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함께 한지 언 9개월... 우리는 계속되는 확진자 뉴스에 둔감해졌습니다.
코로나가 처음 창궐한 올 초만 해도 여름이 되면 끝날 줄 알았지만.. 당분간은 쉽게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까지고 모를 코로나와의 공생을 위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행복 회로를 돌려보기로 했죠.
이미 코로나 블루를 앓고 있는 분들과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환자는 많습니다. 자살하는 분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구요. 주변에서도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냐.' '지친다.' '우울하다.' 등의 말이 난무합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 행복 회로를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저 역시 우울해서 미칠 것 같더군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좋은 점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안 좋은 점은 이미 따로 찾지 않아도 차고 넘치니까요.
첫째, 표정관리 안 해도 됨
특히 직장에서 제일 좋은 점입니다.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지시에 어이없을 때, 조직의 불합리함을 견딜 수 없을 때, 동료와의 마찰로 갈등이 빚어질 때, 표정 관리하기가 한결 쉬워졌습니다. 어차피 눈 아래로는 마스크로 다 가려지기 때문에 어떤 표정인지 관찰하기 쉽지 않습니다. 티 나지 않을 정도로 눈 연기만 잘해주면 되죠.
상대가 뭐라고 하든 '풋'하고 비웃거나 나지막하게 욕을 읊조리면, 왠지 모를 희열이 느껴집니다.
둘째, 무의미한 모임-회식 등-이 줄어듦
실제로 코로나 이후 직장에서 회식이나 각종 워크숍, 야유회 행사 등이 많이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행사들을 정말 싫어하는지라..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회식도 정말 잦았을 뿐 아니라 회식마다 술잔 돌리기가 만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녁 회식을 하더라도 예전보다는 조심을 두는 편입니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팀 식사를 해도, 가급적 빨리 먹고 파하는 분위기가 되었죠. 이런 변화는 반갑습니다.
셋째, 외출할 때 민낯으로 나가도 됨
여성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굉장한 장점입니다. 저는 원래 밖에 나갈 때 거의 메이크업을 하는 편인데, 코로나 이후에는 메이크업하는 빈도수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출퇴근할 때야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에는 거의 맨얼굴로 돌아다니는 편입니다. 그리고 가끔 시간에 쫓길 때는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에만 간단히 하면 되니.. 굉장히 편합니다. 화장품 비용이 절감된다는 건 덤이구요.
넷째, 익명성 보장
마스크를 쓰면 익명성 보장이 됩니다.
밖에 나갈 때도 왠지 군중 속에서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굉장히 편하죠. 때로 다른 사람들 속에 있지만 아무도 나를 의식하지 않았으면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더욱 유용합니다.
특히나 평소에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분들은 더욱 편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다섯째, 위생관념 철저 & 병원 적게 감
어딜 가든 손 씻기, 손소독제, 마스크를 생활화하다 보니 늘 걸리곤 했던 감기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만큼 위생관념이 철저해지구요. 나만 조심하는 게 아니라 상대도 함께 조심하니 더더욱 잔병치레할 확률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감기로 인한 병원뿐 아니라 다른 질병도 웬만하면 병원 가는 것을 꺼리다 보니 실제로 작년 대비 병원 내원 횟수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그냥 두고 보니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치유된 질병도 있구요.
그 외에도..
약속이 줄어들다 보니 지출이 적어진다는 것,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물론 지금,
하루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아직 종식의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백신 개발에도 시일이 걸리는 현 상황에서 내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행복 회로를 돌려보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