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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Jun 30. 2018

어서와 언어청각학부는 처음이지?

 언어청각학부란? 언어병리학과 청각학의 기초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학부입니다. 1학년 때 두 학문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나서 2학년이 되면 둘 중 하나의 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즉, 언어청각학부 = 언어병리학+ 청각학입니다.


그럼 언어청각학부에서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언어병리학은 전생에 걸쳐 경험할 수 있는 말·언어 장애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영아기부터 노인기까지 겪을 수 있는 아동 언어장애와 신경 말·언어장애, 조음 음운 장애, 음성장애, 유창성 장애, 지적 장애 또는 자폐 범주성장애, 청각장애를 동반한 말·언어장애의 원인과 특성을 연구하고 이를 평가 및 재활하는 과정을 공부합니다.


 청각학은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 출현율 3위인 청각장애와 관련된 학문입니다. 신생 학문이지만 응용학문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청능 평가, 청능훈련, 청능재활에 대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공부합니다. 


 학부 때 의사소통장애 개론과, 청각학개론, 언어 기관해부생리, 청각기관 해부생리까지 4과목을 1,2학기에 걸쳐서 전반적으로 배우며 의사소통장애 개론을 통해 5대 언어장애에 대한 기초를 배우게 되고 청각학개론을 통해서는 청각학의 역사와 같은 기초 청각학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말과 언어 기관 해부생리와 청각기관 해부생리 과목을 통해 언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각이 되는지 우리 몸에 있는 주요한 기관들의 해부와 생리에 대해 배우며 귀와 중추 청각기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중점으로 배우게 됩니다. 

4과목을 공부한 사진입니다.

 저는 현재 언어병리학을 전공이며 언어병리학은 언어치료학과 같은 맥락입니다. 언어병리학을 전공하고 자격증 취득 조건이 되면 언어치료사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언어치료사(S.L.P= Speech-language pathologist)는 언어장애 전반에 거쳐 진단하고 언어장애를 극복하도록 교육과 훈련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입니다. 여기서 언어치료의 의미는 의료분야에서 약이나 물리적인 도구들을 이용해 질병 상태를 더 좋게 하거나 완전히 없애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닌 언어 행동을 보다 긍정적이게 변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의사소통하며 살아가는데 의사소통이란 정보 교환의 과정이며 상대방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과 언어가 이에 속하며 제스처나 발성 혹은 표정까지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언어치료사는 의사소통장애 전문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언어치료사는 종합병원 및 개인병원(신경과, 정신과, 이비인후과, 재활학과 등), 어린이집 및 학교, 복지관, 사설 치료실, 각종 발달연구소로 취업하게 됩니다. 언어치료사와 관련된 콘텐츠에는 방송 2016 내일을 Job 아라 - 언어치료사 편과 영화인 킹스 스피치가 있는데 참고하시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청능사(Audiologist)는 청각장애인들의 재활과 훈련을 담당하며 주로 청각능력 및 평형기능과 관련된 검사, 청각기기의 적합 관리를 시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청각학을 전공하게 되고 자격증 조건에 적합하게 되면 청능사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청각학의 전문분야에는 음향학과 전기공학, 기계공학, 세포분자학, 유전학, 약리학을 바탕으로 한 기초 청각학과 청각과 평형에 대한 진단평가와 청각재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임상청각학 혹은 의학청각학 그리고 보청기와 특수보청기의 적합부터 청각재활 프로그램이나 청능훈련에 이르는 재활청각학과 아동의 청각 특성에 초점을 맞춘 아동청각학, 노인들의 청각 특성에 초점을 맞춘 노인청각학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산업청각학과 교육청각학이 있으며 청각학과 관련된 분야로는 언어병리학, 이비인후과학, 음향학, 전자공학, 생리학, 심리학, 기계공학 등이 있습니다. 청능사는 개인 및 종합병원, 국내외 보청기 관련 회사 및 센터, 청각장애학교, 관련된 복지관 등이며 독립적으로 개인 난청센터를 개업할 수 있습니다. 청각학 콘텐츠 중 인공와우와 관련된 영상인 EBS 명의를 한번쯤 보길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 언어치료학과 청각학과가 개설된 학교(4년제 기준)에는 한림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산가톨릭대학교가 있으며 언어치료학과가 개설되어있는 학교는 나사렛대학교와 대구대학교 그리고 조선대학교 등이 있습니다. 끝으로 제가 학부를 다니면서 많이 받았었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과 제 학부에 대한 저의 생각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Q: 언어청각학부는 자연과학대학에 속해있는데 문과학생들은 지원을 못하나요?

