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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네 May 29. 2023

[이서진의 단풍국] 시작

캐나다 기행문 1

D-DAY

그동안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간 것을 제외하고 온전히 가족들과 자유여행을 떠났던 적을 생각해 보니... 까마득했다. 누나가 캐나다에 있어서 누나를 만날 겸 해서 이번 기회에 캐나다 자유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사실 말이 자유여행이지,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꽃보다 할배’가 아닌 ‘꽃보다 부모’를 연출해야 했다. 하하하...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부모님의 체력과 입맛을 고려해서 데일리 코스와 식당들을 골라야 했다. 젊은 나도 패키지여행처럼 빡세게 다니면 금방 지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계획을 구성하게 되었다. 5월 초에서 5월 중순까지 약 11일간의 자유여행이었고 혹시나 캐나다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 있다면 나의 여행이 20%의 팁을 줄만큼의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는 기본적으로 극J에 해당되는 사람이라 세세하게 계획을 짜는 편이다. 아니 편이었다. 때는 2016년 12월. 친구와 둘이서 유럽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다. 그 시절 나는 계획을 세세하게 짰고 계획한 대로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었다. 반대로 내 친구는 P의 성향이었기 때문에 즉흥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 당시 기억으로는 파리, 뮌헨, 베를린, 암스테르담, 브뤼셀 이렇게 갔는데 앞부분은 내가 계획을 하고 뒷부분은 친구가 하기로 했었다. 나는 내 스타일대로 계획을 해갔으나, 친구는 나만큼 계획을 짜오지 않았었다. 처음에는 이 계획을 어떻게 짜야하나 싶었는데 그날그날 즉흥적으로 계획을 정하고 움직이는 친구의 여행스타일이 나에게 상당히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여행할 때 마주하게 되는 예상 못한 상황들이 나에게 여행의 맛을 더해 주었다. 계획을 세세하게 짜면 미리 여행지를 한 번 둘러보고 가는 느낌인데, 즉흥적으로 선택을 하고 가면 거의 모르는 상황에서 가기 때문에 맞이하는 새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때의 영향으로 계획은 여전히 세세하게 짜지만, 그것의 실행에 있어서는 융통성을 많이 두게 되었다. 이번 캐나다 자유여행 또한 계획은 세세하게 구성했지만, 그것의 실행은 그때그때의 상황과 나와 부모님의 컨디션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내가 계획했던 여행일정

우리는 '밴쿠버→재스퍼→밴프→캠룹스→밴쿠버' 순으로 한 바퀴 도는 전체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인천에서 시애틀로 들어가서 약 3시간 정도 경유하고 밴쿠버로 들어가야 했다. 16시 40분 비행기라 12시가 조금 넘어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로 수화물부터 위탁한 다음 출입국 심사를 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먼저 구매했던 면세품들을 찾았다. 이번에 처음 면세품을 구매해 봤는데 타이밍이 좋게 쓰고 있던 폴로 향수가 세일을 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요즘은 워낙에 인터넷 쇼핑이 발달해서 할인하는 제품들을 잘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면세점에서 물건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간혹 특정 물품들은 인터넷에서도 비싼 경우들이 있었다. 그런 것들은 면세점을 잘 찾아보면 할인을 할 때도 있으니 굳이 살 게 없더라도 여행을 간다면 한 번 살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면세물품들을 찾고 바로 건너편에 'Matina 라운지'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어머니가 아시아나 KB국민 플래티늄카드를 가지고 계셨는데, 이 카드가 있으면 마티나 라운지에서 2명까지 무료로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우리는 이 참에 이용해 보기로 했다. 가족카드로 해서 아버지와 나도 발급을 받아 2명은 무료로 이용하고, 추가 1명은 카드 보유 시 30% 할인이 된다고 하여 이용하게 되었다. 안에는 휴식공간과 간단한 뷔페공간이 있었다. 음식이 엄청 다양한 편은 아니었지만, 즐기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음식의 맛에 대한 기준이 낮아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고 만족했었다. 무엇보다 편안하게 앉아서 비행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식사 후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면세점 구경을 한 후 뱅기에 탑승했다.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코드셰어를 이용했기 때문에 우리는 대한항공을 탈 수 있었다. 대한항공 특유의 퍼런 뱅기를 기대했지만 캐나다에 갈 때는 SKYTEAM이라고 쓰인 하얀 뱅기를 이용했다. 16시 40분에 출발했기 때문에 이륙을 하고 안정권에 들어가자마자 거의 바로 저녁 기내식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여행이 설레는 이유 중 하나가 기내식이다. 맛을 굳이 따지자면 엄청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아기자기하고 쌈박한 바이브가 좋아서 기내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마티나 라운지 / 탔던 뱅기
괜히 찍어보는 날개샷 / 경로 체크
저녁 기내식 / 오전 기내식

시애틀 도착! 비록 경유였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캐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블로그와 경험담을 찾아봤는데 나와 같이 시애틀을 경유하게 되면 지나가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Welcome to the United States’라고 쓰인 곳. 이곳을 지나면 바로 짐을 찾는 곳이 나온다. 한국에서 시애틀을 경유해서 밴쿠버를 들어가게 되면 시애틀에서 위탁했던 수화물들을 다시 다 찾았다가 보내야 한다. 먼저 짐을 찾아서 출입국 심사하는 곳에 가서 심사관을 만나서 “미국에 왜 왔어?” 와 같은 형식적인 질문에 답을 하고 넘어가면 'Transfer'와 ‘Luggage Drop’ 이란 곳이 있다. 그곳을 따라가면 직원들이 우리의 목적지와 짐에 달린 태그들을 확인하고 알아서 짐을 보내준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 번 소지품 검사를 하면 시애틀의 면세구역에 들어가게 된다. 우리도 일단 부랴부랴 짐을 찾아 인천공항에서 받았던 면세품들을 캐리어에 옮겨 담았다. 미국은 소지품 검사 기준이 조금 빡빡하다는 얘기도 듣고, 실제로 대한항공에 전화해서 향수 같은 액체류들을 구매해서 시애틀을 경유할 때 어떻게 하냐라고 물어봤을 때 시애틀에서 캐리어 찾을 때 옮겨담으시면 된다고 해서 우리는 짐을 찾고 옮겨 담느라 거의 맨 마지막으로 심사를 받았다.

