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이었다.
그림을 그리며 우리들은 신이 났다.
잘 그린 그림은 교실 뒤 게시판에다 붙여 놓는다는 선생님 말씀에
우리들은 싱글벙글 그림을 그렸다.
미술 시간이 있던 다음 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들마다 자두 알만큼 눈이 커졌다.
교실 뒤에 붙여 놓은 그림 때문이었다.
63장의 그림들이 담쟁이덩굴처럼
교실 뒷벽 전체를 가득가득 덮고 있었다.
그림과 그림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벽을 오르고 있었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파른 벽을 오르고 있었다.
잘 그린 그림이든, 못 그린 그림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손을 잡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하셨다.
...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박수 받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박수 치는 사람이다.
ㅡ이철환의 <반성문>(랜덤하우스코리아) 중에서
'내 글이 옳은 것인가?'를 따지기 전에 '내 글이 통할까?'를 생각하자.
말과 글을 생물로 대하자. '다른 사람과, 이 말과 글로서 통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쓰자. 규정과 명제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책_명로진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