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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d A Bio Apr 21. 2021

영웅의 이름이 단지 '빌런(Villain)'일 뿐이다.

'All-Rounder'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여러 장르들을 불문하고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요즘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며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들이 많은 인기를 끈다. 래퍼가 노래까지 잘하는 아티스트, 춤 잘 추는 발라더, 덤으로 프로듀싱까지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대세가 된 요즘 이러한 트렌드를 누구보다 잘 소화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려 한다.


R&B 싱어송라이터 '빌런(Villain)'

이 남자는 악당이 아니다. "Heronamevillain, 영웅의 이름이 빌런(Villain) 일뿐이다."라고 표현했다. 빌런을 알게 된 건 그가 데뷔하기 전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데모 곡들을 들었을 때부터이다. 특유의 떨림으로 귀를 간지럽힌다.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가성이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하다. 그의 데뷔곡 '비가 내리는 밤에(Rainy Night)'에서 빌런의 보컬은 달콤한 멜로디와 함께 곡 분위기 전체를 이끈다.

https://youtu.be/_XdDzCaaVO4

비디오 출처:Planetarium Records Youtube

이후 발매된 빌런의 레이블 EP [PLANETARIUM CASE #1]에 수록된 '몰라'라는 곡은 데뷔 전 사운드클라우드 업로드되었던 곡이자 나의 최애 곡이다. 이때까지도 빌런의 R&B 감성은 계속된다. 목소리로 음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도입부의 가성은 노래에 빠지는데 10초에 불과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몰라'의 포인트는 바로 가사이다.  하나의 사람, 하나의 사랑을 몰라 준다는 내용으로 빌런의 애절하고 절절한 감성이 목소리와 함께 잘 전달된다.

https://youtu.be/xCHXlcZhFnc

비디오 출처:,Planetarium Records Youtube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난 '빌런(Villain)'


빌런의 진면모 지금부터 드러난.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로 다가와 섹시하고 때려 박는 강렬한 음악을 들고 나타났다. 드디어 '빌런(Villain)'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음악을 가져왔다. 앨범 "Bank Robber"는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행보였다.


Bank Robber

이미지 출처:빌런 인스타그램

'Bank Robber' 말 그대로 '은행강도'인 이번 앨범은 윌 스미스 주연의 이색 히어로 영화 "핸콕"에서 전체적인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이 앨범에서 이번 의 타이틀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다. 그 말은 즉슨 '빌런(Villain)'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영화 속 핸콕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슈퍼 히어로지만 과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된다. 경멸받는 악당 히어로, 미움받는 밉상 영웅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악당에게도 영웅에게도 양면은 존재한다. 세상이 원하는 바른 모습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고 모두 선한 의도가 담기지 않고, 세상이 원치 않는 삐딱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고 모두 악한 의도가 담기진 않는다. 핸콕이 그랬듯 파괴적이고 원초적인 모습으로 대중에게 인식되지만, 악한 의도를 담는 것이 아닌 그저 길들여지지 않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할 뿐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음악적 자유로움을 핸콕에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영웅'과 '악당'의 반대되는 단어 속 '빌런(Villain)의 의도는 명확하다. 이전의 빌런의 모습은 5번 트랙 '밉상'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밉상'은 이번 앨범 유일한 발라드 곡이다. 180도 달라진 빌런의 곡을 라이브로 감상해보자.

https://youtu.be/ZDUsED7NEDo

비디오 출처:Planetarium Records Youtube

무대를 보면 비주얼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헤어스타일, 안경, 패션 과감하고 반항적이며 자유로운 스타일을 가져왔다. 정말 소름 돋았던 건 바로 무대 장악력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 '빌런'의 무대를 라이브로 봤을 땐 곡의 분위기나 컨셉이 잔잔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아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광란한 무대는 마치 고삐 풀린 말이 평야를 뛰어노는 듯했다. 위 곡은 'Bank Robber'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마니또'이다. 누군가에게는 악당이자 마니또 인, 타이틀 곡이 될 수밖에 없던 역설적인 내용의 곡이다. 뮤직비디오 또한 존재하며 리듬을 갖고 놀며 곡을 지배하는 빌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록곡 '구해', 'Luhvin it' 또한 거칠고 과격한 단어를 뱉으며 이번 앨범 컨셉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곡이다. 힙합과 R&B를 적절히 섞고 전곡, 작사, 편곡을 직접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까지 증명했다. 약점이 없다. 요즘 세대가 지칭하는 '올라운더'에 적합한 아티스트가 아닌가.

이미지 출처:빌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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