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슈맨 라이프 정기연재는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현재 카페를 옮기고 모든 인테리어. 전기, 정수, 배수, 페인트, 타공, 목공, 음주, 지랄, 발광을 '혼자' 하고 있는 중이어서 '정기연재'가 아닌 언제 올라 올 줄 모르는 '임시연재' 임을 말씀드립니다. ㅎ
본격적으로 돈이 드는 부품 수리가 시작됐다. 2
사실 지난 편 이후 커피머신 조립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는데, 가만보니 가장 중요한 부품을 수리한 내용이 없는 걸 발견했다. -_-;;;;
그래서 꼬까옷 입혀주는 편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커피머신의 심장, 커피머신의 영혼, 커피머신의 열정, 매력, 능력의 총 결합체인 보일러 히터를 수리하는 것을 써볼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모든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은 보일러 히터가 터져서였다. ㅠ
내가 뭐, 커피머신 수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메인보드에 케이블 끼우는 것과 그룹헤드 가스켓 정도만 갈 줄 알았지, 커피 머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근 한 달간 유튜브를 보고 ‘무작정’ 커피머신을 수리 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고장은 직접 수리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막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케이블 하나 교체하면 끝날 거라 생각한 것이, 스팀뭉치 가스켓이 작살나서 계속 스팀이 새고, 그 때문에 근처 금속판들이 녹이 슬었고, 계속된 습기와 열기로 인해 머신 안의 많은 부품들은 빠르게 경화되고 녹이 슬고 있었다.
그래서 스팀뭉치의 가스켓과 오링과 씨링을 모두 교체해 주었더니, 이제는 임펠라펌프가 문제였다. 임펠라펌프는 수리가 불가해서 따로 구입해서 모터에 연결해주고 콘덴서는 교체해 줬다.
그리고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디스케일을 해주고, 전원을 넣었는데······.
퍽
역시나 전기가 나간다. ㅠ
열심히 유투브를 찾아보고, 자료를 조사한 끝에 합리적인 원인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보일러 히터가 터져서 히팅코일에 누수가 발생. 그 때문에 전기가 단락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히터에서 터진 관을 찾아서 전기를 연결하지 말고, 며칠 사용하면 터진 히터 내부의 습기가 말라서 다시 사용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그건 일이 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래서 그냥 새 히터를 사다 끼우기로 했다.
만약 히터를 갈아주었는데, 여전히 전기가 단락이 된다면 이때부터는 멘붕모드에 들어가서 나의 교만한 마음을 반성하며 망가진 커피머신을 고이 싸들고, 수리 업자를 찾아 갈 생각이었다.
일단, 나의 커피머신에 맞는 보일러히터를 찾아야 했다. 많이 사용하지 않는 모델이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어라. 이 녀석은 쉽게 찾았다.
그래서 주문을 넣으려고 하자······. 하루 뒤에 설 연휴가 시작됐다. 늦은 오후에 전화를 걸어보니, 업체에서는 내일 발송이 가능하고, 설 연휴가 끝난 뒤, 택배사의 사정에 따라 며칠 더 배송이 늦어질 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들었다.
대충 계산을 해보니, 택배로 받으면 빠르면 일주일, 늦어지면 열흘정도 걸릴 것 같았다.
안 돼!!!
가뜩이나 거의 3주 정도를 커피머신 수리만 하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열흘이나 멍 때리고 있어야 한다니!
그래서 그냥 커피머신 부품업체를 찾아가기로 했다. 업체가 있는 곳은 가산디지털단지. 내가 사는 곳은 의정부······.
결국 다음날 산 넘고 물 건너 2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보일러 히터를 겟 했다. 가격은 12만원.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했지만, 을지로의 전열사에 망가진 히터를 가져가면 똑같이 만들어 주는데, 가격은 약 5만원 내외라고 한다. -_-;;;
다음에 히터가 문제가 생기면 꼭 ‘을지로 전열사에 가서 만들어야지’라고 결심을 하고, 그대로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반딱반딱이는 새 히터를 연결하고 대망의 전원을 연결하는 순간.
켜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약 10분간 온갖 환호와 기쁨의 땐스를 추고 나서, 혹시 모를 단락이 있을까 노심초사하면 두어 시간을 지켜만 봤다.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똑같은 엔딩 문구를 읽은 것 같다면 그건 기분 탓일 가능성이 크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