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슈맨라이프정기연재는월요일에 올라옵니다.
귀찮지만 잘 팔릴 것 같은 메뉴의 배신
무화과 그레놀라 수제 그릭요거트
카페 정식으로 오픈을 한 게 7월 말. 딱 휴가 기간이 겹치고, 코로나 4단계 겹치고, 그리고 추석 연휴까지 연달아 겹치니, 매출이 임시오픈만 못했다.
믿을 건 배달 뿐인데, 배달 초짜에, 광고랑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었고, 그 와중에 또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혼자서 소화를 하려니, 마치 ‘오징어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배달은 혼자서 하려니, 타이머 맞추고, 라이더 시간 맞추고, 고객 요청사항 맞춰서 포장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카페에서는 10분이면 만들 던 샌드위치도 배달 주문을 받으면 이상하게 15~18분이 걸려버린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시간 미스난 일은 없지만, 샌드위치 종류가 섞여서 주문이 연달아 들어오면 엄청 꼬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와중에 필자는 신 메뉴를 늘렸다. 임시 오픈 할인 이벤트가 끝나자 줄어든 매출 때문에 마음이 좀 조급했나보다. 단가는 좀 나가지만, 느낌도 있으면서 건강한 메뉴를 만들면 조금 비싸도 팔리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만든 메뉴는 제철과일과 그래놀라를 올린 수제 그릭요거트다.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세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게 그릭요거트고, 제철과일은 그냥 씻어서 썰기만 하면 되고, 그래놀라는 ‘포스트’에서 잘 만들어서 팔고 있으니, 주문이 들어오면 한 3분(?)이면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전에 의정부 카페에서도 꽤나 매상을 올려주던 메뉴여서, 좀 생각 없이 도전을 했는데······.
지금까지 1개 팔았다
ㅠ
그것도 배달로 추가 주문 들어 온 걸로 팔았다.
그릭요거트의 경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주황색 곰팡이가 펴서 거의 유통기간이 3일 정도다. 그 안에 다 못 팔면 전부 필자가 먹어야 하는데······. 1개라니······.
여튼, 나름 맛있어서 그냥 감사히 필자가 먹고 있는 와중에, 너무 쉽게 만들 수 있는 그릭요거트 자랑도 하고 레시피도 공개 하려고 올려본다.
1. 그릭요거트는 원유 100%의 우유로 만든다. 가끔 보면 환원유가 섞인 우유가 있는데, 그라믄안되고~ 반드시 원유 100%로 된 우유로 만들자.
2. 그릭요거트는 아무 요거트나 사서 넣어도 되지만, 필자는 플레인 요거트 한통으로 우유 두통을 넣어서 만든다. 대충 우유 3통까지는 쉽게 되는데, 3통 넘어가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3. 요거트와 우유를 잘 섞는다. 필자가 우유 두통으로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이유는······. 통 사이즈가 그래서다.
4. 카페에서 그릭요거트 만드는 장점은, 따듯한 커피머신위에서 발효를 시킬 수 있어서다. 보통 하룻밤이면 완성이 된다. 겨울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
5. 제철 과일은 복숭아, 청포도, 무화과 딸기 등을 사용하는데, 요즘은 무화과 철이라서 무화과 토핑을 준비했다.
6. 그래놀라는 마트에서 구입하자. 뭐, 편의점에서 구입한다고 해도 말리지는 않겠다. 컵에 그래놀라를 깔고, 잘 만든 그릭요거트를 올린다.
7. 그리고 무화과를 올리고, 꿀이나 올리고당을 두르고 냠냠 드시면 됩니다~ ㅎㅎㅎ
자······. 이제는 좀 팔려보자. 녀석아. 자꾸 안 팔리면 메뉴에서 빼버릴테닷!
ps. 글 내용이 좀 발랄발랄 한데·······. 이전에 써 두었던 내용입니다. 오늘 기분이 아주 최악이네요. 이 나이 먹고, 올 초에 마스크만 쓴 모습 밖에 못 봤던 사람을 ‘사랑했었다’라는 것을 어제야 처음 알게 되었네요. 거참······. 그리고 어제 결혼 소식을 접하고 보니······. 이게 대체 무슨 기분인지······. 하, 하하······. 참, 기분이······, 말이라도 좀 걸어볼걸······.
소주가 없어서 보드카에 말아 한잔하고 자야겠네요. 너무 잘 알고 있던 감정인데, 너무 오랜만에 마주친 감정이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