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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네 Jun 30. 2023

재스퍼(Jasper) 빼먹지 마세요

캐나다 기행문 6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난 거 같으니 갓길에 차를 세웠다. 경찰이 뭘 심문하나, 무슨 사고가 났나. 혹시 몰라 내려서보니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들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이다. '뭐지?'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보니 와.


'새끼 곰의 등장!'


다들 야생동물의 등장에 차를 세워두고 구경하고 있었던 것. 새끼 곰이 나무 위에서 뭘 먹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도 신기해서 구경했다. 흡사 동물원. 야생에서 새끼 곰을 보다니..! 호수들은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곰에서 만족..했네

반갑다 곰돌아

숙소로 복귀하는 길에 간단한 점심거리들을 사들고 들어갔다. 이곳에 ‘KFC'와 캐나다에서 먹어봐야하는 유명한 음식 ‘비버테일’이 있어서 치킨 세트와 비버테일을 사 들고 들어왔다. 누나 말로는 캐나다 KFC는 조금 맛이 다르다고 했었는데,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긴 있었다. 비버테일은 느낌상 튀긴 밀가루 반죽 위에 토핑 같은 걸 얹어서 먹는 음식이었다. ‘프렌즈 캐나다’ 라는 여행 책자에서, 누텔라 같은 초콜릿을 바르고 그 위에 바나나를 얹어놓은 메뉴가 맛있어 보여서 난 그걸 먹었다. 간식거리로 굳이었다. 계속 기억에 남는다. ‘비버테일’은 밴쿠버 안에서는 먹어보기 힘들다고 하니 여행지에서 많이 드셔보시길 권한다. (비버의 꼬리를 닮았다하여 '비버테일'이라고 한다.) 


숙소에서 어머니는 밥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원모어타임 밥, 라면, 김치, 김! 점심까지 먹고 휴식을 취한 뒤 원래는 ‘Angel Glacier’ 라고 산에 붙어있는 빙하를 보러갈 계획이었으나, 구글맵에서 계속 경로를 찾을 수 없다고 떠서 시내 구경으로 계획을 변경. 보통 경로를 찾을 수 없다고 뜰 때는 길이 폐쇄되어서 그런 것 같다. 어제 저녁 늦게 도착해서 시내 구경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걸어서 시내 구경을 했다. 기념품샵이 제일 많았기 때문에 기념품샵 투어 레쓰고. 재스퍼 기념품샵에 생각보다 한국인이 주인이신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래서 얘기도 나누고 한국인 대상으로 할인도 해주셔서 기분 좋게 기념품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


중간에 ‘Grandma’s Place’ 라는 아이스크림 집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 이곳도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곳이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나 맛은 전체적으로 밴쿠버에서 먹었던 ‘Purdys’와 그랜빌에서 먹었던 ‘Rogers’ Chocolates’과 비슷비슷했다. 사실 이름만 다르지 전체적으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평소 같으면 안 사먹는 아이스크림도 여행온 김에 먹는 게 아니겠는가. 다행히 우리가 점심을 먹고 나왔을 때부터 날씨가 개고 기대했던 햇빛이 출근하기 시작해서 밖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그 후로 시내를 계속 걸었는데 시내라고 해봤자 별로 크지도 않아서 걸어서 다 볼 수 있었다. 끝까지 갔다가 이번엔 뒷길로 돌아왔다. 오면서는 ‘팀 홀튼’ 이라고 캐나다에서는 스타벅스보다도 더 유명하다고 하는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한국에도 곧 상륙한다고 하던데 음..일단 나는 잘 모르겠는 걸루. 어느 정도 걷고 시간이 남아서 스카이트램을 타려고 했으나 '이거 왜 이리 일찍 끝나?' 

5시면 끝나서 가보지도 못했다. 사실 밴프에서 곤돌라를 탈 거라서 계획을 안했으나, 탈 수 있으면 다 타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재스퍼와 밴프의 곤돌라 스타일과 정상에 올라갔을 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있다면 모두 도전해보는 것도 뤠커맨드.


