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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Jun 28. 2018

2018년의 봄에서 여름으로

나의 봄은 어떻게 기억될까


회고록,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


성실. 끈기.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나에게는 쥐꼬리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단어. 이런 내가 그나마, 유일하게 꾸준히 하는 일이 있다면, 바로 한 학기마다 그리고 일 년마다 ‘회고록’을 쓰는 것이다. 사실 거의 후회 이야기, 인생 한탄에 가까운, 다른 말로는 ‘이번 목표 다음으로 미루기’와 비슷한 일이지만 말이다.



내 목표가 뭐였더라?



올해의 0순위는 ‘참다운 대학생 되기’였다.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전공 공부에 충실한, 물리를 술술 읊는 공대생이 되고 싶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날이 있었다’는 소리이고, 지금은 전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것은 교양이 차라리 괜찮다는 점 그리고 전공은커녕 이번 기말고사 포기만 안 하면 다행이라는 점이다. 이 목표는 자신이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했을 일명 ‘학생으로서 본분 다하기’였다. 몇이나 성공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아직까지 그 ‘몇’에 속했던 적이 없다.


다음은 나름 이루었다. 대외활동 열심히 하기.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을 보아, 그리고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보면, 나름 열심히 했다 자부할 수 있다. 사실 공부 도피처로 이 일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글을 많이 읽고 써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럴 수 있어 뿌듯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유일무이하게 성공한 목표랄까.


그중 가장 야심찬 꿈이 있었다. 올해의 축복, 5월 황금연휴 때 대마도 여행을 가는 것.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으니 정말이지 ‘꿈’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시작은 ‘젊음을 불태우자!’였다. ‘젊을 때 이정도는 해봐야 후회가 없지!’라고 생각하며 여행을 가자 약속했는데, 결국 가지 못했다. 여권을 손에 쥐지도 않았다. 1 돈도 모아두지 않았을뿐더러 2 배편도 남아있지 않았고 3 무엇보다도 중간고사가 그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대마도에 가서 입으려고 옷도 샀는데 그렇게 되었다. 슬프게도 실패에 지나치게 익숙해졌다 생각한다. 전혀 슬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들 외에도 많은 목표가 있었다. 더워지기 전에 해봐야지 했는데, 이루었는지 아니었는지 더 이상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돌아보면 나는 그냥 몽상가가 아니었나 한다. 상상으로는 한 일이 너무나도 많은데 현실은 방안이라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전공 공부는 다시 하면 된다. 신기하게 전공이 싫다거나 전과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고등학생 때 직접 선택해 준비한 학과인 만큼 애정은 강하게 남아있다. 어려운 부분을 대충 넘기곤 하지만 전공 책을 읽는 것은 정말 재미있다. 성적을 보신 교수님께 우리 학과가 마음에 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학점과 관심은 비례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아마도 2학기 목표에도 전공 공부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언젠간 4를 넘는 학점도 받게 되지 않을까. 물론 아직까진 뜬구름 잡는 소리일 뿐이다.


젊음을 불태우자는 마음도 여전하다. 인생의 청춘이자 황금기, 20대. 지금은 대마도지만 나중에는 유럽이랑 남미까지 가보고 싶다. 사진으로만 본 곳을 직접 가는 기분은 어떤가. 한번도 안 해봐서 모른다, 그래서 기대된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목표는 블라디보스톡에 가는 것. 여전히 아무런 계획 없지만. (사실 요즘에는 공모전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그쪽에도 관심이 간다.)


이루지 못한 목표라도 죽은 목표는 아니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늦었지만 아주 늦은 것은 아니며, 오늘의 목표가 내일의 성공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올해의 봄에는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소소한 성공도 있었다. 내 초점은 성공에 맞춰 목표를 이룬 봄이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또한 실패를 이어 성공으로 만드는 여름을 보냈으면 좋겠다.



나는 언젠가는 날아오를 비행기이자 나만의 활주로를 설계하는 설계자이다.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달려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 끝은 멋진 비행일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봄을 살았는가.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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