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값비싼 등록금, 취업난 등에 시달리며 20대를 삼포 세대, 더군다나 오포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는 옛말이며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오포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30세대의 2명 중 1명은 다섯 가지 중 하나 이상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포기한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57.6%가 ‘있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우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기엔 우리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험생 시절이 지나고 난 뒤, 빛날 줄만 알았던 현실이 오포 세대 현실이라니 말이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는 20대를 ‘그저 그렇게’ 보내는 청춘이 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20대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을 경험일까? 한 포털에서 직장인 2284명에게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에 관해 물어보았다. 결과는 1위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자(여행 떠나기)’, 2위는 솔로 생활은 이제 그만! (뜨거운 연애하기), 3위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부(학업에 전념하기)’로 나왔다. 그 외에도 ‘청춘은 돌아오지 않아! (밤새워 놀기)’, ‘티끌 모아 태산(저축하기)’, ‘결국 내 옆에 남아 있는 사람은 가족뿐(가족들과 시간 보내기)’, ‘진짜 하고 싶은 꿈 찾기’ 등이 있었다. 사실 지금 20대인 나에게도 절절하게 와 닿는 것들이었다. 특히 여행은 시간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가기 위해 노력 중인데, 여행은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항상 되돌아볼 수 있는 추억을 남겼던 것 같다. 주로 국내여행을 자주 다녔고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 몇 군데를 갔었는데, 특히 엄마랑 갔던 필리핀에서의 추억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처럼 신기해하시고 즐기셨던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더 자주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사실 누군가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여행을 가나요?”하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도 좋은 여행지는 많다. 그리고 요새 다소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본인의 능력을 활용해 돈을 벌며 무전여행을 떠나는 것도 신체 건강한 20대가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곧 취준생이 되는 나도 이번 방학에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는데, 방학과 동시에 내일로를 떠날 계획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순천, 정읍, 여수, 울산, 부산 등을 다녀올 것이다. 잠은 새벽 기차에서 자고,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할 예정이며, 여행지마다 동영상 촬영을 할 예정이다. 전공이 미디어 분야인지라 촬영과 편집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데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여행 동영상은 기술적 퀄리티보다 리얼리티가 좋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편집 기술은 유튜브에 찾아보면 따라 하기 쉽게 아주 잘 나와있다.
약간 우울하게도 공부에 전념하기라는 항목이 3위에 기록되었는데, 대학생이 되어서도 공부는 계속된다. 대학교에 입학하여 자유를 만끽할 것이라고 공부에 손을 놓게 된다면, 전공 내용이 다 이어지기 때문에 아마 다음 학년 내내 고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요새는 취업할 때 학점을 잘 안 보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 평점 4.5 만점에 3.5 이상을 받는 것이 대게 안정적이다라는 시선이 있다. 만약 학년 초에 공부에 손을 놓게 된다면 3, 4학년 때 평점을 높이기 위해 큰 노력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공부만 하라는 건 물론 아니지만, 후회할 자신이 없다면 학점을 어느 정도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제쳐두고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대학교 생활 동안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그냥 본인이 오로지 하고 싶은 것, 적성에 맞는 것을 찾는 게 대학 생활의 전부일 것이다. 전공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안에서 본인의 진로를 찾는 것은 사실 위험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전문적인 전공을 제외하고 흥미와 적성이 전공과 매우 잘 맞는다면 아주 좋겠지만 요새는 전공 불문이 아주 많다. 한 예를 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영석 PD 또한 행정학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예능 PD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각종 대외활동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취미를 찾아보고…. 정말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한 학기 동안 봉사 활동을 해보았고, 공모전에도 참가해보았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대외활동도 해보고, 여행도 많이 갔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 흥미를 느끼는 것,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갔고, 학교 상담실에서 직업적성과 성격검사도 해보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한 발짝 떨어져서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이 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의 직무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모든 경험은 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학교에서 배웠던 모든 과목도 생각해보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배움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학교에 입학 후 비록 맞지 않는 전공에 갔더라도, 전공 공부가 맞지 않더라도 전공이라는 벽 앞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며 지낸다면 분명 모든 것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생각될 것이다.
한 유명 소설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n분의 1’이라는 수학 공식에 비유하기도 했다. 20살 청년에게 1년은 20분의 1시간이고 80세 노인에게 1년은 80분의 1시간이라는 말이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20대 시간은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흘러간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아쉬운 점이 많아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른 것처럼 보일 뿐이다. 현실이라는 큰 벽 앞에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대를 천천히 흘러 보내지 않고, 좀 더 가치 있게,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으로 지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