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드캠퍼스 Dec 20. 2017

공부가 재미 없는 이론적 이유

부모님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잘 되라는 다독임이라는 것은 알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부에 집중하려고 해도 자꾸만 눈이 돌아간다.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만지는 사이에 뒤통수에 꽂히는 잔소리.


“게임은 열심히 하면서 왜 공부는 그만큼 안 하니?”
"드라마 보는 것처럼 교과서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처럼 학창시절, 부모님과 생기는 대부분의 갈등 원인은 공부다. 부모님도 답답하고 스스로도 답답하다. 집중을 하고 싶어도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할까? 게임이나 드라마는 하루 종일 붙들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데, 책상에만 앉으면 10분도 안되어서 온 몸이 근질거린다. 집중도 못하고 어영부영 하루를 다 보내면 허탈한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공부가 게임이나 드라마 만큼 재미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애가 공부에 재미를 붙이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은 둘 다 가능한 말이다. 공부도 충분히 게임이나 드라마만큼 재미 있을 수 있다. 다만 알아 두어야 할 점이 있다. 재미는 붙이는 일이 아니라 배우는 일이다. 지금부터 문화콘텐츠학과 학생으로서 우리가 재미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그리고 왜 많은 학생들이 공부가 재미없다고 느끼는 지 적어보고자 한다.





공부가 재미 없다고 많은 학생들이 아우성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재미는 학습, 공부에서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은 우리가 학교나 학원에서 마냥 칠판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처음 보고 듣는 것, 만지고 냄새 맡는 것까지 학습에 포함된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학습이다.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다면, 바로 그것이 학습인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가 곧 재미인가? 그건 또 아니다. 우리의 뇌는 알고있는 지식을 빙 둘러싼 울타리와 같다. 새로운 정보는 울타리 밖에 있다. 만약 우리의 눈, 코, 입 또는 피부가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우선 뇌는 그 정보가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인지를 확인한다. 만약 정보가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면 그건 익숙한 것이다. 익숙한 정보를 뇌는 그냥 넘겨버린다.


하지만 그게 새로운 것이라면? 울타리 안에서 정보를 찾지 못하면 뇌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울타리 안에 있던 익숙한 정보들로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 여기서 두 갈래로 갈린다. 만약 뇌가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그냥 모르는 정보인 채로 남는다. 하지만 뇌가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게 되면 그것을 울타리 안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울타리를 확장한다. 새로운 배움을 통해 사고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바로 재미다.




울타리라는 예시가 헷갈렸을 분들을 위해 다시 요약하자면


재미의 시작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새로운 사실을 이해하는 과정이 바로 재미다.


이것이 바로 재미의 이론적 발생 과정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재미보다 멋 없고 평범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성공적인 게임과 드라마, 영화들은 이런 재미의 발생요소를 가지고 있다. 콘텐츠를 즐기는 과정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과도 같아서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없는 정보는 재미로 바뀐다. 그것이 우리가 끊임없이 게임이나 드라마를 찾는 이유다. 게임에서는 같은 행동이라도 여러가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드라마 역시 끊임없는 사건을 만들며 변화한다. 그것이 바로 재미. 재미는 새로움의 학습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공부가 왜 재미없었는지 깨달을 수 있다.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이해의 문제다. 새로운 정보는 이해과정을 거쳐야 재미로 바뀔 수 있다. 이해할 수 없으면 그냥 모르는 정보로 남는 것이다. 내가 잘 못하는 과목이 재미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다른 문제의 원인은 새로움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우리가 배우는 내용은 반복의 연속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개념이 필요하고, 또 복습이 필요하다. 게다가 수험생이 되어서는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어야 한다. 재미는 새로움의 이해다. 받아들이는 정보가 익숙한 것이라면 뇌는 더 이상 자극을 받지 못한다. 뇌는 재미를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없는가? 아니다. 처음에서 말했듯이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재미가 어떻게 발생하는 지를 이미 배웠다. 그렇다면 이론에 따라 공부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공부의 내용을 바꾸는 것은 어려우니까 공부의 방법을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


늘 보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조금 바꾸어 보자. 필기를 한다면 나만의 요약 노트를 만들어도 좋고,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늘 고수하던 공부방식을 바꾸자는 것에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중학생 때, 공부가 너무 재미 없어서 각 단원의 중심내용을 소재로 짧은 소설을 썼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에는 빈 교실에서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공부를 한 적도 있다.


공부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으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재미 이론에 있어서는 사실이다. 자신의 공부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말은 그 방법이 학습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이미 익숙해져서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이해가 쉬울 뿐만 아니라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이론적인 재미에 대해 알아보았다. 물론 재미는 상대적인 것이다. 공부에서 재미를 얻을 수 있더라도 그것이 게임이나 드라마가 주는 재미보다 작을 수도 있다. 하지만 티끌만한 재미라도 공부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의 학교 생활에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닐까? 더불어 늘 걱정 많은 부모님의 무거운 근심 하나를 덜어드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말이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점과 일일호프, 무엇인지 궁금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