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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Jun 27. 2018

카페에서 공부하는 멋쟁이 대학생

로망은 로망일 뿐이었구나

요즘은 야간자율학습 일명 ‘야자’가 사라지는 추세지만, 수도권의 일일 뿐 지방출신인 나는 10시까지 야자를 했다. 그래서인지 ‘공부=학교’라는 공식이 있을 만큼 다른 장소에서의 공부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 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그렇게 교양 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고고하게 앉아 책을 한 장씩 넘기며 커피 한 잔. 여유 있는 표정과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모습을 더욱 동경하게 만들었다.


동경, 즉 이상향. 누군가 그랬다. 이상향은 ‘꿈꾸고 바라는 그러나 절대 이루지 못할 대상’을 말한다고. 야자 따위 없는 대학생이 되면 여러 공부장소를 물색하기 마련인데, 그중 많이 찾는 장소를 꼽으라면 거의 중앙도서관, 단과대학 열람실, 카페일 것이다. 드라마에 나왔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중 카페라는 장소. 내 생각만큼, 우리의 환상만큼 책 읽고 공부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오늘, 공부하면서 말이다.




“카페는 담소 & 디저트”



보통 카페는 사람들이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식사 후 간단한 디저트를 먹으러 오는 곳이다. 공부만을 위한 환경이 조성된 도서관이나 열람실과는 달리, 카페에서의 공부는 우리의 선택일 뿐이지 그 장소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전자의 장소와 같은 효율을 기대할 수는 없다. 카운터 옆에 보여지는 맛있는 디저트의 유혹. 주변 사람들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웃음소리. 카페에 잔잔히 내려앉는 배경음악.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만큼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산만하다는 잔소리를 많이 듣는 나는 카페에서의 공부가 어려운 편이었다. 오늘도 전공책을 어깨에 짊어지고 들어섰지만, 카페에서의 웹툰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 커피를 한 잔 마시면, 멋있는 완결 웹툰까지 발견할 수 있더라. 누구나 공감하듯이 시험기간에는 공부 빼고 모든 것이 재미있다지만, 카페에서의 재미는 증폭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결국 오늘도 공부는 아니었다.




“시간 제약의 불안”



(흔히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갑자기 공부에 불이 붙었다! 공부가 너무 잘된다! 와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목표량보다 더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없던 공부 열정이 샘솟는 느낌 말이다. 대학 입시 때는 집에서 새벽 3~4시까지 내 방의 불만 켜두고 계속 공부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카페는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는 곳! 하루 종일 불이 켜져 있는 독서실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요즘 24시간 카페가 흔하지만 아닌 경우, 자정을 전후로 문이 닫는 경우, 마감 시간을 생각하면 공부가 애매해질 수 있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면 몰라도 나는 일을 할 때, ‘정각이 되면 시작해야지!’ 또는 ‘57분이네? 3분만 쉬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습관이 이어져 주로 ‘오늘은 5단원까지 해야지!’와 같은 공부 목표를 정하는데, 카페 마감이 가까워지면 그 목표가 애매해지더라. ‘마감 전에는 일어나야 하니까 5단원은 무리고 4단원까지만 해야지.’와 같이 말이다. 이것도 오늘 있었던 나의 일.




“카페까지 걸어가기”



한 과목만 하루 종일? 나라는 사람, 그 정도 끈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밥이 주식인 우리도 한번쯤 목에 기름칠해주듯 공부도 리듬이 있어야 한다는 점. 모두 동의할 거라 생각한다. 책 한 권, 노트 한 권, 샤프 한 개. 이렇게 독서실 가는 학생 드물듯, 전공 하나만 공부하는 대학생도 드물다. 그래서 전공책을 최소 두 권은 가져가는데, 그게 그렇게 무겁다는 사실. 가방 메고 카페까지 가는 것은 저질체력인 우리에게는 (적어도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


난 보통 두 과목 정도 가져가는데, 말이 그렇지 책은 아닐 수 있다. 영어에 취약하지만 전공필수가 영어로만 개설되면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책을 꼭 두 권씩 산다. 영어판 하나, 한글판 하나. 예를 들어, 공학수학과 영어강좌 재료과학을 공부하려면, 공학수학 한 권과 재료과학 두 권, 총 세 권이 필요하다는 점. 거기에 노트까지 들고가면 솔직히 어깨 아프고 다리 아프다. 변명이지만 그래서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공부를 시작하지 못했다.




카페는 좋은 점이 많은 곳이다. 카페만의 분위기는 다른 장소에서 억지로 만들어 내기 힘들며, 친구와의 모임이나 간단한 배고픔을 달래는 등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위에서 말한 단점도 일부의 경우, 그 안에서 일부의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일이다. 나처럼 집중력이 낮고, 체력이 부족한 사람들 말이다.


카페의 단점을 말한 것은 맞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았으면 한다. (물론 그곳이 카페인 사람도 있다.) 내가 말한 단점은 누군가에게는 변명일 뿐이다. ‘나한테는 좋은 곳이던데?’와 같이 반대 의견도 많다. 여기서 여러분이 알아갔으면 하는 점은 모든 일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것.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서 좋은 환경을 찾았으면 한다. 나는 내일은 중앙도서관에 갈 것이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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