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은 제7회 전국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오늘 아침 투표를 위해 갔다 오는 길에 많은 일이 생각이 났다. 나의 성인이 되고 나서의 첫 선거의 경험은 제 18대 대선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 성향의 정권에서 다시 보수 성향의 정권이 들어오느냐 마느냐로 시작해서, 후보부터 굉장히 쟁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의 컨셉을 가지고 온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던 든든한 아군 컨셉을 가진 문재인 민주 통합당 후보, 그리고 IT업계의 신화로 불리며 성공한 기업가로 많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재야의 인재 안철수 무소속 후보, 대선 전 후보들을 대상으로 하는 TV 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저격하러 왔다고 밝힌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까지. 후보들 사이에서의 관계만으로도 웬만한 드라마를 넘나드는 이야기들로 상당히 쟁점이 되었다. 이후 18대 대선까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삼파전으로 굳혀져 가는 분위기가 되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 중, 후반을 기록한 박근혜 대표를 이기기 위해서 각각 20%대 중반, 초반을 기록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여러 번의 여론조사의 결과와 비슷한 노선에서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선언과 함께 스스로 대선에서 후보자 미등록을 하는 것으로 힘을 합쳤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표를 이어받은 문재인 후보는 이후 여러 기관의 투표에서 간발의 차로 지거나 이기거나 하는 오락가락하는 형세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대선에서도 결과는 박근혜 후보가 51.6%, 문재인 후보가 48%로 박빙이었기도 했다. 여러모로 이슈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대선으로 기억한다.
현재 여러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국가들이 그렇겠지만 한국 또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나아가기 위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의 경우만 해도 3번의 연임 이후에 부정투표가 발각되어 4.19 혁명으로 하야 및 당선 무효가 되었고, 4대 대통령이었던 윤보선 이후에도 군인 출신의 박정희가 각 지역의 군대들을 궐기시켜 5.16 군사 정변을 일으켜 비민주적이고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 정권이 세워지게 되었다. 김재규의 10.26 박정희 저격 사건 이후 무너진 군사정권에서 국민들은 민주주의 정권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으나 이후 같은 군인인 전두환에 일어난 12.12사태에 의해 다시 군사정권의 집권이 일어났다. 전두환의 심복이었던 노태우를 지나 김영삼 대통령이 결국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표방했던 국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선거가 시작된 1948년 이래로 44년 만인 1992년 14대 대선에 이르러서야 국민의 투표가 제대로 반영된 대통령이 나올 수가 있었다. 참 많은 우여곡절과 국민들의 희생, 정부의 자기반성이 있고 나서야 헌법에 명시된 대로 선거권을 보장받게 되었다.
인생의 첫 18대 대선 이후의 박근혜 정부의 출범, 그리고 세월호를 지나 최순실의 비선실세 사건에서 하야까지 대한민국은 참 많은 일을 겪었다.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 독려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고 생각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국민들이 투표가 얼마나 국가에 중요하고 결과에 대해 개인의 책임감 또한 중요한지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이후 2017년의 19대 대선이 이전의 선거 투표율에 비교해 역대인 77.2%를 기록한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실제로 그 이후로 썰전 등을 포함하여 일반인들도 현재의 정치 상황이나 정세에 대해 알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뤘다. 또한 정부를 포함하여 다양한 사회단체에서도 투표를 독려하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개인들도 투표하고 나서 SNS에 인증하는 SNS 투표 인증도 유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유권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고자 부재자 투표를 비롯해, 투표 날의 법정 공휴일 및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정치철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그의 저서에서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에게 투표란 우리들의 의사를 가장 많이 반영한 대표자를 뽑는 행위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니 말이다. 물론 국민들 각자의 삶이 바쁘기 때문에 모든 정치인의 공약들을 알기도 힘들고, 자신이 사는 해당 지역의 문제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알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비교적 작은 단위의 의원들의 경우 공약들을 알리기보다 해당 정당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정당의 신뢰도에 묻어가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뽑은 의원들이 우리의 이익과 사회의 공익을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4년에 한 번, 5년에 한 번인 투표들에 있어서 한 번쯤 자신이 누구를 왜 뽑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고심하여 뽑은 만큼 칭찬하고 비판할 권리가 생기니 말이다. 우리의 선대들이 권리를 얻기 위해서 한 희생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의 표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제대로 행사를 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더 정치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일은 더 없어야 하니 말이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