿠버 지하철, 우리랑은 다른 의자 구조

그렇게 타고 가는데 ‘앗..?’ 우리가 지하철을 탔던 곳은 ZONE 1이고, 공항은 ZONE 2에 있었다. 캐나다 대중교통은 ZONE이 구분되어 있었고, ZONE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저녁 6시 30분 이후, 주말, 공휴일에는 일괄적으로 ZONE 1 가격을 받는다고는 하는데, 우리는 오전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쟈철 안에서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어떻게든 내보내주긴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일단 내려서 카드를 태그해봤더니 역시나... 내보내줄리가 없다. 침착하게 옆 기계에 가서 보니 다행히 카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대략 1.4x달러(?) 정도 내니 카드 업그레이드가 됐고, 그제야 내보내줬다. (아마 ZONE 2 가격이 ZONE 1 가격보다 비쌌기 때문에 그 차액만큼 지불했던 거 같다.)

컴파스 티켓 중 원웨이 티켓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미리 렌터카 빌리는 곳을 알아놨기 때문에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Hertz를 포함해서 다양한 렌터카 브랜드들이 있었다. 우리는 ‘여행과 지도’라는 사이트에서 Hertz사로 예약을 했었기 때문에 그쪽 창구로 가서 우리가 예약했던 조건들, 추가할 조건들을 확인하고 순조롭게 키를 받을 수 있었다. 가끔 후기나 주의사항 보면 막 이것저것 추가하라고 부추긴다거나 신청하지 않은 것을 끼워 넣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를 응대해 준 점원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게 있는데 업글ㄱ?” 라고 일일이 물어봐주고 우리 의견 듣고 반영해 줬던 거 같다. 그렇게 하고 계약서 받아서 그 자리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대로 잘 됐는지 확인하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렌터카 빌릴 때 잘못된 게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다 물어보고 수정해야 한다. 자리를 떠나고 나면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되더라도 숫자들을 보면서 예상했던 금액대와 얼추 맞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오히려 점원분이 우리 엄마보고 nice하다고 20% 할인을 해줘서 예상했던 가격대에서 차를 빌릴 수 있었다. (엄마 nice하다고 하면서 할인해 주는 건 원래 해주는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다고 하니 감사했다.) 차가 있는 장소에서는 비록 완전면책을 했음에도 혹시 몰라 사진과 영상을 찍고 Chul bal!

이걸 보고 따라가면 / 이런 통로가 나오고 통로 옆에 보이는 건물 안이 렌터카 빌리는 곳
장거리 여행에는 무조건 편해야 한다고 해서 카니발 급의 차로 렌트했다

DAY3의 큰 일을 하나 했겠다, 우리는 공항 근처에 'McArthurGlen - Designer Outlet’이라는 아울렛 매장에 갔다. 일단 무조건 폴로 직행. 우리나라에서 폴로는 미주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이곳에 왔을 때 무조건 들러줘야 했다. 타이밍이 좋았는지 할인하는 옷들이 많았고 기본적으로 40% 이상씩 할인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싹쓰ㄹ.. 크흠 많이 사고 싶었으나 정해진 여행경비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랐다. 아버지랑 몇 개 고르고 있는데 여기는 안내해 주는 사람이 붙어서 도와줬다. 이름은 모니카?였나 그랬는데, 옷 사이즈 찾아주고 피팅하러 갈 때 도와줬으며 결제할 때 자기 이름 말하면 외국 여행객 대상으로 15% 정도 할인을 더 해준다고 했다. 완전 감사. 피팅 후 아버지와 하나씩 구매했다. 더 사고 싶은 것들이 있었으나 일단 남겨두고 로키 여행을 갔는데도 미련이 남는다, 그러면 다시 밴쿠버에 왔을 때 사기로 했다. 아울렛 자체가 우리나라 파주 아울렛이나 여주 아울렛만큼 크지 않아서 생각보다 빨리 둘러볼 수 있었다.

비가 와서 잘 안 보이지만, 아울렛 지도. 이게 전부다

점심으로는 아울렛 안에 있는 ‘Japadog’라는 핫도그집 방문. 일본사람들이 만든 거 같았는데 느낌은 캐나다식 핫도그였다. 이 집 좀 괜찮았다. 혹시 아울렛 가면 간식 너낌으로 먹는 것도 뤠커맨드. 여기서 마침 캐나다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인 ‘푸틴’을 먹을 수 있었다. (아니 진짜...이름이 푸틴..입니다.) 감자튀김 위에 고기 육즙이 들어간 소스를 얹은 요리라고 했다. 푸틴도 먹을만했지만 여기 와서 감자튀김을 너무 많이 먹어서 좀 질렸었다.

