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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1년 내내 겨울이었다.
학교 앞 카페는 1년 전 이미 분식점이 되어 있었다. 음료보다는 떡볶이가 더 팔렸고, 샌드위치보다 고기우동을 더 많이 팔았다.
그렇다고 정통 커피전문점을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 때가 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생두를 주문했고, 원두가 남아도 한 달에 한번은 시간 맞춰 지하철을 타고 동두천중앙역에 도착한 뒤, 하루에 딱 여덟 번 다니는 버스를 갈아타고 로스팅룸에 들어가 꾸역꾸역 커피를 볶았다.
분식점에 가까워진 카페였지만, 다행히 커피를 아주 못 팔았던 것은 아니다.
오픈부터 함께 해 온 단골들은 여전히 나의 커피를 찾았고, 배달은 하지 않았지만 라이더 형님들은 매일 우리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바깥 나무 아래서 잠깐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셨다.
덕분에 원두를 버리는 일도 없었고, 때문에 필자가 커피를 과소비하며 카페인에 절어 있는 안타까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끔 새로운 음료를 개발하기도 했으며, 나름 잘 팔리는 메뉴는 학생들이 스스로 홍보도 해주었다. 덕분에 실낱같던 카페로서의 명목도 가늘게 유지 되었다.
그렇게 2019년까지, 학교 앞 나의 작은 카페는 분식점인지 카페인지 모를 어정쩡한 모습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2020년은 카페가 되었건 분식점이 되었건, 새로 입학할 20학번과 기존의 단골들이 더 자주 찾아주는 가게가 될 수 있다면 큰 솥단지 하나 걸어두고 국밥이라도 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 새로 만든 메뉴가 단골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어서 빨리 춘삼월 개학날만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나의 따듯한 3월은 그렇게, 오지 않았다.
2020년은 1년 내내 겨울이었고, 방학이었다.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겐 뭔가 리프레시 할 것이 필요했다.
어차피 벌어질 일은 벌어졌고, 모두가 겨울인 상황에서 투정을 부리고 있을 정도로 어린 나이는 아니었으니깐.
그래서 결심했다.
다시 한 번,
카페를 이전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