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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은 죽음 Mar 03. 2024

글방모임을 시작하려는 이유

소란한 글방에서 함께 글쓰기 

하루가 흐르고 한 달은 거침없으며 그렇게 일 년, 이년...  내가 가진 한번뿐인 시간이 흘러갑니다. 

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기에 돌이켜보면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흔적도 말끔히 지워진 듯 하기에 가슴이 아릿할 때가 많았지요. 


시간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무얼까요? 

한때는 그것이 사진이나 영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나간 사진을 보며 '맞아, 여기에 이런 곳을 갔었어. 거기에서 나는 이런 표정으로 이런 것을 했구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뭔가 아쉬웠습니다. 기억저편의 삶의 찰나를 잡아채올 수는 있지만 그때 내가 했을법한 생각과 마음은 사진으로는 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찾은 방법은 글입니다. 

프란츠 카프카는 일상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천재적인 문학가라 칭송받는 그의 일상은 나의 일상과 사뭇 다른 어떤 것이겠지만 조금 상상해 보면 그 역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와서 식구들이 모두 잠에 들 때면 그제야 자신의 글을 쓰며 일상의 조각 한 편씩을 모았을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그러니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와 그의 행위는 조금은 닮아있다고 안위해 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되어가는 듯합니다. 매일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간혹 글을 썼기에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글을 쓰고 싶어. 글을 써야해 라는 마음은 갖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은 없지만 제 마음은 글쟁이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살다가 문득 아차! 이건 글로 써야 해. 

지금 내 마음이 이렇구나. 

어, 아까 내가 쓰려던 게 뭐였지? 

꺼내어주지 못한 수정체들이 내 안에서 두 팔 벌려 요동치듯

나는 어미새의 간절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안하다. 꺼내주지 못해서.

살려주지 못해서.

너를 잊어서. 


계속 불편한 마음으로 소화하지 못한 삶을 살면 안 되겠다고 여겨 과감히 브런치작가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글방모임을 열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잖아요. 

함께 하는 힘을 믿어보려고 나약한 의지를 붙들어 보려고 작고 작은 글방모임을 해본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랬더니 무려 네 분이나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의 저자 김애리 님은 불금의 술자리를 마다하고 매달 금요일마다 북카페에 모여 글을 쓰고 피드백을 하며 함께 글을 썼다고 합니다. 글쓰기 습관을 잡는데 최고인 100일 글쓰기를 비롯하여 창작의 로망을 실현해 준 소설 쓰기, 글쓰기 내공을 키워주는 서평 쓰기, 영화의 감동을 음미하는 리뷰 쓰기,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요약글쓰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치유하는 에세이 등 다양한 글쓰기 모임을 함께하며 자기 자신을, 꿈을, 삶 전체를 차근차근 점검해 간다고 말했습니다. 


뭐든 새롭게 시작하는 3월에

소란한 글방 모임을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ㅎ어쩌면 나를, 나의 꿈을, 그리고 함께하는 삶이 더 환해지지 않을까요? 


이 세상의 글쓰기를 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함께하는 글쓰기를 하는 이들은 더더욱이요. 

그리고 그 결심을 행동하려 하는 저를, 누구보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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