핫도그와 푸틴

점심 먹었을 때가 2~3시쯤이었는데 이 날은 차가 있었기 때문에 오후 5시까지 누나 짐을 가져다주기로 해서 서둘러 숙소로 복귀해서 누나 짐을 챙겨 다시 나왔다. 눈으로만 보던 ‘Lions Gate Bridge’를 건너 누나를 만나 저녁을 먹으러 갔다. ‘론즈데일 키 마켓’ 쪽에 ‘JOEY Shipyards (North Vancouver)’라는 식당이었는데 분위기 쏘굳.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진짜 외국 분위기가 물씬 나는 식당이었다. 영화에서 한 번쯤 봤을 스타일? 들어가자마자 화이트와인도 무료로 한 잔씩 준다. 캬~ 이 집 센스 있네~? 나는 운전을 해야 해서 안 받았지만, 그냥 받아서 누나라도 줄 걸 그랬다. 때엄. 내가 센스없네.. 우리는 야외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림 없는 메뉴판을 보면서 메뉴를 정할라니 정말 쉽지 않았다. 한국은 그래도 대략 ‘이런 느낌의 음식이겠구나’라는 감이 오는데, 여기는 음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감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웬만하면 주문할 때마다 점원한테 추천을 받았던 거 같다. 주문했던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다 맛있었다. 특히 소고기. 핏기가 있는 미디엄 레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입에서 녹을 정도는 아니어도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먹을 정도는 되었던 거 같다. 사람이 많아서 시끌벅적한 느낌은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듯한 외쿡 분위기의 식당을 원한다면 여기도 뤠커맨드.

저녁 먹으러 간 식당쓰 / 안 분위기는 이런 너낌. 외국 갬성 나지 않는가? 아님 말구
음식 사진 좀 대충 찍었지만 맛만 보시라~

식당 바로 앞에는 항구 같은 곳이 있어서 산책 겸 구경을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우리가 먹었던 식당 옆이 ‘론즈데일 키 마켓’이었다. 여기는 밴쿠버 첫날 Sea Bus를 타고 올 계획이었지만, 계획이 변경되면서 가진 못했었다. 아쉽긴 해도 그 대신 다른 경험들을 했으니..! 캐나다 일몰은 8시가 좀 넘는 시간이어서 9시가 되었을 때도 막 어둑어둑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 로키여행을 위해 새벽부터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누나 집에 짐을 내려주고 우리도 서둘러 숙소로 복귀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식당 앞에 있는 항구(?) 같은 곳. 밥 먹고 산책하기 좋다




[여행 Tip]   

우리의 렌터카 조건은

1) 차량손실면책프로그램(LDW)을 완전 면책(DW)으로 업글. → 쉽게 얘기하면 차량 손실에 대해 자기부담금이 50만원이 있었는데, 그것도 내기 싫으면 완전면책으로 업글하면 되는 것이다. LDW는 거의 필수로 하고, 우리처럼 업글을 할지 말지는 선택이다.

2) 대인 대물 책임 보험(필수) → 이것도 필수로 포함되는 것이다.

3) 프리미엄 긴급출동 서비스 → 우리는 로키산맥으로 먼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혹시 몰라 차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서 신청했었다. 하지만 이걸 해도 워낙에 먼 거리에 있다 보니 우리한테 오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했었다. 그나마 사고가 난 지역 주변과 가까운 업체에 연락해서 출동하게 한다고 했었다.

4) 추가 운전자 등록 → 20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운전하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운전을 해야 해서 추가 운전자를 등록했었다. (로키여행을 차로 간다면 최소 3명은 운전 가능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5) 상해, 휴대품 분실 보험 → 이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데, 미국 LA 한인타운 같이 차 창문을 깨고 짐을 훔쳐갈 정도의 분위기면 해야 되고, 그런 곳이 아니라면 굳이 안 해도 되었던 거 같다. 우리도 하려다가 부모님이랑 얘기해 보고 굳이 없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해서 안 했다.

결론적으로 ‘대인 대물 책임 보험, 차량손실완전면책, 프리미엄 긴급출동 서비스, 추가운전자 등록' 이렇게 4개를 했었다.


외국 렌터카들은 특정 차를 지정할 수는 없었고, 타입이나 급만 지정할 수 있었다. 렌터카를 받을 때 무슨 차를 받는지 알 수 있다. 우리도 예약할 때 Dodge 사의 차가 대표사진으로 있고, 캐나다 국민차라는 얘기를 들어서 Dodge Minivan 을 받을 줄 알았는데, 크라이슬러 사의 차를 줬다.


캐나다를 다녀보니 주유는 거의 셀프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렌트할 때 차는 경유냐 휘발유냐 물어보니 ‘Regular Unleaded’라고 했다. 처음엔 ‘뭐야,, Gasoline 아니면 Diesel 아냐?’ 했는데 알고 보니 Unleaded가 Gasoline이었다. Lead가 납이라는 뜻인데, Unleaded는 ‘납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무연 휘발유라는 것이다. Regular는, 휘발유에는 일반과 고급 휘발유가 있기 때문에 일반 휘발유를 넣으라는 말이었다. 근데 대게 캐나다에는 숫자로 87, 89, 91 뭐 이런 식으로 쓰여있었고, 숫자가 높을수록 고급 휘발유다. 그래서 가장 낮은 숫자의 휘발유를 넣으면 되고, Diesel인 경우에는 주유소 칸마다 옆에 Diesel이라고 써서 분리를 해놔서 크게 헷갈릴 일은 없을 것이다.

가솔린은 대부분 다 이런 식이다. 숫자가 조금 다른 경우가 있는데, 뭐든 3개 중 제일 작은 거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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