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준은 무엇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가장 먼저 뇌리에
박히는 것은 ‘대학교의 수준’ 이긴 할 것이다.
학벌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이제 한 물 갔다고 해도, ‘OO대학교에 다닙니다’ 라고 듣는 순간 자동적으로 그 학교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따지게 되는 것까지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 전공이 뭐야?
하지만, 이 대학교의 위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단연코 그 사람의 ‘전공’ 일 것이다. 때때로 ‘어느 과에 다니느냐’ 에 따라 그 사람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결정되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고정 관념도 점차적으로 탈피해야 한다). 공대를 다니는 남자라고 하면, 뭔가 체크무늬 셔츠를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든가, 경영학과를 다닌다고 하면 뭔가 더 지적여 보인다든가, 예체능 대학을 나오면 굉장히 잘 꾸밀 것 같다든가 하는 이미지 말이다. 오래 전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과라면, 이런 ‘고정관념 이미지’는 더욱 심하게 굳혀져 있기도 하다.
그만큼 어떤 한 사람의 ‘전공’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는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물론, 그 자신에게도 ‘전공’이라는 것은 단순히 ‘내가 잘 하는 것’ 그 이상이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자신의 전공을 굳이 살리지 않고도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먼저 자신의 전공에 맞추어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는 신방과에 재학 중이다. 신방과를 다닌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런 소리를 한다. “그럼 꿈이 PD나 기자였겠구나?”라고. 신방과를 재학중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에 대해서 ‘너무 직업을 제한적으로 두는 거 아냐?’라고 발끈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또 내가 만약 이 과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신문방송학과. 뭔가 나영석이나 김태호와 같은 사람들을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과가 아닌가. 물론, 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나의 대답은 No이다. 완전히 PD나 기자가 꿈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아직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No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이유인 것 같다. 또, ‘기자나 PD’로만 직업을 말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세부 직업분야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처음부터, 학창시절 초반부터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야지’ 생각하고 공부한 건 아니었다. 처음부터 목표가 신문방송학과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 과에 지원하기로 완전히 마음먹은 것은 고3 중반부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과에 대해서 수많은 방황을 해왔던 것 같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고 글 쓰는 것에 관심이 많고 또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문과를 지원하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심리에 관한 것에 갑자기 관심이 많아져 심리학과를 지원하려고 마음먹기도 했다. 또, 언젠가부터 영상 편집이나 연출에 관심이 많아져서 신방과에 지원하려고 하기도 했다.
이렇게 전공에 대해,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다가 완전히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힐 수 있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대학 원서에 관련하여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중, 내가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고민하자, 선생님은 나에게 질문을 한 가지 던졌다.
“네가 지금 당장 딱 생각나는 게 뭐야? 머나먼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 말이야.”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여주셨다. “어차피 네가 지금 뭘 고민하든, 미래에 또 똑같은 고민을 할거야. 지금 네가 가장 원하는 단어 한가지를 떠올려봐”. 이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과. 그 과를 바로 적어 원서를 접수했고, 결국 성공적으로 그 과에 오게 되었다.
내 미래에 대해서 수없이 고민하던 중에 ‘미래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될 거야’라는 말이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전공을 선택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이 나의 미래, 그리고 현실적인 직업이었다.
한 과를 가고 싶다가도, 미래가 별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고, 또 다른 과에 들어가고
싶다가도 내가 순간적인 흥미 때문에 미래에 후회하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 과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모든 과는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전공 선택을 고려할 때는 무조건 장점만 볼 수도, 단점만 볼 수도 없다. 장점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단점이 생각보다 너무 크게 보여 망설이게 되기도 하고, 단점만 생각하다가도 또 그 과의 너무나 매력적인 장점이 두드러지게 보이게 될 때도 있다. 이런 고민은, 단순히 원서를 접수할 때만 발생하지 않는다.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같은 문제들로 고민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당신이 어느 과를 선택했든,
그 과에 들어가는 순간 당신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것도 정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머나 먼 미래 때문에 당장의 즐거움을 놓치는 것은 너무나도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동안 너무나 고통 받지 않았는가.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달라질거야!’라는 말을 머릿속에 새기며 끊임 없이 순간순간의 즐거움을 버려야했던 기억들. 전공을 선택할 때에는, 이런 미련들을 버리고 과감하게 자신의 뜻에 따라 선택해 보는 것이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가서 또 같은 고민을 할거라면, 지금 당장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과감하게 써내려가는 게 최선 아닐까?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