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2)
나는 비영리 NGO에 근무하고 있는데, 업무 특성상 큰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좋은 일'을 이유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모기업의 대표님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미팅은 아니었고, 저희 기관 대표님을 비롯하여 실무자들 여럿이 참여한 미팅이었죠. 교육과 관련해서 정말 많은 배움이 있으셨던 분이고, 실제로 교육과 관련한 콘텐츠로 대한민국에서도 이미 영향력이 꽤나 있으신 분이셨습니다. 가장 핫바리였던 제가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기업의 대표님과의 미팅은 정말이지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은 귀하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한 자리를 마치고, 그 순간부터 머리에 맴도는 키워드가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실패라는 키워드가요. 모기업의 대표님과 함께 동석한 온라인 마케팅을 하시던 팀장님의 핵심은 '실패'였습니다. 빠르게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 어쩌면 전에 읽었던 [더 빠르게 실패하기]가 생각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반면에 실제로 우리가 일하는 필드에서 실패 -> 경험 -> 성공의 공식을 따르고 있는 회사가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2015년 주주서한에서 "실패와 발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쌍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역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 건가요?(아버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용기'입니다. 실패를 할 수 있는 용기. 한 때 밈처럼 쓰였던 '미움받을 용기'와 같은 거 말이죠. 사람은 살면서 무수한 실패를 맛봅니다. 그리고 개인차는 있겠지만 그 실패를 경험 삼아 또 한걸음 한걸음 전진합니다. 인생은 그렇게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빠르게 실패를 맛보고 경험하여 다시 실행하고 마침내 성공한다? 너무나 이상적이고, 영화 스토리로 본다면 진부한 스토리라인이겠지만 그래도 안정적이면서도 대중들이 좋아하는 각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실패를 맛보고 경험에 그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 역시도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롭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실패를 했고 경험을 했으니 이제는 실행하여 성공으로 가야 하건만 현실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스스로에게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객관화를 비롯한 자아 성찰이고, 이전과 지금의 실패가 동일한 실패라면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저의 부족함일 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패를 반복해야 합니다. 애당초 삶에는 정답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그 정답과 유사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실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니까요.
문제는 계속된 실패는 결국 스스로를 잡아먹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디 스스로뿐일까요? 주변에서도 실패에 대해 고운 시선을 보낼 리 없습니다. 때로는 억울한 결정에 따라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많은 아쉽습니다. 조금만 더 해봤다면 무엇이든 결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그 끝을 경험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습니다. 단순하게 아쉽기만 하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게 됩니다. 점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죠. 저는 이게 가장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잃어가는 자신감은 다시 끌어올리기도 힘드니까요.
점점 겁이 난달까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이번에도 실패로만 끝날까 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정말 별로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성공을 하고 싶다면 실패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입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혹 있더라도 그 성공은 절대 오래가지 못합니다. 결국 계속 실패를 하는 것에 도전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렇기에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용기'입니다.
자, 어찌어찌해서 용기를 냈고 다시 도전을 했는데 실패를 맛본다면 어떨까요? 저처럼 멘털이 약한 사람은 금방 좌절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실패를 했을 때 크게 좌절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감을 갉아먹지 않을 수 있도록. 또 다른 실패를 위해 계속 도전할 수 있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은 바로 초보자의 마음가짐으로 실패를 하는 것입니다. 초보의 특권은, 잘 몰라도 비빌 구석이 있는 것이죠. 잘 못해도 면죄부가 있다는 것일 겁니다. 초보자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치가 낮아진다는 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관대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실패를 하면서 크게 겪는 좌절의 대부분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주로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어떨까요? 그래서 저는 '초보자'의 마음가짐을 제안해 봅니다. 초보자는 어설픕니다. 서툴고요, 뻣뻣하죠. 잘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니 결국 실패로 연결될 가능서도 높을 수밖에 없죠. 그렇게 됐을 때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평가할까요? 그리고 주변에서는 어떻게 볼까요? 생각해 보면, '초보 자니까', '그럴 수 있어.'라는 평가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을 저도 많이 해봤고요. 이렇게 되면 우리는 실패를 하는 순간에도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기게 됩니다. 실패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니까 말이죠. 오히려 실패를 했으니 조금 더 경험하고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고요.
26년에는 초보자의 마음가짐으로 조금 더 실패를 맛보며 성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