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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Jul 23. 2017

해리포터로 사회 읽기

※ 편집자 주: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해리포터라는 작품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해리포터는 1997년 처음 출간되어 67개 언어로 번역되며 4억 5천만 부 이상 판매된 21세기 최고의 판타지 시리즈다. 이 작품은 기존 판타지 소설의 기대 독자인 아동, 청소년층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까지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는 해리포터가 기존 ‘판타지 장르’의 특징과 ‘영웅 서사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큰 틀만 보면 마법사 세상을 배경으로 영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선과 악의 대립을 다룬 다소 흔하고 간단한 구조로 쓰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수많은 ‘판타지 소설’이나 ‘영웅 서사구조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 사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이와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해리포터는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을 풀어 설명하면 현실에 판타지적 요소를 잘 녹여냈다는 것이다. 실제 지명과 역사적 사실들에 작가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은 유치하지 않고, 더 깊게 들어가서 ‘현실사회와의 유사성’이 있다. 단순한 현실의 물질적인 것을 가지고 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데올로기적인 측면까지 패러디한다.



작품을 이렇듯 사회적인 측면으로 보면 기득권(마법사들)과 약자(머글·비 마법사 등)의 갈등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작품에서 마법이라는 것이 일종의 기득권층이 독점하는 사회적 자본으로써 사용된다. 이것을 소유하고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마법사 비 마법사로 갈린다.


해리포터를 위시한 불사조 기사단 등, 선한 마법사집단은 마법 사용에 따라 사람을 규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마법은 개인을 구성하는 일부 요소일 뿐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그들은 마법사와 머글(비마법사)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에 반해 ‘죽음을 먹는 자들’이라는 집단은 차별을 지향한다. 심지어 머글출신의 부모에게서 마법사 자녀가 나오는 경우도 잡종이라 하며 받아드리기를 거부한다. 사회적 약자가 ‘마법’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조차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과거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던 시절 백인들이 유색 인종의 교육을 막았던 ‘아파르트헤이트’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마법=교육이라고 보았을 때 유색인종은 교육을 받지 못했고 만약 지식을 가지고 있는 유색인종이 나타나더라도 인종차별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작품에서 예시를 들면 머글부모를 가진 마법사인 헤르미온느가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잡종’이라는 비하를 당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들 수 있다. 여성 인권이 많이 상향되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직 남녀임금 격차가 있고 유리천장도 존재한다. 당찬 머글 출신 마법사인 헤르미온느가 이런 작품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해리포터 영화의 헤르미온느 역할의 엠마 왓슨이 유엔 성 평등 대사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라는 점도 흥미롭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머글, 즉 비 마법사에 대한 차별은 정상적인 마법사 정부가 있을 때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집요정으로 대표되는 타 종족에 대한 차별은 법적인 제재도 불가능하다. 이는 인종차별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지만, 법적인 규제를 하고 있다는 점과 동성애 등 다른 종류의 차별에 대해서는 아직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르미온느는 집요정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집요정 해방 전선(S.P.E.U)이라는 단체를 조직한다. 이런 움직임은 사회, 인권운동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진보적인 단체들이 가지는 문제점도 잘 보여주었다. 모든 집요정이 해방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는 집요정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인 방법으로 해방하려고 했던 행동은 문제가 있었다.


집요정 해방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이 해방되어야겠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결국, 그녀의 그런 행동은(집요정들은 주인에게 옷을 선물 받으면 해방된다. 이런 점을 이용해 헤르미온느는 기숙사 곳곳에 옷을 숨겨두었다)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집요정들이 해방되기 싫어서 기숙사를 더는 청소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또한 작품의 ‘죽음을 먹는 자들’은 파시스트의 양상을 보인다. 파시스트가 가지고 있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마법사 혈통주의로, 국수주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마법사 세계의 부흥(볼드모트의 부활)을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드러난다. 이것은 현실의 과격 테러집단과 연간 지어 서술할 수 있다. 작품에 나오는 속칭 ‘죽음을 먹는 자들’은 머글이 마법사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들을 학살하고 파괴한다는 점에서 과거 나치를 연상시킨다.


나치가 유대인을 혐오한 것과 같이 머글에 대한 분노로 집단의 결속을 유지한다. 또한, 히틀러가 자신의 혈통이 유대인이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을 혐오했던 것과 같이, ‘죽음을 먹는 자들’의 수장인 볼드모트 또한 자신의 아버지가 머글임에도 불구하고 머글을 혐오한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는 권선징악의 구조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볼드모트의 죽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볼드모트의 ‘죽음의 먹는 자들’은 착한 마법사의 손에 하나둘 제압되는 상황에서 볼드모트는 자신의 지팡이에서 나온 마법에 의해 죽게 된다. 이는 연합군에게 패색이 짙자 자살한 히틀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문학에는 언제나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아직 인종차별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지역, 성별 간 대립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포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약 어떤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 아닌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잘 살펴보면 된단다.

- 시리우스 블랙,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中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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