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나만 실패하는 걸까
두 달에 8kg, 12주에 10kg
마음만 먹으면 나는 살 빼는 것쯤 어렵지 않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이어트 카페며, 인터넷을 뒤져
유명한 연예인들이 했다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목표에는 도달했지만 늘 유지하지 못했다.
PT, 카복시, 나비약, 살 빠지는 도시락, 온라인코칭
냉동실엔 닭가슴살로 늘 비좁았고,
사시사철 계란과 고구마가 떨어질 줄 몰랐다.
혼자서는 유지하지 못하니 늘 돈을 주고 의지를 샀고,
전문가의 계획에 나를 끼워 맞췄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보란 듯이 두 달 만에 8kg을 감량했고,
멋진 바디프로필촬영을 마쳤으며,
이렇게 이끌어준 PT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서 참지 못하고 마카롱 10개를
연거푸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들어간 편의점에서 산 맥주 2캔도 함께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잘 해냈다는 기쁨과 안도 대신 어마어마한 공포감과
수치심, 그리고 공허함이 나를 뒤덮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