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웃겨라
소설사진 : 한 장의 사진으로 들려주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 / 003
공주를 웃겨라
그녀는 웃음이 슬픈 공주님.
아름답고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을
되는대로 흘러내리고
시크한 눈망울은 억지로 미소 짓지도 않는다.
이 세상 사람들은
한동안 그녀를 사랑했다.
천박하지도 않고
가공되지도 않은
그 순수함이 좋았다.
하지만 순수함은 금방 질리고 만다는 것을
사람들은 오래지 않아 깨닫고 말았다.
결국
그녀를 공주로 만든 세상은,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그녀를
철장에 가두어 두었다.
······.
공주를 웃겨라 ㅣ 2012, 미발표 ㅣ F7.1, S 1/80, ISO 160ㅣ 프린트 사이즈 미지정 ㅣ Original Print 1/? ㅣ Estate Print ∞그럼으로 인해 세상은 다시
천박함과 싸구려가 넘쳐나게 되었고
사람들은 다시 그것에 환멸을 느꼈다.
역시
환멸보다는 지루한 게 낫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철장에 갇혀 있다.
그녀를 꺼내 주려고 해도 그녀는 한사코 거부했다.
그녀가 입은 상처의 크기를
우리는 짐작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마음을 돌려 그녀에게 사죄할 유일한 방법은
그녀를 웃기는 것뿐이다.
시크한 눈망울 속
슬픔 가득한 표정이
단번에 사라질 수 있도록.
아스라한 미소가 아닌
목젖이 보일 정도로 환한 웃음이 될 수 있도록.
그런 공주님을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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