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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Mar 03. 2022

아무래도 오늘은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왜냐하면 일간이슬아 수필집을 읽고 있기 때문이죠

언제나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는 나를 설레게 하고 잠시나마 책태기가 온 줄 알았지만 일간이슬아수필집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책태기의 책을 꺼낸 내 입을 나무라고 싶어졌다. 이슬아 작가님의 존재를 알게 된 건 2018년 가을 즈음이다. 제주에서였고 누군가의 차를 타고 제주 달리 책방에 갔었다. 책방은 넓고 아늑하며 따뜻했다. 그와 함께 책방을 구경하다 서점 사장님과 이야길 나눴고 사장님은 이 분 요즘 핫해요!라고 하면서 이슬아 작가님의 책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를 추천해주셨다. 책은 빨갛고 그림체가 무진장 귀여웠다. 그리고 사장님은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라는 책도 보라고 권해주셨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정말로정말로진짜로진짜로 재밌었다. 후에 제주도 어떤 책방에서 책을 읽다가 옆 테이블 사람들이 대화 나누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고 그 가게에서 사람을 구하는 중이라고 했고 난 이직을 준비 중이었고 그렇게 면접도 없이 그 가게로 일을 하게 됐다. 그 가게 사장님께 일간 이슬아를 사서 선물해드리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 이후로 이슬아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며칠 전 생일날 친구에게 일간이슬아 수필집을 선물 받았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고 상념에 빠져있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태기가 온 것 같다며 읽기가 싫었다. 글도 써야 하는데 완벽병에 걸려 글을 어디에다 써. 어떤 글을 써. 난 못쓰고 말 거야.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그러다가 책꽂이에 꽂혀있는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발견했고 읽고 있다.



이때 강연자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어떤 청중이 듣고 있느냐에 따라 강연이 다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슬아는 청중과 함께 흔들리는 강연을 선호한다. 질의응답 시간을 길게 갖는다는 뜻이다. 일방적인 이야기는 한 시간 내로 마치고 질의응답에 삼십 분 이상 할애한다. 사람 많은 곳에서 손들고 질문하는 것을 꺼리는 한국인의 특성상 대부분의 강연에서 질의응답은 썰렁하게 끝나기 일쑤지만 그의 강연은 그렇지 않다. 객석 사이로 마이크가 활발히 돌며 수많은 질문과 사연이 무대로 모인다. 모든 청중이 슬아 만큼이나 유구한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며 누구든 진정으로 듣는 상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슬아의 역할은 훌륭한 스피커보다 훌륭한 모더레이터에 가까워진다. 청중 중 대다수가 한 번씩 주인공이 되고 집에 돌아간다. 그들이 던진 질문에 슬아는 아는 만큼 성심성의껏 대답한다. 필요할 경우 청중에게 되묻고 지혜를 나누기도 한다. 슬아는 그들을 잠재적인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다. 훗날 그들 중 일부는 정말로 동료 작가가 된다. 슬아 역시 좋아하는 작가의 강연을 열심히 들으러 다니는 청중 중 하나였다. 
(-)
(다음 화에 계속)
 『가녀장이 말했다』
That’s what she said
6화

2022.02.21.
 일간 이슬아
日刊 李瑟娥
#일간이슬아 중에서

이슬아작가님은 현재 일간이슬아 가녀장이 말했다 시리즈를 연재중이다.



계속해서 읽고 쓰자.

멋진 글쟁이가 되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끝은,

달리책방에 데려가줬던 그 이슬아작가님의 존재를 알게해준 달리서점 사장님 그리고 글을 쓸 영감을 준 이슬아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다시 읽어보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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