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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ul 20. 2023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18)

이 맛에 합니다.

제 업이 그래요.

누군가를 돕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론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주제넘는다고 생각도 들어요. 감히 누군가를 돕는다는 말을 쉽게 할 수는 있는 걸까요? 그래서 경험이 쌓이고 일을 하면 할수록 어려워진다는 생각입니다.


전국이 비소식으로 힘들어할 때, 연초에 계획했던 가족캠프를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는데. 온통 비소식이었던 7월 중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2일 차부터는 햇빛이 쨍쨍하더라고요. 아무리 날이 더워도 캠프에서는 비 보단 해줘.






사회생활의 시작을 캠프로 했다 보니 오랜만에 진행했던 이번 캠프가 더욱 무겁게 다가왔어요. 

'참가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행여나 다칠까, 조금이나마 불편한 것은 없을까?' 하는 등 마음에 자리 잡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꽤나 무겁더라고요.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함께 하는 가족캠프, 아이들이 서로 놀다 보면 살짝 씩 다칠 수도 있다지만 그마저도 전부 제 탓인 것 같은 마음이었네요. 


1일 차에 서먹했던 마음으로 참여했던 모습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모습들을 보며 제가 경험해 왔던 캠프의 모습, 기대했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캠프라는 녀석은 얼마나 신기한지 2일 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참여하시는 분들끼리도 친해지게 되더라고요. 긴장과 부담으로 가득 찼던 마음도 그제야 조금씩 풀어졌어요. 3일 차 모든 일정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셨어요.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감사의 인사들을 해주시네요. 사실 캠프를 진행한다는 건 엄청난 체력과 임기응변을 요합니다. 먼저 일어나 준비하고 가장 늦게 잠들어야 하고, 다양한 상황으로 발생하는 컴플레인에 대한 응대를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참가자 분들의 재밌었다는, 즐거웠다는 인사.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들으면 힘들었던 3일간의 수고가 모두 씻겨 내려갑니다. 




세상적으로 볼 때 돈도 별로 못 벌고 궂은일에 '이런 일을 왜 하냐?'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분들에게 감히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맛에 합니다."라고 말이죠.


내일도 아침 일찍 일어나 멀리 출장을 갑니다. 

이번엔 어르신들에게 보양식 대접해 드리러 갑니다.

얼마나 또 좋아들 하실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조금 일찍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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