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진이네 May 25. 2023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반 : 반려견 키우고 싶으시다고요?

려(여) : 여건은 준비되어 있습니까?

견 : 견주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보통 어떤 마음으로 반려견을 키우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사람을 양육하는 일과 거의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들은 지능이 발달한다거나 스스로 뭔가를 점점 해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주인이 늘 관심을 줘야 하는 존재이기에 어쩌면 더 힘들 수도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견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무턱대고 데리고 오기보다는 여러 가지 키우는 방법과 준비들을 해놓고 데리고 오면 파양이나 버려지는 경우를 예방하고 반려견과 행복한 나날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키우고 있는 반려견을 데리고 올 때를 회상해 보면 부끄럽지만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았었다. 아는 지인이 새끼를 낳았다길래 새끼들의 귀여움과 반려견을 키운다는 설렘에 정신이 팔려 허겁지겁 데리고 왔었다. 지금도 키우면서 반려견이 주는 즐거움이 정말 크지만, 데리고 오기 전에 미리 알고 준비했다면 조금 덜 스트레스받으며 키울 수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반려견을 키우면서 느꼈던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 미리 알아두거나 준비해 두면 좋은 점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1. 본인의 시간 확인 및 거주지 주위의 산책로 미리 확인하기

요즘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강형욱 훈련사님을 포함한 전문가분들이 나와 많이 말씀해 주셔서 알겠지만 반려견들은 주인의 관심과 사랑이 늘 필요한 존재들이다. 관심뿐만 아니라 매일매일 1시간 이상 산책도 시켜줘야 한다. 대형견의 경우는 하루에 2-3번씩도 나가야 하고, 그 아이들과 놀아줄 체력 수준까지 갖추고 있어야 된다. 이런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내가 외롭기 때문에, 한 번 키워보고 싶어서 라는 이유만으로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는 둘 다 힘든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나에게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있는지를 먼저 체크해 보고 반려견을 데리고 와야 한다. 나의 경우 중학생 때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입시나 시험들을 준비할 때 반려견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가족이 같이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아니어도 시간을 내 줄 사람들이 있었다. 나와 같이 가족이 키운다면 꼭 본인이 아니어도 누군가가 시간을 할애해 줄 수 있는 여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만약 혼자서 키운다면 주변에 강아지를 주기적으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이나 장소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집 주변이 산책을 시키기에 적합한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에 산책로가 있다면 그것을 이용하면 되지만 소규모 단지나 주택의 경우 산책을 시키기 위해 멀리 나가야 하는 경우들도 있다. 본인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인 사람들에게는 산책을 위해 멀리 나가는 것도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 가까이에 산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지도 확인해 보길 바란다.


2. 기본적인 훈련시키기

주인과 반려견이 건강한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다. 일종의 예절교육이랄까. 사람도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 고 버릇을 한 번 잘못 들여놓으면 키우기가 정말 어려워진다. 처음에 이쁘다고 적절한 훈련을 시키지 않으면 관리하기가 힘들어지고 그걸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파양을 하거나 버리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조금 힘들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훈련들을 해놔야 반려견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방법들은 유튜브와 방송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하기 때문에 참고하길 바란다. 내 경험상 기본적으로 대소변 훈련, 밥 먹을 때 기다리는 훈련, 산책 시 주인과 발맞춰 걷는 훈련, 낯선 이가 왔을 때 무작정 짖지 않는 훈련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했다. 우리 집은 산책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산책을 하는 게 아니라 산책을 당했다. 물론 소형견이고 힘을 주면 통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는 없었지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또한 낯선 이가 집에 오면 계속해서 짖는 문제가 있었다. 집에 들어와서 익숙해지면 짖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움직인다거나 말을 하면 다시 짖는 경향들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초기에 잘 훈련시켜놓지 않으면 나중엔 바로잡기가 힘들어진다. (가족이 같이 키운다면 가족 간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누구는 안 된다고 하고 누구는 허용해 주면 제대로 된 훈련이 될 수 없다. 우리 가족도 서로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로 인해 훈련을 시키는데 애를 먹었었다.)


3. 둘 이상 혹은 가족 단위가 키운다면 적절한 역할분담하기

혼자서 키운다면 반려견에게 요구되는 모든 것들을 혼자 진행하면 되지만, 연인이나 가족이 반려견을 키우게 되면 적절한 역할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언제 누가 산책을 할 것인지, 병원을 데리고 갈 것인지 등과 같은 서로 간의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하는 사람만 계속하게 될 수도 있다. 마치 대학교의 조별과제 같은 느낌이다. 역할을 정하지 않으면 혼자서 다 준비해서 발표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물론 조별과제는 역할을 정해도 불상사가... 무튼) 반려견과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 서로 정해진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줘야 한다. 그래야 반려견을 관리하면서 생기는 부담과 스트레스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 우리 집은 역할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어머니가 제일 많이 산책을 시키시곤 했다. 그러다 보니 가족 간에 사소한 감정싸움이 발생할 때도 있었다. 이런 점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반려견을 돌봐야 한다.


4. 전용매트와 계단 준비하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집의 바닥은 강아지들이 미끄러지기 쉬운 재질로 되어있다. 바닥이 미끄러우면 강아지들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불필요한 관절과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하게 돼서 관절에 무리가 가게 된다. 그래서 준비가 잘 된 집들을 보면 바닥이 온통 매트나 강아지 전용 매트로 덮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 강아지들은 노견이 될수록 슬개골 탈구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더욱이 바닥에 전용 매트를 설치하여 불필요한 관절 사용을 줄여야 한다. 또한 침대나 소파에 뛰어올라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단이나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높은 곳을 뛰어다니게 되면 이 또한 뒷다리에 상당히 많은 무리가 가기 때문에 계단이나 경사로를 이용하는 것이 강아지의 관절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 우리 집 강아지도 높은 침대를 날아다녔었는데, 계단과 경사로의 중요성을 알고 난 뒤부터는 계단을 설치했다. 


5. 반려동물 통장 만들기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하면 초반에 예방접종을 포함해서 주기적인 건강검진 비용이 발생하고, 노견이 되었을 때는 수술 등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물품, 사료비와 같은 지출이 꾸준히 있다. 특히 병원은 보험이 안되다 보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금액이 나올 때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다. 어디가 안 좋아 이것저것 검사와 치료가 추가되면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진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 통장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금이나 주택청약통장에 자동이체 하듯이 한 달에 몇 만 원씩이라도 돈을 미리미리 저축해 두면 반려견에게 투자할 금액을 좀 더 계획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어 금전적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반려견을 키우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반려견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점들을 공유해 보게 되었다. 키우는 사람들 마다도 각자가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를 것이다. 여기에 없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들이 있다면 댓글에 추가해 주면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앞으로 반려견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Photo by Bekky Bekks /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자전거 타보실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