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rticl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d A Bio Jul 18. 2021

코로나? 난 만화 속에 살아서 괜찮아.

[Artist]빛나는 눈물을 흘리는 아티스트 토비 루(Tobi Lou)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나이지리아 라고스 출신 아티스트 'Tobi Lou(토비 루)'. 토비 루는 라고스 출신이지만 그의 인생 대부분을 미국 시카고에서 지내왔다. 그는 '인생도 마치 만화처럼 모든 것을 가능케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래퍼들이 궁극적으로 좇는 흔하디 흔한 부와 명예가 아닌 정말 음악 그 자체를 사랑해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이다.

이미지 출처 Tobi Lou 인스타 그램

신기하게도 토비 루는 래퍼가 되기 전 이미지와 잘 매치되지 않는 야구 유망주였고 더 놀라운 것은 미국 마이너리그(트리플 A)에서 선수생활까지 이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경기 도중 심각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선수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질 못했다. 하지만 그는 토비 루였다. 그 상황에서도 그다지 절망하지 않고 지금의 위치인 음악을 제2의 인생으로 선택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음악을 즐겨 듣고 음악을 직접 작업하기도 했다. 그는 곧장 LA로 출발해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였다.


'Kanye West'

토비 루는 자신 입으로 음악계 아니, 대중문화계를 섭렵한 래퍼이자, 프로듀서,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칸예 웨스트'로부터 많은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다. 토비 루의 음악을 들어보면 칸예 웨스트의 음악이 그랬듯 다양한 장르와 악기 샘플을 사용한다. 그렇기에 토비 루의 음악 사운드는 항상 풍부하고 감성적인 매력을 담고 있다.

 https://youtu.be/ckAgAc8paKo

비디오 출처:Tobi Lou Youtube

이 곡은 2018년 발매된 'Troop'이라는 노래인데 시작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나오며 토비 루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심지어는 요즘 메타버스 시대에 유행하는 자신의 가상 캐릭터를 만들어 뮤비에 집어넣기도 했다. 트룹을 자세히 들어보면 음악 샘플이 겹겹이 알차게 쌓여있는 풍부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칸예 웨스트도 굉장히 즐겨 쓰는 방식이고 칸예 웨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토비 루도 현재 즐겨 쓰고 있다.  곡 외에도 토비 루의 노래들에는 자신의 흔적을 반드시 남기곤 한다. 


https://youtu.be/HEce36aJG7k

비디오 출처:Tobi Lou Youtube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토비 루의 곡 '2hrs'. 이 곡에서는 'Parrishblue'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Parrish blue는 미국의 화가 Maxfield Parrish 때문에 이름 붙여진 색인데 토비 루는 이 화가의 예술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2hrs를 만들게 되었다. 독특한 채도의 색조와 몽환적인 동화 같은 세계를 이상화한다. 색상 패리쉬 블르(Parrish Blue)는 독특하고 생생한 색상을 사용하는 Maxfield Parrish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유약을 통해 이 색을 얻었다고 하는데 토비 루의 2hrs 뮤비를 보면 토비 루의 눈물을 이 패리쉬 블루 색으로 표현해 놓았다.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뮤직비디오에서 몽환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그렸고 바닷속에 있는 것 같은 만화에서 나올 법한 여러 색의 해파리들이 넘실거리며 그 속에서 노래하고 있다. Maxfield Parrish 위대한 화가의 색을 보란 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토비 루 자신만의 곡 표현력과 해석이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토비 루의 것이었다.


#K-Pop

그의 음색과 바이브를 넘어 정말 의외의 포인트는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K-Pop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2018년 발매한 믹스테이프 'Live on Ice'에는 눈에 띄게 신기한 조합을 엿볼 수 있다. 13번 트랙 'Looped Up'의 피처링으로 K-POP의 대표주자이자 국내외 대세돌 세븐틴의 래퍼 '버논'과 함께 했다는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특색 있는 미국 래퍼와 아이돌의 조합이다.

이미지 출처:Dispatch

이 만남은 언젠가는 반드시 성사될 만남이었다. 사실 토비 루와 버논은 오래전부터 서로의 팬을 자청했다. SNS를 통해 서로의 팬심을 아낌없이 드러내 보이며 미국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심지어는 토비 루의 곡 'KNOCK KNOCK' 뮤직비디오에서는 버논이 선물해준 '버논 핸드폰 케이스'를 인증하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이다. 쌍방 덕질을 성공한 두 아티스트의 해맑은 표정을 사진으로도 느낄 수 있다.

