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슈맨 라이프 정기연재는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현재 카페를 옮기고 모든 인테리어. 전기, 정수, 배수, 페인트, 타공, 목공, 음주, 지랄, 발광을 '혼자' 하고 있는 중이어서 '정기연재'가 아닌 언제 올라 올 줄 모르는 '임시연재' 임을 말씀드립니다. ㅎ
꼬까옷을 입혀보자
기본적인 수리가 끝이 났다.
만세!
처음엔 단순히 키보드-메인보드 연결 케이블이 경화되어 끊어진 탓인 줄 알았다. ‘싸제’ 단돈 5천원이면 수리가 가능 할 거란 판단은 망측할 정도로 어이없는 판단이었다.
결론적으로 내 커피머신의 가장 큰 문제는 임펠러펌프와 보일러 히터였다.
지난 편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지만 첨언하자면 임펠러펌프는 물의 속도를 조절해서 압력을 발생 시키는 장치다. 말 그대로 커피머신의 핵심인 9~12기압에 달하는 압력을 조절해 주는 중요한 장치인데, 이게 고장이 났다. 그래서 갈아 주었는데 더 큰 문제는 전원만 넣으면 계속 전기가 단락이 된다는 것이다.
열심히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지면서 원인을 찾은 결과 문제의 원인은 보일러 히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보일러 히터를 사서 교체해 주었더니, “짜잔~ 오랜만이다 이 멍청한 새꺄!” 라고 날 비웃듯이 전원이 들어왔다.
그래 반갑다. 참 손 많이 가는 녀석아!
라고 꼭 안아 주었다.
커피의 추출까지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 하고는 이제 조립만 해주면 되는데. 그냥 조립을 하기에는 머신 내부가 너무 엉망이었다.
그동안 누수 된 습기로 인해 철제 부품들이 많이 녹슬어 있었고, 당연히 페인트도 벗겨져 있었다.
철제 수세미나 철 솔로 문질러서 녹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그대로 두면 다시 녹이 스는 것은 불 보듯이 뻔한 상황.
그래서 커피 머신 내부를 아예 코팅하고 도색을 하기로 했다.
짜식 설날을 맞아 설빔 한 벌 거하게 입혀주마!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필요한 장비가 있었다. 철 솔이나 철 수세미는 카페에 상비되어 있으니 그런 건 아니고, 묵은 때를 벗겨낼 고압 스팀기와, 스테인레스 코팅제, 그리고 흑색 착화제가 필요했다.
살면서 꽤 많은 중국산 제품을 직구를 통해 구입하곤 했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이 고압스팀기다. 진짜 유용한 게 카페를 하면 스팀기 쓸 일이 굉장히 많다. 왠만한 청소는 고압 스팀으로 다 처리해 버릴 수 있다.
아. 각설하고, 스팀기랑 코팅제, 착화제를 구입 한 뒤, 커피 머신 내부에 녹이 난 부분을 철 솔로 잘 제거해 준 뒤, 스팀기로 싹 밀고 코팅과 도색할 곳을 찾았다.
그냥 막 뿌리면 난리 날 것 같아서, 커버링 테이프로 보호막을 만들고 코팅제부터 뿌린 뒤 1시간 정도 기다렸다. 완전히 마르려면 뭐 2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참아! 일단 손에 묻어나지 않으면 그걸 됐음! ㅎㅎㅎ
그리고 나의 커피머신은 검은색이라서 착화제도 검은색으로 촥 뿌려 주고 말리면 끝이다!
그리고 다시 조립!
작동이 잘 되는지 확인 후 완전히 뚜껑을 닫으면서 거의 40일이 넘는 작업이 끝이 났다.
이로서, 나는 커피머신의 90%이상 수리 할 수 있는 카페의 실장이 될 수 있었다. 단, 전자제품인 메인보드 고장은 어찌 할 수 없다. 그거 고장 나면 35만 원짜리 메인보드 구입하는 수밖에······.
자자!
이로서 12편이나 되는 ‘커피머신수리’ 편은 마무리를 하고, 다음부터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홀슈맨 라이프’를 만나보자.
물론, 아직 좀 정신없어서 새로운 포스팅은 언제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