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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Nov 21. 2017

‘여행’ 속에서 나를 찾다

나는 군 면제자다. 당연하게도 고위직 부모님의 자녀거나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학창시절은 병원을 빼고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혼자 병원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심신이 지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때 노래를 듣거나 책을 읽고 사색하며 위로를 받았다. 즉 당시 나는 책이나 음악 속에서 최고의 여행을 즐겼다.


그 시절에는 이야기 속 세상이 나의 전부였다. 다양한 이야기에는 재미도 교훈도 있었다. 이야기를 여행하면서 만난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은 지금까지도 내 곁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제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혼자만의 생각이나 머릿속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모든 여행은 끝났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나는 다양한 생각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너무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할 때는 그냥 겁 없이 도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로 여행하는 것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냥 꿈꾸던 것을 실천하면서 스스로 일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고 대외활동을 통해 교사라는 꿈도 일부 이뤘다.



그렇다면 ‘여행’이란 무엇일까?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travel’의 어원은 고생, 고역을 뜻하는 ‘travail’이라고 한다. 나는 이것이 여행이 결코 즐거움으로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여행은 단순하게 즐거움을 추구하는 관광과는 다르다. 관광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Tour’는 돌다라는 뜻의 라틴어 'Tornus’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관광이라는 것은 여행과는 다르게 잠깐의 일탈을 즐기고 원위치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남이 짜놓은 일정으로 다니는 관광과 다르게 주도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여행이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행에는 항상 즐거운 경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쉬운 예시로 해외여행을 생각해보자. 나의 경우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직접 돈을 벌어 경비를 마련한다. 때문에 여행 기간보다 훨씬 긴 시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아쉬움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도 모든 어려움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 태풍을 만나서 숙소에만 머문 적도 있었다. 그리고 배탈이라서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했던 태국여행도 있었다. 거기다 모든 여행에 마무리는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때문에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조차도 나름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이나 여행에서 일어난 개별적인 사건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더욱 근본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여행자는 여행과정에서 얻는 경험을 통해 여행 전과는 다른 위치에 서 있게 되는 것이다.



여행은 준비과정부터 사람을 변화하게 한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적극성이 다르다. 명확한 ‘목표’가 있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이를 달리기에 비유해보자. 목적지가 있는 달리기를 할 때는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힘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목적이 불분명한 달리기는 뛰면 뛸수록 숨이 차고 고통스러울 뿐이다.


여행이 꼭 새로운 장소를 탐방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
또는 이루지 못한 경지에 다다르는 것 모두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도전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매일 능동적인 여행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구체적인 나의 경험을 예시로 들자면 지금 쓰고 있는 칼럼이 이에 해당한다. 이것은 남에게 힘을 주는 말이나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나의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의 연장으로 우리는 ‘삶이란 긴 여행’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는 이런 말에 공감한다. 덧붙이자면 일생이라는 여행 속에서 다양한 작은 여행들을 통해 삶이라는 하나의 완전한 여행을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어제의 나와, 그리고 내일의 나와도 다른 위치에 있는 오늘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실수에 지나치게 얽매이거나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행은 경쟁이 아니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지나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여행 과정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남의 여행과 자신의 여행을 비교하거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 


오롯이 여행, 그 자체에 집중해서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노력하자.


많은 청소년이 순간의 실수, 실패에 비관하여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러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아직 삶이라는 여행의 초반부에 위치해 있다. 아직 많이 모르고 부족한 사람이다. 하지만 나의 글이 조금이라도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같이 여행을 해나가는 동반자로서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두를 응원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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