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슈맨 라이프 정기연재는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현재 카페를 옮기고 모든 인테리어. 전기, 정수, 배수, 페인트, 타공, 목공, 음주, 지랄, 발광을 '혼자' 하고 있는 중이어서 '정기연재'가 아닌 언제 올라 올 줄 모르는 '임시연재' 임을 말씀드립니다. ㅎ
멍청함은 끝이 없다. HSM - 1
대충 새로운 홀슈는 80%쯤 정리가 됐다. 혼자 하려니깐 힘이 너무 들고, 시간도 너무 많이 소요되고 있다. 상가 계약을 하지 어언 45일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정리하고 준비 해야 할 게 남았다니······. ㅠ
그럼에도 임시 오픈이란 이름으로 커피는 팔고 있다. 가끔 눈먼 손님(?)들이 쓱 들어와 커피를 사가지고 가시는데,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마 정식 오픈까지는 상가 계약 이후 총 2달이 걸릴 것 같다. ㅋㅋㅋ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ㅠ
여튼,
그렇게 카페를 준비하는 수만 가지 일들 중에 최근 한 멍청한 짓을 소개 하고자 한다. 아주 그냥 내가, 본인이 아니었다면 정말 한심하게 비웃어 주었을 정도의 멍청한 짓.
심지어 두 개!
두둥!
- 프린터 폐잉크 흡수재 교체가 6개월이 걸린 이유.
필자는 5년 전 의정부에 개인 명의로 첫 카페를 오픈 했을 때 가장 친한 친구 녀석이 프린터기를 한 대 선물로 구입해줬다.
내가 필요했던 기능은 A3출력이 가능하고 복사랑 스캐너가 가능하면서 무한잉크를 사용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런 녀석은 당시에도 한 30만원쯤 되는 가격이었다.
요즘은 이런 기능을 가진 프린터는 거의 50만 원에 가깝게 팔고 있고, 그 당시 친구가 선물한 프린터는 이미 단종이 된 뒤였다.
그리고 카페를 한번 이전하고, 작년 12월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프린트를 해준 나의 프린터가 더 이상 폐잉크를 버티지 못하고 흡수재를 교환해 달라고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다. 그래. 너도 나이가 있으니, 그까이거 하나 쿨하게 교체해 주마! 라며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검색어 ‘***프린터 흡수재’
없다.
어디에도 없다!
진짜 며칠간 이곳저곳 다 뒤져봤는데도 없다. 이미 단종 된 프린터라 그런가? 본사 공식 쇼핑몰에도 없고, 해외 쇼핑몰에도 없고, 네이버 쇼핑에도 없다.
그런데 유튜브에는 떡하니 ‘***프린터 흡수재 교체 영상’이 몇 개나 있었고, 영상속의 사람들은 날 놀리기라도 하듯이 깨끗한 새 흡수재를 요롷게죠롷게 교체하는 거라며 자랑질을······.
여튼 나도 흡수재만 있으면 10분정도면 교체 할 수 있을 텐데······. 란 생각만 하면서 엄한 프린터 뚜껑만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프린터 수리 업체에 전화로 물어봤다.
“거 ***프린터 흡수재 교체비용이 얼마요?”
“출장이면 8만원이오.”
헉!
너무 비싸다.
“거 흡수재만 팔면 안 되오?”
“안 되오.”
그렇게 전화 통화가 끝이 나고, 커피머신이 고장이 나고, 커피머신 수리를 하느라 두달 정도 프린터는 깜박하고 지냈다.
이후 프린팅 할 일이 있으면 근처 복사집을 전전했고, 애꿎은 나의 프린터를 내다 버릴까? 고민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카페를 이전하게 되면서 어느새 시간은 6개월 정도 흘러갔다.
새로운 카페를 정신없이 정리하면서 프린트 할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근처에 복사집도 없고 계약한 부동산에 부탁해서 몇 번 해결하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임시오픈 메뉴판이나 안내문을 프린트 하려면 프린터가 있어야 했다. 특히 A3가 가능한 프린터가.
그래서 다시 흡수재를 찾아보았지만 여전히 없었고, 출장을 부르자니 8만 원이 너무 아깝고, 흡수재만 교체하면 잘 작동하는 프린터를 버릴 수도 없고, 단종 되었지만 업체가 가지고 있는 재고품은 35만 원정도. 비슷한 기능을 가진 다른 브랜드는 거의 50만 원 정도니······.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아무 생각 없이 한국 본사에 전화를 걸어봤다.
“거 흡수재 구입 할 수 있소?”
“직접 교체 할거요?”
“그렇소.”
“오~ 프린터 좀 만질 줄 아는구려?”
“그러하오.”
“그럼 여기로 전화해보시오!”
라면 전화번호 하나를 툭 던져 줬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거기에서 ***프린터 흡수재를 판다던데?”
“여기는 아니오. 여기는 A/S만 하오.”
아놔 제귈. 그럼 그렇지······. 차마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욕을 속으로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하지만 다른 곳을 알고 있소.”
실낱같은 희망이 다시 떠올랐다.
“거기가 어디오?”
“부품 총판인데, 일단 단종 제품이니 전화해서 물어 보시오.”
하면 전화번호 하나를 또 던져줬다.
“이보시오. 거기에 ***프린터 흡수재 파오?”
“15,862원이요. 배송비 포함하면 18362원이요. 이 번호로 계좌 보낼테니 입금하고 주소 보내면 내일 받아 볼 수 있을게요.”
응? 으으응???
이렇게 빨리?
그랬다. 난 즉시 입금했고, 다음날 짱짱한 새 흡수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단번에 흡수재를 교체했고, 프린터 디바이스에 접속해 흡수재를 새걸로 교체했다는 명령을 보냈다.
그리고 대망의 출력!
6개월간 푹 쉬던 프린터에서 아무런 이상 없이. 마치 새 제품인마냥, 프린트물을 내 뱉었다.
옛다 받아라! 멍청한 자식아!
ㅋㅋㅋㅋ 그래 고맙다!
그렇게 6개월 만에 나의 프린터는 부활했고, 앞으로 5년 정도는 충분히 더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난 왜 6개월 전에는 본사에 전화 해 볼 생각을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