시애틀 경유를 했던 많은 분들의 블로그에서 봤던 '미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왼쪽 환영문구 지나면 바로 보이는 짐 찾는 곳
짐 찾고 / 출입국 심사

심사를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애틀 입성! 비록 공항이었지만 이곳에서부터 벌써 다양한 인종이 보이고 영어만이 가득한 세상에 오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경유시간이 약 3시간이었지만, 짐 찾을 때와 심사에서 시간을 좀 지체해서 약 1시간 정도밖에 여유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이곳의 면세점들을 구경하며 탑승구 쪽으로 향했다. 탑승구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시애틀 스타벅스를 이용했다. 뭐 커피야 비슷하겠거니 했지만 확실히 빵은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보통 케이크와 그와 유사한 빵 종류들이 있다면 이곳에는 샌드위치류의 빵들만이 가득했다. 궁금해서 커피와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먹었다. 뱅기 시간을 기다리면서는 eSIM을 연결했다. 처음엔 온 가족이 eSIM을 사용하려 했지만 부모님 핸드폰에서는 eSIM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실물칩을 구매해 드렸다. eSIM은 처음 사용해 봤는데, 오..! 생각보다 편하고 잘 됐다..! 부모님 유심칩들도 다행히 잘 작동! 보통 미주/캐나다 이렇게 묶어서 유심을 판매하다 보니 미국에서 개통을 해도 신호가 잡혔다. 연결을 마칠 때쯤 비행기 탑승이 시작돼서 짐 정리를 하고 이동했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를 가는 뱅기는 제주도 가는 뱅기보다도 작았다. 미리 인터넷 티켓으로 비행시간을 확인했을 때는 1시간 반 정도 가는 걸로 되어있었는데 승무원이 30분 비행이라고 하셨다. 실제로 이륙하고 30분 있으니까 진짜 도착. 내 생애 이렇게 작은 비행기와 짧은 비행은 또 처음이었다.

버스 아닙니다만


DAY1 - 밴쿠버

드디어 밴쿠버 도착!

극J 답게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 후 키오스크에서 여권 스캔하고 세관 신고 같은 거 하고 얼굴 사진 찍고 종이 프린트해서 심사관한테 가면 된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걸 들고 출입국 심사하러 가서 “Yo Why did you visit to the canada man?, How long will you stay here?, Do you have a place to stay?” 등과 같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하고 나가면 된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을 모시고 키오스크에 가서 한 분씩 여권하고 얼굴 스캔하고 종이 프린트해서 답변을 '으리으리하게 하리라!'라는 마음으로 가라는 곳으로 갔더니 때엄. 그냥 종이 확인하더니 지나가라고 한다. 'subsub하네요...' 얼떨결에 나오니 바로 짐 찾는 곳. 짐 찾는 게이트를 확인하고 그곳으로 가서 짐을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는데 짐이 나오질 않는ㄷr. 그러는 사이 멀끔하게 빼입은 동양인이 오더니 묻는다. “짐 아직도 기다리세요?”




[여행 Tip]

개인적으로 비행기 표는 언제가 제일 저렴하다는 것을 정의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언제 구매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저렴하다라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춰 구매를 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전체적인 경향성에서 본인만의 기준을 정해놓고 예약을 해야 한다. 기준이 없이 계속 더 저렴한 거, 더 좋은 자리, 이런 것들을 탐색하다 보면 기존에 좋았던 조건에서 구매를 못하거나 아예 구매를 못할 수도 있다.


유심칩은 본인의 취향에 맞게 실물칩 혹은 eSIM을 선택하면 된다. 나는 이번에 eSIM을 사용해 보게 되었는데 너무 잘 사용을 해서 앞으로도 eSIM을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더 'eSIM을 사용해야겠다!'라고 느낀 이유는, 아직 그런 경험은 없으나 혹시라도 작동이 되지 않을 때 손해를 좀 보더라도 eSIM은 다시 구매를 할 수 있으나 실물칩은 이미 타지에 있는 경우라면 어떻게 손 볼 방법이 없다. 그런 면에서 eSIM이 더 자유로운 거 같아서 앞으로도 사용을 하게 될 것 같다. (eSIM은 로밍도깨비를 이용했다.)


앞서 말했듯이 공항에서 받을 수 있는 카드 혜택이 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혜택이라도 돈이나 시간을 줄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혜택들이 있을 수 있다.


비행기 안에서 양치할 때는 컵을 들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밴쿠버에 갈 때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고 양치를 하려 했는데, 내가 썼던 화장실의 물이 시원하게 안 나왔다. 내가 사용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물과 밀당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 다음에는 컵을 들고 들어가서 좀 편하게 했었다. 별 거 아닌 팁이지만 조금의 스트레스라도 줄여야 여행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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