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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Nov 20. 2018

드라마로 힐링하는 연말 보내기

: 수능이 끝난 후 여유를 만끽하며 편하게 감상하기 좋은 드라마 추천


  필자가 수험생이었을 때 입시기간 동안 수능이 끝나면 무엇을 할지 미리 목록을 기다랗게 써놓고 그날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입시가 끝난 후 자유가 찾아오자 뭐를 하고 싶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그저 귀찮기만 했다. 공부만 하다 다른 활동을 하려다 보니 익숙지 않은 입시의 특이한 부작용 같기도 하였다.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불속에서 무엇을 하면서 보낼지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관적 기준으로 엄선한 세 가지 드라마를 추천하고자 한다. 


‘디어마이프렌즈’, 나이 많은 청춘들의 삶


  ‘디어마이프렌즈’는 노희경 작가의 2016년 작품이다. 현재 고3 학생들이 고1일 때 TV에서 방영한 드라마이다. 그래서 본 학생들도 분명히 있을 것 같지만 필자는 수능이 끝난 후 이 드라마를 두 번 정주행 하였고 그만큼 인상 깊게 남아 칼럼에도 담고 싶었다.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과는 조금 다르게 ‘황혼 청춘’들의 인생을 보여주고 있다. 젊음만 청춘이 아닌 것을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다. 다양한 노인들이 등장하고 각자 다양한 서사가 존재한다. 드라마는 극 중 ‘난희’의 딸인 ‘박완’을 서술자로 삼아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보여주는데 완이 그들을 ‘꼰대’라고 칭하며 이야기하지만 매회마다 눈물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장 생각나는 이야기는 ‘희재’와 ‘정아’의 우정과 삶이다. 둘은 극 중 동갑내기로 삶의 모진 풍파를 함께 견뎌왔다. 하지만 희재가 치매에 걸리게 되고 정아를 비롯한 막내아들과 주변 친구들이 함께 있어준다. 어느 날 갑자기 희재가 사라지게 되고 정아는 어느 숲에서 희재를 발견한다. 희재는 치매 때문에 아주 오래전 자신의 첫아들이 죽은 이야기를 하며 정아에게 울분을 토한다. 이 장면은 숲에서의 연출과 희재 역을 맡은 김혜자 배우의 명연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아들 잃은 슬픔이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큰 아픔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보여주는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삶이 힘들고 고되다 할지라도 서로를 의지하고 웃으며 살아가는 이 청춘들을 보면서 나 또한 훗날 나이가 들어 나의 가족들, 친구들과 즐겁고 유쾌한 노년의 삶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다.


‘괜찮아 사랑이야’, 사람은 사람으로 상처를 치유한다.


  이 드라마 또한 노희경 작가의 2014년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필자가 고1 때 방영을 하였고 그 당시 드라마를 본방사수하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하다 자습실에서 조금씩 일찍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완결까지 모두 챙겨볼 수는 없었고 띄엄띄엄 봤던지라 수능이 끝나자마자 다시 돌려보았다. 그리고 2018년 현재까지 약 5번 정도 반복해서 보았고 사실상 인생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무려 16부작인 드라마를 5번이나 볼 정도면 얼마나 마음속에 강하게 꽂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유명 작가인 ‘장재열’과 정신과 의사 ‘지해수’ 이 두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극 중 지해수와 장재열은 한 토크쇼의 게스트로 함께 참가하여 서로를 알게 되고 장재열이 지해수가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로 이사를 오면서 관계가 발전한다. 드라마는 중간중간 정신과 의사인 지해수와 그녀의 동료들을 통해 다양한 환자의 이야기와 그들의 극복과정을 담고 있다. 

  극의 핵심서사인 장재열의 이야기 또한 환자의 이야기이고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도움을 준다. 그는 어릴 적 의부의 폭행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겨 욕조에서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 그리고 의부의 죽음으로 인해 형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오랫동안 갇히게 된 후 죄책감 때문에 조현병에 걸리고 ‘강우’라는 환시를 만들어낸다. 지해수는 그와 연인이 되고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그의 치료를 돕고자 한다. 

  이 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는 사람이 사람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면밀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고, 다들 밝고 행복해 보여도 실은 그렇지 않다.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가 마음을 갉아먹고 힘들게 할 때 그것을 버티고 이겨낼 힘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 주는 사랑이라고 느꼈다. 극 중 인물들은 모두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서로 보듬어가며 완전히 아물지는 않더라도 옅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또한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틀을 깨버릴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극 중 매우 인상 깊은 대사가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이런 말들이라고. 그냥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건데 그래서 안쓰러운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 건데”


  이 대사처럼 모두가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살고 마무리할 수는 없다. 모두가 처음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의지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결국 삶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나도 좋아하는 드라마여서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아직 보지 않았더라면 꼭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비밀의 숲’, 정의를 위한 일은 과연 무엇인가


  비밀의 숲은 2017년 방영한 작품이다. 위의 드라마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범죄 수사극이다. 드라마가 방영하고 있던 당시에는 보지 않았는데 특별한 계기로 접하게 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이 드라마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서부지검이 현재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면에서 학교가 등장해서 더 인상 깊게 보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인간적인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의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드라마는 16부작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 번에 몰아본 것은 너무나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본방송으로 보았다면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잠을 못 이루었을 것 같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흡입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했다. 작품의 내용은 매우 치밀하게 짜여 있고 여러 사건들이 얽혀 있어 칼럼에서 설명하기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다. 이는 다른 범죄 수사극들이 주로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과는 사뭇 다른 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매력적인 주연 배우들과 더불어 조연배우들의 활약도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복수를 실현하기 위해 실체를 숨기는 인물과 기회주의적 성향이 다분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인물, 그리고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인물 등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나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시목과 여진을 보면서 무엇이 그들의 원동력이 되는지 궁금했다. 내가 만약 같은 상황이었더라면 선뜻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 행동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위해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이 드라마지만 멋지다고 느껴졌다. 


  이맘때 한창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보았던 것 같다. 입시결과와 상관없이 연말에 찾아온 자유는 충분히 누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위의 드라마들 중 이미 본 드라마들도 존재할 것이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입시 기간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들도 있고 마니아층이 꽤나 탄탄한 드라마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드라마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새로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 싶었다. 그동안 수고한 수험생들, 집에서 편히 발 뻗고 드라마를 보며 힐링타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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