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고 싶은데, 하기 싫을 때

저항 심리

by 흔희
1-3.jpg



얼마 전 결혼 후 일을 그만둔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제 일 관둔 지 일 년이 넘어가니 슬슬 좀이 쑤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하고 싶은데, 일하기 싫어


'참 이상한 생각이지?' 하며 웃는 친구와 함께 웃으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고 했죠.

일을 안 하자니 무료하고 심심해서 일을 하고는 싶지만, 막상 또 일을 시작하면 펼쳐질 귀찮음과 스트레스를 알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는 싫다는 겁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사람을 만나기 싫어.'와 유사합니다. 약속이 있는데 취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때가 있죠. 이중적인 마음이 드는 겁니다. 막상 만나면 또 괜찮은데 약속 당일 아침에는 괜히 귀찮은 마음이 듭니다. 약속 장소까지 이동하기도 귀찮고, 마음의 부담도 되는 거죠.



어떤 일에 착수하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란해합니다.

새로운 일을 앞두거나 기존에 이어져 온 관성에 부딪힐 때 그런 일이 일어나죠.

가만히 집에 누워 있을 때는 그런 마음이 안 들다가, 뭔가 일어나서 집안일을 해야 하거나 움직여야할 때도 싫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계속 누워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누워있고만 싶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 보면 쭉 움직이고 싶지 않아지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불현듯 떠오르는 '하기 싫다'는 마음은 저항 심리입니다.


이러한 저항 심리를 이겨내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의지박약이어서 고민하시는 분이나 고치고 싶은 분들, 끈기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제 나름의 비결이죠.






첫째, 그냥 해버리는 것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해버리는 겁니다.

법륜 스님이 말씀하셨던 얘기인데, 무언가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나면 일단 그냥 해버리는 게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하기 싫다는 마음이 올라오기 전에 직접 해버림으로써 올라오는 걸 차단하는 거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생각할 수록 하기 싫은 마음만 강해집니다. 해야 할 이유는 한 가지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늘 수십 가지죠. 그렇기 때문에 깊이 생각이 들어가기 전에 차단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봅시다. 새벽에 눈을 뜨고 일어날지 말지 고민하는 사이, 늦잠 잘 확률이 높아집니다. '일어나기 싫다'만 반복해서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눈을 뜨는 순간 벌떡 일어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거죠.



둘째, 벌금의 힘을 빌리기


첫 번째 방법이 쉽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누구든 벌금이 걸려있으면 더 악착같이 벌금내기 싫어서라도 합니다. 강제적으로 장치를 두는 거죠. 벌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반작용이 일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하게 됩니다. 물론 자기 통제가 된다면 가장 베스트이지만, 그게 쉽지 않으니 억지로 돈을 걸고서라도 장치를 두는 거죠. 보통 수험생들이 하는 기상 스터디와 같이 강제성이 있는 모임에 가입하거나, 어플을 설치해서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좀 받는 것도 좋습니다.

저 역시 의지박약인 편이라 벌금의 힘을 빌렸습니다. 관련 어플을 통해 일단 돈을 걸고 나서, 내가 목표로 한 걸 지키면 그대로 환급받고, 그게 아니면 지키지 못한 횟수만큼 차감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죠. 나와의 약속을 어길시에는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싫어도 하게 됩니다. 내가 나를 못 믿겠다면, 이렇게 강제적으로라도 장치를 만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셋째, 루틴화하기


일상생활에서 루틴화하는 겁니다.

나름의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거죠. 예를 들어 기존의 습관에 엮는 겁니다. 밥 먹고 OO(새로운 행동)하고, 샤워하고 OO(새로운 행동)하는 식으로 엮다 보면 기존의 해왔던 활동을 해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형성하기 쉬워집니다. 일단 습관이 되면 어느 정도 저항이 줄어드는 거죠.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이 기억합니다.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몸이 그 행동을 하기 위해 스탠바이하고 있죠.

습관이란 참 무서워서 일정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해왔던 활동을 그만두기란 참 힘이 듭니다. 직장 생활하던 사람은 휴가 때도 평일 기상시간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지듯, 반복된 패턴을 만들어두면 내가 원치 않아도 이미 모드가 그쪽에 가 있을 확률이 높죠. 그리고 생뚱맞게 그 행동만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는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활동 다음에 붙이면 더 기억하기도 싶고,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처음에 익숙해지기까지가 힘들지, 한 번 익숙해지고 패턴이 생기게 되면 루틴화가 됩니다.






저도 사실 평소 실행력이 약한 편이고, 시작까지 굉장히 굼떠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끈기도 약한 편이구요.

하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고 습관이 되더군요. 일종의 트레이닝처럼,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도 연습하면 길러진다고 봅니다.


독자님들도 혹시 본인 만의 실행력 UP 비결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댓글로 부담 없이 공유 부탁드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코로나19 행복 회로 돌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