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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네 Apr 11. 2023

달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프롤로그

윤동주의 반딧불에 나오는 글귀 중 하나다.


군대 시절,

선임과 서점을 갔다가 우연히 이 글귀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 난 선임과 서로를 마주 보며 감탄했다.

‘와..!’

그때의 감탄이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군대에 있던 나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20대 초반, 아직 10대의 감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유를 갈망하던 나이대에

갑자기 자유를 반납하자니 너무 답답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답답함 속에서는 영감을 받기도,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 달조각이라는 표현이 돌파구로서 해석이 되었던 거 같다.


비록 감탄은 했지만, 그 후로 굳이 이 시의 의미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창작이라는 것이 창작자의 의도와 마음대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창작자의 손을 떠난 순간부터는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그것이 예술의 묘미가 아닐까.

창작자와 같은 생각으로 창작물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이 없다.

그렇기에 나 또한 달조각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보려 했다.

영감, 아이디어, 삶의 지혜, 조언 등등.


이 브런치도 그렇게 시작해보려 한다.

자기만의 달조각을 주으러 들어온 누군가가 달조각을 찾아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나 또한 그들이 그들 모르게 들고 온 달조각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Photo by Luke Stackpoole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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