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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May 22. 2024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2024 제 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갑진녀 푸른달 스무하루

기다리다는 건 무언가 내 앞에 당도할 때까지 버티는 것.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유지하는 것. 나는 나조차도 뭔지 모르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다림이라는 걸 하고 있다는 데서 안도한다. 걱정을 내리누르는 적당한 어둠. 좋다. 영원히 헤매도 괜찮을 만큼. 그런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서 졸음 그 자체를 누렸다.

최미래




졸려해 하고 있었다. 요즘 자주 연락하는 몇몇 이들에게 졸리다고 카톡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졸림이 지속이 될 것 같아 책을 사러 다녀 왔다. 책을 읽었다.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졸음 그 자체를 누린다니! 여태껏 생각해보지 못한 발상이다. 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합평문을 써야해서 읽은 것인데, 그런거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읽었다.


일곱시에 일어났다. 저번에 친구가 우리 동네로 와준 게 생각나서 오늘은 내가 친구네 사무실 근처 카페로 간다고 그랬다. 친구는 그냥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친구 사무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 친구에게 브런치에 썼던 몇 몇개의 내용들을 공유했다. 공감해주니 마음이 편안했다.


친구가 저녁 뭐 먹고 싶은지 물어봤다. 지금은 배가 안고파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지금 내 기분은 멜랑꼴리하다. 내일은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할지 걱정이다. 집에서 나오기만 하면 괜찮은데 집에서 나오기 까지가 힘들다. 갖가지 걱정들이 행동을 가로 막는다. 그래도 오늘도 밖으로 나왔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에세이를 쓰기 어려운 이유는 내가 처한 문제들이 엄청 많고 복잡한데 그걸 쓸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걸 소설로 쓰고 싶은 마음인거다. 하지만 처음엔 내 얘기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하니 또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든 선생님이 하란대로 해보자. 선생님이 하란대로 해보고 성에 안차면 뭐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야지.


그리고 이 글도 바로 올리지 말고 저장해두었다가 수정해서 올려야지.

(해놓고 안 올렸어서 지금 올립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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