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유자차 : 허브와 함께 재워 만든.
자몽유자차 : 허브와 함께 재워 만든.
허브는 월동에 들어갔습니다. 월동에 들어간 허브는 정말 웬만해서는 잘 쓰지 않죠. 가뜩이나 추워서 서러운데, 자주 잘라 쓰면 당연히 월동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 잘라주어야 하는 때가 있는데 허브 잎이 시든 부위나 양분이 큰 줄기가 아닌 쓸데없는 곳으로 나갈 때입니다. 예를 들어 큰 줄기 옆으로 가늘고 길고 잎도 작은 줄기들은 봄에는 크게 상관없지만 겨울에는 좀 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이번에는 애플민트를 정리하면서 조금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걸로 뭘 만들까 하다가 마트에서 1,000원에 집어온 유자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 겨울하면 유자차지!
하여 유자차를 담그려 하다가, 좀, 쫌, 좀, 쫌쫌쫌. 식상하더라고요. ㅋ 그래서 유자에 자몽을 섞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산미를 더하기 위해서 레몬까지. 꺅~ 그리고 애플민트와 라벤더를 투입하여 유자자몽청을 만들었습니다.
맛이요?
유자와 자몽은 찹쌀떡입니다! ㅋ 더불어 애플민트와 라벤더로 향을 올리고 나니 이건 메밀묵이지요!
요즘처럼 유자가 흔해빠졌을 때 한번 담궈보세요!
자. 그럼 레시피 들어갑니다.
자몽유자차
유자 5개, 자몽 2개, 레몬 1개, 애플민트, 라벤더, 설탕 (메인재료의 1/2중량)
1. 마트에서 조금 손상된 유자 6개를 1,000원에 득템. 자몽두개 3,500원, 레몬 집에서 굴러다니던 것.
Tip : 유자는 보통 껍질을 먹기 때문에 농약을 잘 안치지만, 혹시 모르니 껍질은 소금으로 빡빡 닦고 식초 1방울 떨군 미지근한 물에 5분간 담가두세요. 레몬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자몽은 껍질을 쓰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냥 흐르는 물에 잘 씻으세요.
2. 허브는 애플민트와 라벤더를 준비했습니다. 페퍼민트와 로즈마리는 조금 쎌 거 같네요. 혹시 박하 있으시면 박하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집에 허브 따위는 없다 싶으신 분들은 캐모마일 티백을 두어 개 넣으시면 돼요.
3. 유자는 씨앗 제거를 잘 하셔야 합니다. 씨에는 좋은 성분도 있지만 유자차를 조금 써지게 하는 것 같거든요. 유자차 마시면서 껍질도 함께 먹는데 씨가 씹히면 좀 그렇습니다. 네네. 속은 잘로 잘 다져 주세요, 믹서 쓰시는 분들 계신데, 거의 99% 씨앗이 어딘가 숨어 있습니다. 같이 갈리겠죠?
Tip : 유자씨가 보면 오동통하니, 어디 쓸데없나 싶기도 합니다. 하여, 유자씨 사용법을 다음 5컷 요리에 대방출하겠습니다.
4. 껍질을 썰어준 유자와 다진과육, 그리고 메인재료 무게 대비 1/2되는 설탕의 절반을 넣어 버무려둡니다. 아 어렵다.
뭔 소리냐면요. 유자+자몽속+레몬 의 무게가 100이라 치면, 설탕은 총 50이 들어갑니다. 그중 여기에는 그 절반인 25만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Tip : 원래 청을 담글 때는 재료 대 설탕 비율이 1:1인데, 많이 하는 게 아니라서 조금만 넣습니다. 나중에 부족한 단 맛을 마실 때마다 꿀을 타서 먹을 거랍니다.
5. 유자설탕버무리를 일단 병에 넣고 그 그릇에 자몽속을 까서 넣습니다. 아주 하루종인 온몸에서 자몽유자레몬향이 가시질 않더군요.
6. 자몽을 다 깠으면 유자설탕버무리를 담은 병에 자몽을 넣고, 그 위에 얇게 썬 레몬을 차곡차곡 올리고, 허브를 종종 썰어서 넣습니다.
7. 마지막으로 남은 설탕을 올려서 덮으면 끝이랍니다!
8. 승질이 급해서 3일 만에 꺼내 본 자몽유자청. 보통 1주일 이상 둡니다. 하루만 실내에 두고 냉장숙성하세요. 그리고 웬만하면 1달 안에 다 드시기 바랍니다. 설탕양이 적어서 곰팡이가 쓸 수 있어요.
자~ 그럼 제가 한번 마셔보겠습니다.
음~ 딱 3일 숙성했는데도, 맛이 아주 좋습니다. 자몽+유자! 괜찮은 조합니다! 허브도 상쾌하게 다가옵니다. 이거 또 3일이면 다 마셔버리겠네요. -_-;
그럼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그때 봐요~
<내맘대로 허브요리>의 연재일은 제목처럼 내맘 대로입니다.
원고가 있으면 있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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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남자의 주말밥상>은 반말로 기술을 하고 있다.
<내맘대로 허브요리>는 경어체를 사용하겠습니다.
왜 그러냐고요? 물라요. 나도 몰라요. 묻지 말아주세요.
어쩌다 그렇게 됐어요. 아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