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캠페인’이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고백함으로써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운동이다.
2017년 10월 미국 거물 영화제작자 허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에 대해 여배우들이 SNS에 #MeToo 해시태그를 다는 행동에서 시작되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 1월 말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부터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 미투 운동은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학계, 종교계까지 퍼져나갔다.
이는 우리와 관련 없는 사회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대학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실제의 사건들이다. Me Too 운동은 대학가까지 퍼져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까지 성폭력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Me Too 운동 이전의 대학교의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지난해까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대학 내 성범죄에 대해서 살펴보자.
-2014년 동국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4년 국민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5년 서울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6년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국민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7년 고려대 불법 촬영(일명 몰래카메라) 사건
-2017년 홍익대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7년 한양대 남학생의 지인 사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사건
이처럼 대학 내 성범죄는 매년 꾸준히 보도되었다. 하지만 이는 특정 학교만의 일회적 범죄가 아니다. 대학가까지 이어진 Me Too 운동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다양한 학교의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었다. 왜 이런 일들이 학교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로는 성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친구들과 늘 하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실례되는 행동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폭력 가해자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지 몰랐다.”라고 진술한다. 정말 몰랐기 때문인지 가해자가 피해자의 폭로에 대처하는 방법인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문장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면 본인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몰랐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예로 들면, 가해자들의 대화 내용이 알려지게 된 계기도 단톡방에 포함된 한 남학생이 술자리에서 여학생들에게 “우리는 이런 대화를 한다”라고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한 ‘이러한 대화’에 포함된 추악한 성희롱들에 대한 어떠한 죄책감도 없었기 때문에 학우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대화는 남자들의 문화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고, 유포되지만 않으면 사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에 무엇을 말하든 상관없다는 식의 여론도 있다. 하지만 동기들이나 지인들에 이어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생까지 성적 대화의 대상으로 삼는 그들의 사고가 과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몰랐다는 것이 죄가 아닌 게 되진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437&aid=0000124865)
두 번째로는 잘못된 성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는 성적 대상화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적 대상화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자신보다 사회적·정치적·신체적으로 약한 힘을 가진 사람을 인격이나 감정이 부재한 물건처럼 취급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각종 매체에서 성 상품화가 만연한 만큼 우리에게 은연중에 잘못된 성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성 상품화를 경험한 우리들은 그것은 하나의 문화일 뿐이고 충분히 소비해도 되는 것이며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내뱉은 말이 당사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굳이 문제 될 것이 있나? 라는 의식을 갖게 한다. 이러한 잘못된 성의식은 남의 신체부위에 대해서 품평하는 것과 남에게 평가되는 것에 무뎌지게 한다.
세 번째로는 상대방의 의사표시를 왜곡하여 알아들음으로써 문제가 발생한다.
기사를 보면서 “거절하지 않길래 허락의 의미인 줄 알았어.”, “내 말에 웃어주길래 수긍하는 줄 알았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의 행동에 대해 그분이 거절하지 않길래, 웃어주길래, 따라오길래 수긍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성폭력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야 한다. 웃음이란 대답하기 난감할 때 혹은 내가 거절의 표시를 하면 현재 나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을 때 지을 수 있는 표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드라마, 웹툰, 영화 등 상대방의 미소나 무응답에 수긍의 표시라고 받아들이고 키스를 하는 장면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영화이고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동의 없는 강제적 키스는 성추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허나 이러한 모호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정확한 의사를 묻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문제이다.
성희롱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상황에서도 불편함을 표출하는 사람들은 예민한 사람 취급을 받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는 “내가 예민한 건가?”, “웃고 넘어가야 하는데 내가 너무 속이 좁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결국 함구하게 된다.
또한, 피해자가 용기 내어 자신이 겪은 성폭력에 대하여 토로했을 때, 주변에서 댓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게 밤늦게 다니지 말지”, “짧은 옷을 입지 말았어야지”, “조심 좀 하지”, “가해자가 그런 행동을 할 때 넌 뭐 하고 있었어?” 이러한 문장들은 피해자임에도 자신의 처신을 자책하는 이중고를 겪게 만든다. 그 때문에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성추행을 당해도 소리 내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가해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고 했던 일을 또 반복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여기서 참고할만한 미국 법 제도를 알게 되었는데 피해자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법이었다.
『미국에서는 성범죄 재판이 진행될 때 피해자의 과거 성적인 이력에 대한 자료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원래 성관계를 맺었다'와 같은 증거는 아예 채택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문란했다'와 같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주장들은, '성범죄의 본질을 흐트러트리는 편견들이다' 그래서 '재판에서 들을 필요조차 없다'라는 입장이다. 』
(참고 :http://imnews.imbc.com/replay/2018/nwdesk/article/4544406_22663.html)
Me Too 운동이 대학가로 퍼지면서 개강 후 OT, 새터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장기자랑 Free 선언”을 하고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등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대학문화를 향유하는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섹시 컨셉 강요하지 않기
아직도 강요하는 대학이 있어? 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 그러하다. 16학번 새내기로 들어간 필자의 친구 또한 신입생 환영회에서 겪은 일이다. 공대에서는 무조건 섹시 컨셉으로 장기자랑을 해야 승산이 있다며 선곡부터 바꾸라고 강요하였고, 리허설 점검에서는 옷이 딱 달라붙지 않는다며 의상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또 학교 축제에서는 각종 컨셉으로 학과 주점을 운영하는데, 특정 의상을 언급하며 강요한 선배들도 있었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주량껏 마시며 상대방에게도 술 강요하지 않기
개인마다 주량이 다른데, 이를 넘어서 마시게끔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과한 19금 술 게임을 진행하며 타인이 수치심을 느끼는 게임은 지양해야 한다.
-타인의 신체 부위에 관해서 품평하지 않기.
제 아무리 예쁘다는 말일지라도 상대방이 수치심을 느낄만한 칭찬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본인에게는 남을 평가할 권리도, 평가될 의무도 없다. 외모 순위 매기기부터 다양한 신체 부위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도록 개개인이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성 평등에 대한 인식 고취하기.
과거 한국범죄학연구소 김복준 위원은 대학 내 단톡방 성희롱 현상에 대해 '성 평등에 대한 무감각'과 '성 관련 교육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으며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은 문제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식 부재 때문에 발생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출처 :http://www.ytn.co.kr/_ln/0103_201702121820070159)
오바마 대통령의 (It’s On Us·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라는 말처럼 Me Too 운동은 피해자와 가해자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다. 오늘 우리가 바꾸려고 노력할 때 내일의 우리가 좀 더 깨끗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예비 사회인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나에게도 남에게도 떳떳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