비록 재스퍼 곤돌라는 타지 못했지만, 저녁에 계획해뒀던 호수를 조금 일찍 보기로 했다. 재스퍼 시내에서 뒤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패트리시아 호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패트리시아 호수’에는 주차장은 없고, 그냥 옆에 넓은 공터가 있어서 거기에 차를 대고 봐야했다. 우리도 차를 대고 내리려는데 하필 비가 온다..그래서 일단 "그럼 더 가보자”

해서 ‘패트리시아 호수’ 옆에 있는 ‘피라미드 호수’로 향했다. 


와 근데 여기가 장관이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상상하던 곳. 날씨도 너무 좋았고 보이는 풍경도 말 그대로 breathtaking. 진짜 이상하게 아주 짧은 거리인데 여기는 또 비가 거의 안 왔다. 주차장도 있어서 얼른 주차하고 사진첩 벌크업! 오전에 아쉬웠던 마음들이 싹 가셨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 보니 아주 작은 ‘피라미드 아일랜드’ 라는 곳도 있어서 가보니 캬~ 여기 풍경도 설명 불가. 사진으로 담을 수 없지만 대리만족이라도 해보시길!! 개인적으로 ‘패트리시아 호수’ 보다는 ‘피라미드 호수’를 더 추천!! 재스퍼 가시면 앞서 오전 계획에서 말한 세 군데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호수’도 꼭 가보시라~

'피라미드 호수'
'피라미드 아일랜드' 에서 찍은 사진

실시간으로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뜬금없이 새가 부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걸 위에서 날면서 본다니. 최대한 많이 눈에 담고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에 이것저것 뭘 먹어서 저녁은 안 먹을 생각이었지만 누나가 쏘겠다며 피자와 파스타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럼 가야지' 

그래서 갔다.

진짜 파스타와 피자만 시켜서 먹었다

‘Jasper Pizza Place’ 라는 곳이었고 많이 배고프지 않아서 스몰 사이즈 피자와 파스타를 시켜서 나눠먹었다. 화덕에 바로 구워나오는 피자라 맛은 있었지만 막 배고픈 상태가 아니여서 그랬나. 엄청 인상적인 느낌은 아니었던 거 같다. 빠르게 식사 후 숙소로 복귀해서 우리는 온천을 들어가려고 했었다. 호텔 투숙객은 무료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온천이라 해봤자 작은 욕조에 성인 5~6명 들어갈 정도? 그런 곳에 사람이 가득 차 있으니 “됐어, 그냥 들어가자”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꽤 추운 날씨에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숙소로 들어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혹시 몰라 가보니 키야~ 사람이 없다..! 일단 내가 먼저 들어갔고 뒤이어 아빠를 부르고 망설이던 엄마와 누나도 불러 작은 온천에서 Family Reunion! 특히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옆 건물에 수영장도 있었는데 거기에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우리 전용수영장처럼 즐길 수 있었다. 안에 사우나도 있어서 사우나도 즐겼고, 수영장 바로 옆에 별도의 온천이 또 있어서 수영했다가 지졌다가를 반복. 한바탕 물놀이 후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녹는다. 그렇게 꿈만 같은 하루를 보내고 Knock down.

온천쓰
온천 옆에 있는 수영장과 사우나




[여행 Tip]

보통은 재스퍼보다 밴프가 유명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분들은 밴프만을 방문하지만, 시간이 있는 분이라면 재스퍼도 추천한다. 밴프와는 다르게 더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었고, 재스퍼만이 가진 탁 트인 풍경이 예술이었다. 둘 다 방문예정이라면 먼저 재스퍼를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왜냐하면 재스퍼에서 밴프로 가는 길이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라고 세계 10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하는데, 재스퍼에서 밴프로 갈 때 보는 풍경이 더 이쁘다고 한다. 또한 재스퍼와 밴프 사이에 있는 관광지들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둘 다 방문을 하면서 중간중간의 말도 안 되는 관광지들도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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