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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d A Bio Apr 11. 2021

말 그대로 한 대 얻어맞은 가사, 펀치라인

래퍼 지코(ZICO)의 소름 돋는 가사 모음

음악 시장의 포화 속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사람. 그룹 '블락비'의 리더이자 이제는 KOZ 엔터테인먼트 수장이 된 '지코(ZICO)'. 프로듀싱이면 프로듀싱, 랩이면 랩, 춤이면 춤 심지어 노래까지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이다. 지코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아무노래' 신드롬 이후 충분히 증명되었다. 당시 내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시절 차트 1위는 단연 지코의 '아무노래'였고 SNS에는 챌린지 열풍이 불어 일명 '아무노래 챌린지'로 도배될 정도였다.

이미지 출처:지코 인스타그램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지코의 천재성을 부각하는 요소는 따로 있다. 그건 바로 '가사'. 그중에서도 래퍼들이 가사를 쓸 때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다 '펀치라인(Punchline)' 이다. '펀치라인'이란 힙합에서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중의적 표현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가사나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낱말을 사용해서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구절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한 대 얻어맞은 혹은 허를 찌르는 구절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코의 '펀치라인'을 가볍게 맛보자.

이미지 출처:KBS Entertain

"색안경 끼고 봤자, 입체감만 살아.."


사람들은 대게 누군가에게 선입견을 가질 때 '색안경'을 끼고 본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3D 영화를 볼 때 쓰는 안경도 '색안경'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영화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며 더욱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효과를 낸다. 그 둘을 연결시켜 "선입견을 가져봤자 나는 더 돋보일 거야."라는 뜻을 "색안경 끼고 봤자 입체감만 살아"라는 펀치라인으로 표현했다. 


펀치라인의 매력은 가사 자체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몇 초 후에 뒤통수를 때린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펀치라인을 알아챌 수도 있지만, 우리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만들게 하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지코(ZICO)의 펀치라인은 나로 하여금 먼저 가사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지코(ZICO)가 내는 곡들마다 펀치라인을 찾아보며 기록해둔다. 머지않아 많은 영감을 주고 그 가사를 수시로 되새기며 감탄한다. 많은 펀치라인을 보진 못했지만 지코(ZICO)의 펀치라인은 단순하고 일상 속의 소재로 한 가사들이 대부분이다. 평소 자주 쓰던 말이 가사가 되니 더욱더 실감 나게 다가오고, 어김없이 멍해진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인 지코의 '펀치라인'들을 통해 지코의 천재적인 면모를 감상해보자.

이미지 출처:genie 뮤직


"건성"이란 말? 피부과에서나 들어

 show stopperS remix


이리저리 치여 '셔틀콕' 신세 면치 못해 like 'Badminton' 난 너한테 '이용대'

기리보이-계획적인 여자(feat. Gganmo & ZICO)


은근히 빡쌔 어린놈의 강세 '요즘애들 폰'처럼 특이한 '케이스'

ZICO, Ugly Duck & Crush - Feel so young(느낌 so young)


여기 내 '가운데 손가락' 보고 '중지'

블락비(Block B) - 장난없다(No Joke)


'범생인 아니지만' 내겐 '팬'이 필요해

ZICO - 도약


'안주'하지 않고 '달린' 나머지 나 "정말 갔어 Drunk Man"

'적셔줄게' 니 Underwear '말리지 마' 절대

내 행보엔 "유통기한 없어" 영원히 "쉴 리 없네"

넌 고백해 "전성기가 없네요?" 왜냐? 내 Flow가 좀 "거세"

'한류에 한몫'하면서 난 받아내 '동경'의 시선

'소금' 뿌리기 전에 알아서 '짜지던가'

ZICO - Tough Cookie(Feat. Don Mills)


난 말이 ''가 되게 해 누굴 '나무'라기 전에

'열정'도 지나치면 ''가 된다는 말

ZICO - Well Done


아무 부끄럼 없이 나의 '자질'을 보여줬지

스타 지망생들의 'top model' 보고 배워라 나의 'working'

ZICO, 송민호 - Okey Dokey


죄다 '가면' 쓰고 dancing '탈'아이돌을 잘못 해석했지

ZICO - 말해 Yes or No


'뜨고' 네 화장도 '뜨고' 나 먼저 자리 '뜨기' 전까지 계속 '뜨거'

ZICO - Boys and Girls


'소방차'를 불러 '화제'의 중심은 Your body

ZICO - 유레카


넌 남자들 욕망에 '갈증'나게 하면서 어째서 주위 여자들은 '물 맥여' 

Crush - Oasis(Feat. ZICO)


연차론 '선배'지만 그들한테는 새로운 '동기'

식케이 - Do Main 2020 (Feat. Lil Boi, Ugly Duck, ZICO, TakeOne)


경이로운 가사들로 채워진. 전부 다 가져오려면 몇 날을 새야 할 것 같다. 일부만 가져온 가사들인데도 불구하고  카운터 펀치만 100대 정도 맞은 기분이다. 가사를 보고 있으면 설레기도 한다. 가끔 나는 지코(ZICO)의 가사들을 보면 재치 있는 펀치라인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주위를 둘러보기도 한다. 과연 이 남자는 어떻게 이런 수많은 펀치라인을 만들어냈을까. 천재라 칭하기 충분한 발자취이다. 마지막 두 곡은 펀치라인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코(ZICO)의 곡을 가져와보았다.


https://youtu.be/UjGuB9sjZuo

비디오 출처:dingo freestyle

목소리만 큰 넌 '목만 Major'

안 떨어져 '운빨' I write a rhyme 직업 특성상 '운을 띄우니까' 망할 확률은 거의 '빵 프로'다 인마

갤럭시 유저인데 때론 능청스럽게 '이지' Huh

ZICO - No you can't


지코(ZICO)의 가장 최신 앨범인 'RANDOM BOX'의 수록곡 'No you can't'. 지코의 군 입대 전 펀치라인을 선물해준 곡이다. 지코 특유의 단단한 래핑과 함께 가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넋을 놓았던 그 곡을 Dingo에서 라이브로 선보였다.


마지막 곡은 지코가 작정하고 펀치라인을 연발한다. 곡 제목은 'VENI VIDI VICI'라는 곡이다. 직역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화려하고 귀에 때려 박는 래핑과 신이 내린 펀치라인을 3번의 Verse를 통해 지금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드러낸 곡이다. 2015년에 낸 곡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2021년 지코의 위치에서 'VENI VIDI VICI 2'를 낸다면 얼마나 더 감탄스러운 곡이 나올지 궁금하다. 지코 '펀치라인' 정점의 곡, 'VENI VIDI VICI'를 감상해보자.


이미지 출처:genie 뮤직

Verse1

'WASSUP'처럼 유명한 '인사'가 됐어

'수면'을 포기해야 '수면' 위로 떠

버는 만큼 '회계'해 은행에서 '고해성사'


Verse2

'술자리' 들리지 않고 혼자 '독주'

패기만 가지고 덤비다간 '처 맞아'

반대로 읽어도 발음하면 '아마추어' Ya dic


Verse3

계획에 '연기'란 없어 I'm not an 'actor'

내 활약상을 보는 것은 '쓴 맛'일 테니까 악플이라도 '달면' 좋겠다

'저격'할 속셈이라면 '받들어 총'


2021.09.13 Kang Ha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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