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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Dec 07. 2017

단기간에 화학 7등급 탈출하기

화학을 포기한 듯 쥐고 있는 이과생에게

고3 3월 모의고사, 나는 화학 7등급이었다.

사실 그렇게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나는 수시를 결심했고, 최저등급을 위해 몇 과목은 버려도 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화학일 뿐이었다. 고등학교에서는 이상할 만큼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시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때는 그 세 과목만큼은 절대 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대신해서 나는 탐구를 포기했다. 나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몇몇 있을 것이다. 그 중 일부는 2학기가 되면 나와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정말 나에게 국영수가 중요할까?’





나는 공과대학 입학을 준비했다. 학과도 빨리 정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준비 또한 빨랐다. 공부를 빼고 말이다. 고3 1학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신성적도 적절했고, 생활기록부도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최저등급 또한 계속 맞췄으니 남들보다 스트레스 없는 3학년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2학기가 되니 정말 준비가 다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생겼다.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입시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고 해도 나는 전공을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고등학교 과학탐구를 공부하지 않았는데 공과대학 전공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그 나이대에 맞지는 않지만 대학 자퇴를 걱정했다. 자퇴율을 찾아보며 나름 심각했던 것 같다.


그런 고민 끝에 다행히도 화학을 공부하자는 결심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내가 대견하다. 중간에 포기했던 과목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 과목에 대한 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큰 어려움 없이 공부했던 것 같다. 혹시나 과학탐구가 어렵다면, 다시 시작할 때 방법을 모르겠다면 나의 경험을 참고삼아 계획을 세워 보기를 바란다.   



  


1단계. 목차


나는 이상하게 책의 목차에 집중했다. 책의 내용이 전개되는 순서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도 종종 목차를 다시 보며 어느 부분을 읽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다. 이런 습관은 교과서나 문제집에도 적용되었는데, 나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 꼭 추천하는 부분이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배우는 거지?’ 혹은 ‘내가 푸는 문제가 어느 부분이지?’와 같이 말이다. 교과서에서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있어 공부를 할 때 자신의 위치나 방향을 잃기 쉽다. 이럴 경우 읽었던 개념이 머릿속에서 섞일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목차를 매우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화학공부를 시작할 때 교과서의 구성 파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대단원이 몇 개, 그 안에 소단원이 몇 개씩, 소단원의 핵심 단어와 중심 내용이 무엇. 이런 것들을 A4용지에 정리하면 교과서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마다 보는 효과는 다르겠지만, 나는 이런 활동을 미리 함으로써 내가 얼마나 공부해왔고 어느 정도가 남았는지 파악하면서 목표를 잡았다. 또한 정리한 A4용지를 계속 보관하여 보았는데, 공부 전에는 내가 무엇을 공부할지, 공부가 끝나면 제대로 공부했고 잊은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쓰였다. 목차 정리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예습, 복습을 한 것이다.


솔직히 목차를 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목차를 정리한 경우 더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념이 섞이거나 공부 정도가 애매한 사람, 하루 목표를 정하기 어려운 사람은 목차를 보며 찬찬히 해 나가기를 바란다. 나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2단계. 개념


개념 공부는 얼마나 할지 애매하다. 사실 고3 2학기면 그 과목을 포기했다고 해도 책 내용을 아주 모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바로 문제를 푸는 학생이 대다수이다.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나는 개념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사실 문제를 푸는 것보다 내가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가에 더 집중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EBS 교재나 봉투형 모의고사를 풀 때 나 혼자서 교과서를 붙잡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 기반이 약하면 언젠가는 무너진다. 더 높은 곳을 바란다면 가장 튼튼히 다져야 할 부분이 개념이 아닐까.


개념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문제집을 바로 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교과서를 추천한다. 문제집은 매우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만 장점이자 단점인 것이 있다. 바로 항목별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 과학을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교과서 같이 문장으로 되어있는 책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문제집은 말 그대로 문제를 푸는 책이고, 그 앞에 간단하게 정리된 것을 보고 개념을 끝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교과서는 문장이 길게 다양한 그림과 함께 정리되어 있다. 항목별 정리가 아닌 문단별 스토리인 것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남지 않았을 때 노트 정리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제집 정리를 외우는 것보다는 교과서로 흐름을 이해한 뒤 문제집으로 정리하고 문제 풀기로 넘어가기를 추천한다. (특히 나는 수능을 위한 ‘암기’가 아니라 대학공부를 위한 ‘이해’를 목표로 했기에 더욱 교과서를 중요시 했다.)


한번 읽으면 이해가 될까?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그렇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그런 학생은 아니었다. 한번으로는 무리였다. 나와 같은 경우를 위해 내 방법을 소개한다.



대단원이 4개 소단원이 3개씩 있다고 생각하자. 소단원을 한번씩 읽으면 대단원 하나가 끝난다. 그러면 대단원을 한번 더 읽어준다. 즉, 한 단원이 끝날 때 2번은 읽고 넘어가자. 그렇게 4개의 대단원이 끝나면 교과서를 정리하는 느낌으로 전체를 읽어준다. 그렇게 3번. 최소한 3번은 읽고 흐름을 정리하길 바란다. 문제를 풀 때 어느 단원의 어느 부분인지 생각날 정도로 말이다.     





3단계. 문제


문제집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애매하다. 고르는 것부터 몇 권을 풀지 고민하는 것까지 말이다. 나는 하나의 문제집을 완벽히 익히기로 결정했다. 사실 여러 권을 풀 시간도 없었다. 대신 한 권으로 완벽히 실력을 다지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만들었는데 나에게는 꽤나 효과가 있어서 추천한다.


문제집도 교과서와 같이 목차가 있다. (교과서와 같을 수도 일부 다를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정리해서 자신의 진도나 목표를 확실히 하기를 바란다.) 교과서를 읽은 것처럼 목차를 보며 문제를 풀기를 추천한다. 반복하면서 말이다. 소단원 1개를 풀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기. 그렇게 하나의 대단원이 끝나면 대단원 전체의 틀린 문제 다시 풀기. 문제집 한 권이 끝나면 문제집 전체의 틀린 문제 다시 풀기. 수능을 위해 문제 유형에도 익숙해지면서, 자신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었다.



다만 위와 같은 공부를 위해서는 노트에 풀기를 추천한다. 반복적으로 풀 때 풀이가 보이면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기에 다음 풀이를 위해 노트를 사용하기를 바란다. 또 하나의 이유는 풀이 과정을 열심히 쓰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간단한 문제라도, 이 문항이 답인 이유와 나머지가 오답인 이유를 쓰면서 풀게 되면 자신이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대단한 방법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나 같이 기초가 부족해 아주 바닥에서 노는 학생에게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다. 이 덕분에 3주만에 화학 바닥을 탈출해 3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1, 2등급을 목표로 좀 더 노력해야 하지만, 바닥 탈출 또는 3등급 정도의 수준을 원한다면 개념을 다지고, 문제집 한 권을 제대로 푸는 정도면 충분하다.


탐구과목에 대한 말은 많은데, 그 중 ‘탐구는 3학년 가서 하면 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정작 3학년이 되면 국영수에도 지치는데 말이다. 혹시나 나처럼 갑자기 불안해진 학생, 또는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필요가 있는 학생에게 이 글을 추천한다. 다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리기를 바란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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