이미지 출처:카카오

뿐만 아니라 토비 루는 현존하는 가장 트렌디한 팬시차일드 크루이자 싸이의 피네이션에 속해있는 페노메코의 콜라보도 선보였다. 이때도 2018년이었던 터라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였던 토비 루와의 콜라보는 힙합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페노메코의 앨범 'Garden'의 1번 트랙 'COOL'의 피처링을 맡은 토비 루는 감성적인 가사와 자신만의 독특한 플로우로 페노메코와 같이 정원의 가치를 감각적으로 입증해 보였다.


#Live on Ice

이미지 출처:지니 뮤직

토비 루에게 이 앨범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했던 버논과 협업했던 곡도 포함이 된 이 앨범은 21곡이 수록된, 토비 루의 모든 것을 쏟은 앨범이다. 'Live on Ice'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느낀 점을 음악을 통해 풀어냈다. 전자 기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전자매체로 대체되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점점 가벼워지는 인간관계. 이런 무의미해지는 관계와 돈 때문에 일어니는 무수히 많은 사건 사고들을 밝은 무드와 어두운 무드를 넘나들며 랩을 선보이는 앨범이다.


Track List

1.100 Degrees

2.Waterboy

3.I Was Sad Last Night I'm Ok Now*

4.Sometimes I Ignore You Too*

5.That Old Nu-Nu (Feat. Erica Rene)

6.My party (with Tony Bigz)

7.8702

8.Deserve it (Feat. Rockie Fresh)

9.Smiling at My Phone

10.Delete My # Baby

11.Berlin/Westside

12.Cheap Vacations (Feat. Facer)*

13.Looped Up (Feat. VERNON)

14.Favorite Substitute (Feat. Ryan Destiny)

15.Humpty Dumpty

16.Like My Mom

17.Orange Reprise(Feat. LEJKEYS)

18.Theme Music

19.Crying in the Club

20.Ice Cream Girl

21.17cg (Bonus Track)


약 77분의 길이의 이번 앨범은 짧은 분량의 EP나 싱글을 주로 발매하던 토비 루의 첫 믹스테이프였다. 21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뽑으라면 12번 트랙 앨범의 공동 타이틀 곡이자 Facer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Cheap Vacations'을 꼽고 싶다.

https://youtu.be/f9KcAdacn2o

이미지 출처:Tobi Lou Youtube

보통 무언가 하고 있을 때 음악 플레이스테이션을 자동재생으로 들을 때가 많은 데 이 앨범은 마침 21곡이나 됐기 때문에 앨범을 다 들을 때쯤이면 일이 끝나 있다. 그러나 집중하고 있을 때에도 귀는 언제나 열려있기 나름이다. 중간에 들려온 어떠한 곡이 하던 일을 멈추고 제목을 찾게 했다. 그 곡이 바로 이 곡 'Cheap Vacations'이다.


저렴한 휴가? 제목부터 뇌리에 꽂혔다.  곡은 다른 곡과는 달리 토비 루의 스무스한 래핑과 리드미컬한 알앤비적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쿵쿵 울리는 드럼과 간드러진 기타의 선율은 토비 루의 랩이 아닌 노래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토비 루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Facer의 코러스에서 넘어갈 때의 비트 전환과 토비 루의 더블링은 곡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왜 이 곡이 타이틀 곡이자 앨범 중앙에 놓여있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었던 마무리였다.


이미지 출처:Tobi Lou 인스타그램

최근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힙합이 유행하면서 유명한 10대 래퍼가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시대에서 26살에 랩을 시작한 토비 루가 비교적 늦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현재 34살의 토비 루가 이룬 것들을 차근차근 돌이켜 보면 결코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나이는 수치에 불과하다. 토비 루같이 자신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힙합씬에서 단연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아직 토비 루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토비 루를 계속해서 기다리고 기대하며, 'Live on Ice'같이 긴 분량의 앨범이 아니어도 꾸준히 자신의 색깔을 대중들에게 드러내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만화 속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토비 루의 곡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