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을 질병이라고 여기는 많은 이들에게,
세상의 많은 어머니 들이 결코 동의 할 수 없겠지만,
자녀들의 식사 예절을 가르치는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이 결코 동의 할 수 없겠지만, 나는 편식을 하는 것을 지지하고 내 자녀가 설혹 편식을 한다고 하더라도 개선을 시킬 의도가 없다. 편식이야 말로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들어내는 뚜렷한 표현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느정도의 생활수준이 나아진 뒤부터 편식없이 골고루 잘 먹는 것을 상당한 미덕으로 여기고 자녀들에게 교육시켰다. 정말 없어서 먹지 못하던 시기를 지나 식탁에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가짓수의 음식이 오르기 시작한 뒤부터 부모와 자식간에는 편식에 대한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한 참 교육열이 불던 이유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편식없이 골고루 먹이는 것부터가 교육이라고 믿기 시작했고 주로 아이들이 먹기 힘들어하는 음식을 교육과 건강을 이유로 억지로 먹이는데부터 아이의 개성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편식을 하는 것은 정말로 건강에 좋지 않은가? 편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또 편식을 고쳐야 할 필요는 무엇인가?
식탁의 풍요로움이 보장된 뒤부터 우리는 무언가를 덜 먹어서 건강을 잃기 보다는 무언가를 더 먹어서 건강을 잃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아직도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국내에도, 또 해외로 가면 훨씬 비일비재하지만 편식을 다루기 위해서는 해당 부분에 대한 논쟁은 제외하고 논한다.) 어느새 나트륨을 줄이자는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김치와 같은 민족의 대표 음식이 사실은 건강한 음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경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주로 나와 같은 시기를 살던 시기의 어린아이들은 김치와 채소에 대한 섭취를 강요받고 또 유치원에서도 같은 이유로 훈육을 받았던 사례가 있을 것이다. 물론 유치원과 같은 단체활동의 상황에서 개개인적인 음식의 취향을 반영해주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편식을 이유로 아이들이 불합리한 채벌을 받고 그것이 아이에게 음식에 대한 트라우마를 심어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다.
흔히 편식을 문제로 삼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영양학적인 건강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과연 김치를 먹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을까? 당근을 먹지 않으면 비타민에 대체제가 없을까?
음식계에 비브라늄*과 같은 절대 성분이 있지 않는한 어떤한 음식이든 영양학적으로 대체제가 있기 마련이다. 굳이 무언가를 먹기 힘들어하는 아이의 입에 그것을 집어 넣기 위해 혼내고 어르고 괴롭히는 일은 건강이라는 명목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브라늄 : 마블 코믹스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금속, 가볍고 변형이 자유롭가 강력한 대체 불가의 상상의 금속
왜 편식을 하게 될까? 내 경우에는 두가지 이유가 하나로 이어졌기에 오랜 편식의 역사가 있다.
첫째로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미각도 후각도 훨씬 예민하다. 어른과 비슷한 수준의 미각에 대해 느끼게 될만큼 성장한 뒤로는 아이들의 미각이 성인에 비해 훨씬 예민하다.
같은 볶은 양파를 음식을 먹는 중에 섭취한다 할지라도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미쳐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덜익은 양파의 아린맛을 느끼게 되고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어릴적 먹지 못하던 음식을 성인이 되면서 더이상 기피하지 않는 이유는 성인이 되면서 미각과 후각이 둔해져 어릴적 기피했던 맛이나 향을 느끼지 못해서 일 수 있다. (슬픈일이다.)
두번째 이유는 이유식 이후의 아이들이 접하는 음식이 어른들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에야 아이들 음식의 간을 조정하고, 개별적인 과자도 출시하는 등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나의 어린시절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이 먹기엔 너무 매운 김치를 먹이기 위한 어른들의 방법은 물에 씻어 주는 것이었다. 지극히 어른위주의 식단에서 만들어진 한마디로 '맛 없는' 음식이 편식의 이유중 하나이다.
성인이 된 현재까지도 남들에 비해 예민한 후각을 지닌 나는 어릴적부터 향이 강한 음식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있었고 부모님과의 많은 신경전이 있었다. 그것을 이유로 내가 가장 싫어하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행위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을 강요 받는 행위이다.
(더 심하게는 같이 먹는 식사 장소에서 누군가 내게 음식을 떠 주는 배려조차 반기지 않는다.)
물론 본인이 불편을 느끼고 개선을 할 여지가 있다면야 편식을 고치는 것이야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많은 이유에서 편식을 하는 이들은 본인 스스로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주변의 사람들이 '이것도 못 먹어? 한 번 먹어봐~' 하면서 강요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느낄 뿐이다.
식탁 위에서 반찬을 선택할 수 있을정도의 부유함이 보편화 된 세상에서는 편식은 흉이 될 수 없다. 그저 음식적인 취향이 극명하게 들어난 현상일 뿐이다.
문화적인 이유에서의 채식주의, 할랄음식 등을 존중하는 것과 같이 편식 역시 개인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취향이다. 그렇기에 개인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개선을 강요할 수 없다. (아니면 편식하는 음식마저 먹게 만드는 일류쉐프와 같은 요리솜씨를 지니던가)
물론 반대의 경우에서도 마찮가지다. 본인이 무언가를 기피한다는 이유로 다른 이들이 그 음식을 먹지도 못하게 한다던가, 채식을 강요하는 행위도 반대의 입장과 동일하게 무지한 행위일 뿐이다.
결국 우리는 자유의 의지로 음식의 취향을 선택하고, 그에 맞게 섭취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고 또 그런 세상을 위해 다른이의 취향을 억압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