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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un 22. 2023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9)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6월 중순 즈음해서 여름휴가를 다녀왔어요. 보통은 7월 말 에서 8월 중순 정도에 휴가를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는 조금 서둘러 다녀왔죠. 아내가 10월에 출산 예정인지라 가급적 야외 활동이 가능(?) 한 때를 잡았습니다. 어쩌면 당분간은 없을 잠정적으로 마지막 해외여행이기도 했고요.


아내가 품고 있는 쌍둥이뿐 아니라 부모님, 그리고 동생내외 와 함께 다녀왔는데요, 동생과 저는 각자 결혼 한 이후로 처음으로 함께 한 여행이었어요. 그것도 해외여행으로 말이죠.


해외여행을 처음 가본 적이 언제 이신가요? 

저는 남들과 비교해선 조금 늦게 해외여행을 시작했어요.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에 지금의 아내와 일본을 다녀왔던 게 저의 첫 해외여행이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것이 바로 '비행기 공포증'이었어요. 어려서부터 무서운 걸 싫어했는데요, 특히 높이 있는 것, 높이 나는 것들에 대한 공포가 유독 심했었죠. 과거 네덜란드에 유명한 축구선수 중에 베르캄프라는 선수가 있어요. 그 선수도 비행기 공포증이 비행기를 꺼렸다고 하는데, 여러 사연이 있던 베르캄프 선수와는 많이 다르지만 어쨌든 서른 살이 되도록 해외를 가본 적이 없었어요. 비행기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게 20대 중반 즈음 제주도에 한 번 다녀왔는데 그때도 정말 식은땀을 계속 흘리며 다녀왔으니... 한동안은 비행기 탈 엄두도 못 냈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1년에 한 번 이상은 비행기를 탈 일이 생기더라고요. 아직도 난기류가 심할 때면 손에 땀이 나고 정신이 아찔 하지만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습니다. 





20대의 저는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었어요. 자기 합리화의 끝판왕이랄까요? 


"국내에도 갈 곳이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해외를 왜 가." 하는 마음이 있었고


"나는 국내로만 여행을 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라는 마음이 또 하나였어요. 

그런데 이런 저의 마음은 첫 해외여행 이후로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2시간 남짓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일본. 그때 보냈던 3박 4일은 저에게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고, 그때부터는 무섭더라도 기회만 있으면 해외여행을 가고자 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발목을 붙잡았던 것은 바로 '비행기 공포증'.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올 때면 심장이 쿵쾅 거리고 이륙을 하는 순간부터 비행기 안에서 저는 말 그대로 패닉 상태였던 적이 많았어요. 잠이라도 청해볼까 맥주나 와인 등을 마셔본 적도 있고, 몸을 피곤하게 해서 잠들어 볼까 하는 마음에 밤을 새우고 비행기를 탔던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한동안 저는 비행기 안에서 잠에 들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하죠? 어느샌가 조금씩 비행기가 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이륙할 때, 착륙할 때 항상 손에 땀이 흥건했던 제가 조금은 여유를 갖게 된 거죠. 아직도 난기류는 무섭지만 그 외에는 조금의 여유와 함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잠을 청하기도 해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반복된 나의 경험들이 조금씩 나를 성장시켜주고 있던 것이었죠.





저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었던 거에요. 경험이 쌓이면 그것이 성장이 되더라고요. 

지금도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분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에요. 

지금처럼 꾸준하게 경험을 쌓다보면 반드시 성장하는 '자신'을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러니 조금은 힘들고 벅찬 순간이 와도 조금은 견뎌보도록 해요. 힘을 내시고요. 

그 순간, 그 시간을 보내면 우리가 생각하는 성장한 나의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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