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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Oct 12. 2017

'재수'에 대한 모든 것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은 점점 더 커진다. 수능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머릿속에는 수능 이후 할 일들이 떠오른다. 수능 끝나고 뭐 하고 놀지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수능 끝나고 갈 재수학원에 대해 생각해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독서실에 앉아 집에서 가까운 재수학원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학원마다 가격을 비교해보며 가장 저렴한 곳을 찜해두기도 한다.


1년 동안 재수를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나는 재수를 찬성하지도 반대 하지도 않는다. ‘재수’는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우리에게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진다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회만 활용을 잘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이 1년이라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짧고도 긴 시간이기 때문에 1년 동안 집중력과 의지력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실제로 실패 사례도 수없이 많다.


출처: 강남청솔학원


우선 재수학원의 특징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재수 종합 학원


내가 선택한 재수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 과목들이 전체적으로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재수 종합 학원을 선택하고 1월 초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재수 종합 학원은 학교처럼 오전 여덟시부터 오후 네시까지, 보통 6교시-7교시 정도 수업을 한다. 대신 고등학교에서는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면, 종합학원에서는 모든 수업이 오로지 수능을 위해 이루어진다. 국어, 영어, 수학, 탐구과목 두 가지, 한국사, 그리고 추가로 논술까지 수업 한다. 수업이 끝난 후부터 오후 열 시까지는 학교의 야간자율학습처럼 자율학습시간이 있다. 이때 그날 배운 것을 복습 및 예습하고, 숙제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하거나 문제를 풀기도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수업이 없으므로 학원에 나와 취약한 부분을 보충한다. 오후 열 시까지 학원에 있으므로 선생님이나 조교한테 언제든 질문을 할 수 있다.


재수 종합학원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우선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 학원마다 차이가 크긴 하지만 이름있는 데는 거의 비싸다. 수업료에 급식비, 사설 모의고사비, 등을 모두 합친다면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 두번째로는 정신력이 흔들릴 수 있다. 재수 종합학원 같은 경우 한 반에 적으면 30명, 많으면 5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이들과 며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목을 쌓게 된다. 친구가 생기다 보면 쉬는 시간이나 자습시간, 혹은 수업시간에 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남녀 사이의 관계가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학원에서 남녀 둘이 이성 교제한 사실이 들통나 퇴학 조치를 받은 사례가 여러 번 있다. 




[2] 기숙 학원


기숙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학원이 수도권 근교에 위치하거나 지방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주로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로지 학습과 생활을 하는 곳이다. 인터넷이 차단되어 있고 전자기기 또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로지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외출 또한 한 달에 한 번 밖에 하지 못한다. 기숙학원에서는 아침 일찍(주로 여섯 시)에 기상해 담임선생님과 조회를 한 후 단어시험을 보고 영어듣기를 한 후 아홉시부터 본 수업이 시작된다. 기숙학원 역시 종합학원과 마찬가지로 세시 넘어서까지 본 수업이 진행되고, 자기 직전까지 자율학습이 이루어진다. 자율학습 시간에 특강을 신청한 학생들은 특강을 따로 들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숙학원의 환경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 전자기기, 등과 격리된 생활을 적응하지 못하고 견디지 못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성적이 올라가기는 커녕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이를 견뎌내서 학원의 커리큘럼에 따라 잘 생활을 한다면 성적을 올리는 건 문제없다고 한다. ‘기숙학원에 다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면 그것은 공부하지 않은 것이다’ 라고 작년 기숙학원을 다닌 친구가 말했다. 기숙학원의 단점은 매우 비싸다는 것이다. 숙식을 모두 제공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싼 만큼 기숙학원에서의 생활은 성적을 올리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많이들 선호한다고 한다.


출처: 한샘여학생기숙학원



[3] 독학 재수


독학 재수는 독서실에서 스스로 할 수 있고, 독학 재수학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할 수도 있다. 종합 학원이나 기숙사 학원보다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독학 재수학원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독서실을 다닐 경우 독서실 비용만 들고 독학 재수학원 또한 다른 학원들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많이 들지 않는다. 독학 재수는 종일 스스로 취약한 부분만을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다. 가끔 단과로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인터넷 강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따로 정해진 수업 시간은 없으므로 자율학습 시간이 매우 충분하다.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한다면 의지력이 매우 강력한 학생들이 아니면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 시간이 많으므로 집중력이 조금만 흐트러지거나 다른 마음을 품게 되면 일탈 행위가 쉽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수를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싶다.


재수는 마라톤과 같다.

혹시 마라톤을 해봤는지 모르겠다. 10km 마라톤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 출발점에 서서 출발만을 기다릴 때는 의욕이 앞선다. 내가 이 사람들을 제치고 가장 앞에서 달릴 수 있을 것만 같고 걷지 않고 계속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출발하고 처음 10분, 20분 동안은 여유가 넘친다. 아직까지는 견딜 만 하기 때문이다. 3km 지점을 지났을 때쯤이면 서서히 지쳐간다. 슬슬 걷기도 하고 잠깐 멈춰 서서 숨을 고르기도 한다. 나중에 5km 지점을 돌고 나면 ‘내가 이걸 왜 했지’ 싶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어진다.


재수도 마찬가지다. 웬만한 의지력이 아니고선 목표 대학을 가기란 쉽지 않다. 성적을 올리기보다는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그러니 재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신중히 했으면 한다. 또한, 만약 재수를 이미 결심했다면 재수가 마라톤과 같다는 생각을 절대 잃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으면 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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