A: 지원할 수 있습니다. 문과와 이과 둘 다 상관 없으며 언어병리학과 청각학 전공은 융합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학과 뇌 과학, 생명과학분야와 물리학, 심리학 분야와 같은 여러 학문들의 교집합이기 때문이다. 


Q: 언어치료사와 청능사 둘 다 취업이 잘 된다고 들었어요. 맞나요?

A: 이 질문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취업이 완벽히 보장되어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 글에서 대답하고자 한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집 근처에 있었던 노인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생신 축하파티를 준비하면서 그분들의 말동무가 되어드렸던 경험이 있었다. 그 때 그분들의 언어장애와 청각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혼동이 있었고 그 후 나는 의사소통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언어청각학부에 지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분들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으며 알아보다 보니 언어치료사와 청능사라는 직업이 취업에 대한 평판이 좋다는 이야기에 지원했던 이유도 없지 않아 있었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겠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학과에 취업만 보고 들어온다면 아니 이 학문을 공부하는 이유가 단순히 취업이 목적이라면 후회할 것이다. 내가 약 2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두 직업과 학문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장 큰 것 같고 단순히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애에 관해서도 본인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다. 장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이 직업은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사람이자 동시에 치료사로서 대상자의 상태와 수준을 파악하고 고려해 맞춤형 치료를 해줘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책임감이 따르는 직업이다. ‘목표를 향해 가지만 방향이 달라 잠시 헤매더라도 향해 가는 목표가 확실하면 어떻게든 도착하게 된다’고 말씀하신 어떤 교수님의 말처럼 언어치료사는 대상자에게 등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그렇다. 바다에서 길을 헤맨 배가 등대를 보고 목적지에 도달하듯,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치료함으로써 대상자가 더 나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이끌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내심과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언어치료 말고도 청능재활에 있어서도 한번 받아서는 대상자의 상태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겠지만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대상자의 상태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인내심을 가지지 않고 조급해하면 할수록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소한 것에 감사하지 않고 큰 변화에만 기대를 한 채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면 치료사, 대상자 그리고 대상자의 가족들까지도 실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만약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상자와 함께 언어치료에 임했을 때 나중에 대상자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면 눈 녹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 아직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상상만으로도 정말 기쁠 것 같다. 또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대상자들마다 언어 장애의 유형이 다 제각기 다르고 수준과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학과를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청능사는 어떨까? 청능사도 난청과 같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직업이다. 그리고 환자에게 알맞은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선택하고 정하는 일을 한다. 청능사는 주로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 직업 역시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필요하다.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보통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가족과의 대화가 힘들어서’ 다. 그들의 상황을 한 번쯤 생각해보고 진실성 있게 그들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이렇게 두 분야가 사람을 많이 만나고 부딪히는 직업이다 보니 분명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어려움들을 이겨내 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어디를 가서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처음부터 순탄한 길은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는데 순탄치 않더라도 나는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누군가 두 학문에 대해 관심이 있어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말해 주고 싶은 게 있다. 일단 다른 학과도 전공 공부가 어렵겠지만 이 학문도 정말 만만치 않다. 언어병리학과 청각학 둘 다 실습이 필수다. 그리고 청각학의 경우는 영어가 정말 필수인 학문이다. 정말 각오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쯤 고민해보고 답을 내려보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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