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칼럼멘토단 3기 서지혜입니다. 이번 글에선 끈기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진득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한 살 차이 나는 언니와 같이 피아노 학원을 같이 다니게 되었는데 한 달 정도 잘 다니다가 그만두고 싶다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만 그만두게 되었고 언니는 꾸준히 학원에 다녔었죠. 그리고 방문 학습지도 같이하게 되었는데 엄마한테 안 하고 싶다고 대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래서 그 당시부터 왜 이렇게 진득하지 못하냐는 꾸중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중학교에 진학하며 옆에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을 보니 각자 아기자기한 다이어리에 뭔가를 적고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하고 보니 하루에 공부할 분량 등을 적고 있었죠. 그래서 저도 그 친구들을 따라서 다이어리를 구매했었는데 처음엔 몇 번 하고 귀찮아서 안 쓰고.. 하는 게 반복이 됐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언니가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주려 했던 어느 한 다이어리를 보고 언니한테 써도 되냐 물었었고 그냥 쓰라고 해서 갖게 되었는데 그 다이어리가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다이어리가 되었습니다. 쓸 공간이 아주 컸던 다이어리였고 처음엔 그저 일기 같이 쓰다가 점점 공부할 것들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이어리와 아주 친해지게 되었고 스케줄러를 엄청 꼼꼼히 쓰게 되었습니다. 하루의 계획을 완수하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로 심한 강박에 시달리기도 했죠. 한 일화로 아침에 갑자기 배가 아파 병원을 가보니 맹장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중3이었는데 스케줄러에 써 놓았던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어머니께 여러 책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 했었고 끝끝내 그 계획을 다 실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스케줄러의 습관이 고등학교 때에도 이어지고,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원하는 일들을 차근차근 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케줄러를 쓰는 습관이 저에겐 재산 같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 진득함이 없던 아이가 나름대로 끈기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죠.
최근에 한 책을 읽었습니다. 바로 앤절라더크워스의 『GRIT』이라는 책이었는데요, 사실 이 책은 제가 잠깐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한 임원분이 주셨던 책이었습니다. 한동안 묵혀 두고 있다가 통학 시간에 읽게 되었는데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소 시켜준 책이었습니다. 책에 대한 간략한 서평은 아래 적어보겠습니다.
#1. 버티기만 하던 끈기는 오늘날 찾아볼 수 없다.
회사에 다닐 적에 들었던 최 차장의 씁쓸한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버티는 사람만이 결국 성공하는 것이고 IMF 시절 때 먹고 살기 위해 끝까지 버텼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그 말을 믿고 계속 버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되었고 주위에는 취업과 인턴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의 간절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비단 저뿐 만이 아니라 회사를 접하고 나온 친구들은 오히려 이쪽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좌절하기 일쑤였습니다. 실제로 취업 후 1년 이내 퇴사율을 68.6%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토록 원하던 취업에 성공하였음에도 조기 퇴사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새 젊은 사람들은 끈기와 근성이 없다.’ 고들 말하는 최 차장의 말처럼 우리는 끈기가 없기 때문에 성취할 수 없는 것일까요?
#2. 목표를 향한 경로 변경과 열정이 담긴 끈기가 필요하다.
예전에 우리는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또다시 시도하라 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을 것입니다. 다른 것으로의 전환이나 포기는 절대 용납하지 않았던 버티는 끈기였죠. 그러나, 수많은 기회와 다양한 경로가
생겨나는 현 상황에서 묵묵히 서 있는 돌 부석이 된다고 성취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시도하고 다시 시도해도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끈기는 맨 위의 상위 목표는 그대로 두되, 더 나은 방법으로 계속 경로 수정하거나 전부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 저를 포함하여 누군가가 대답할 것입니다. 누가 그런 생각을 못 해봤겠냐고, 당연한 소리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 문제는 정작 내가 나의 관심사를 모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에서는 관심사를 키우고 좋아하는 일을 깨닫기 위해선 탐색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수영선수, 로디게인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 골프, 테니스를 거쳐 수영팀에 들어갔죠. 이 팀 저 팀을 계속 기웃거렸습니다. 푹 빠질 수 있는 종목을 찾을 때까지 여기저기 기웃거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수영팀에서 테스트를 받은 날 탈락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육상에 관해 알아보려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다음에는 육상팀 테스트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처럼 관심사를 발견하고 키우는 방법은 직접 시험해보면서 관심을 갖게 될 일과 관심이 사라질 일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심사는 혼자서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생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외부 세계와의 활발한 활동들이 계기가 되고 그것이 흥미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동아리에 기웃거려도 보고 학교 행사나 공지를 눈 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죠. 즉, 탐색을 통해 나만의 관심사를 찾고, 그 열정으로 끈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열정을 찾는 과정이 무시되고 오직 공무원의 길로만 이어지고 있는 현 취업난을 극복할 방법은 바로 열정이 포함된 ‘그릿’일 것입니다.
#3.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유연한 끈기의 힘이다.
조기 퇴직 사유의 대부분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에 따라 직장인들의 퇴사를 위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도와주는 ‘퇴사학교’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내가 열정이 있고 하고 싶은 분야의 취업을 준비했더라면 애초부터 이러한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로디게인스처럼 목표를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잠재된 열정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열정은 계시처럼 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죠.
덴마크는 성적표를 없애 성적으로 경쟁을 하는 일을 사라지게 하였고 9년 동안 담임 교사를 두어 학생 개개인이 잘하는 것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다양한 것을 시도하면서 열정을 가지게 된다면 불굴의 끈기는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요? 또한, 본인의 잠재된 열정을 깨닫고 그 분야로 계속 시도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청년들의 미래는 좀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내 길은 정말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여러 활동을 참여하고 있었고 이렇게 한 가지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활동을 경험해보는 게 과연 옳은 방법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그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아직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