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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Jul 07. 2021

브런치 구독자 수 2000명 돌파!

감사합니다



구독자가 2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한 알림에,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재수 끝에 브런치 작가로 승인된 순간

브런치 주소와 필명을 뭐라 지을까 고민하던 순간

첫 구독자와 첫 댓글을 보고 신기하여 마냥 행복하던 순간

이유 없이 글 조회수가 미친 듯이 올라갈 때 두렵던 순간

생각지도 못한 악플이 달려 괴로웠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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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저는 의지박약에 끈기 부족입니다. 뭐하나 진득하게 해낸 경험이 없죠.

무언갈 배워도,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도 한 두 달을 넘긴 적이 별로 없습니다. 처음에는 열정이 넘쳐 부르르 끓어오르다가도 솟았던 열정은 빠르게 식어 어느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죠. 호기심은 많아서 이것저것 벌린 적은 많지만 진득하게 해낸 건 손에 꼽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가 유일하게 일 년 넘게 하고 있는 활동이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인데요. 브런치 개설한 2019년 12월 이후, 꾸준히 포스팅하겠다는 다짐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뭐하나 끈기 있게 해낸 경험이 없기에, 저조차도 뿌듯하고 놀랍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글쓰기를 이어온 이유가 마냥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만두고 싶기도, 귀찮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독자님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늘 들러주시는 분들, 발자국 남겨주시는 분들, 좋아요 눌러주시는 분들. 

 이러한 독자님들의 반응과 피드백이, 계속해서 글을 써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혼자 방에서 습작 원고를 끄적였다면 절대 지금까지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글에 도움을 받았고 감사하다는 댓글을 볼 때면 너무 황송하기도 합니다. 사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제가 더 성장하고 있거든요.






 예전엔 누군가 삶의 낙이 무엇이냐 물으면, '뭐 낙이 있나요.. 그냥 사는 거죠'라고 얘기했다면, 최근엔 '글쓰기'라 대답합니다. 지극히 평범하던 일상에 글쓰기는 취미이자 존재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사실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저는 여전히 집-회사-집-회사의 무료한 생활을 이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씀으로써,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일 기회 또한 생겼습니다. 마치 마음의 방이 하나 더 생긴 느낌이랄까요. 사실 상황은 그대로이나 마음 하나 바꿨을 뿐인데, 회사에서의 힘든 일과 인간관계에서의 답답한 갈등도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되었죠. 


 삶의 태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원래 저는 굉장히 예민하고, 시니컬한 사람이거든요. 무슨 일이 일어나면 부정적인 시나리오 먼저 생각하구요.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좀 더 유연해지고,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진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뾰족한 부분이 다듬어졌달까요. 물론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던지라 아직도 좀 모난 면이 있긴 하지만.. 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예전에는 굉장히 사소한 문제로 고민하고, 며칠을 끙끙 앓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한 일은 그냥 덮어두고 될 대로 되라지.' 하는 배포가 좀 생겼죠. 다시 말하자면 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노력하니 조금은 되더군요.


 사실 저도 부족한지라 어떤 좋은 말을 접하고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글로 적어둔 게 있어서인지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려 한 번 더 생각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덕분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횟수도 줄었죠. 대신 '이건 다음 글감으로 써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자동적으로 긍정적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들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웹진에서 필진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기도 했구요. 비록 제의가 출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면서 꼭 지키려 노력하는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저의 협소한 경험이나 생각을 일반화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세상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니까요. 글을 쓸 때도 무언가 정답이라던지 지시하는 투로 쓰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저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많을뿐더러, 제 솔루션이나 구체적인 행동 방법이 꼭 정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늘 염려되고 조심스럽습니다. 혹시나 그런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시면 다시 다듬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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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평범한 글들을 읽어봐 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글을 쓸 생각이니..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이나 메일로 전달 부탁드릴게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즐겁고 기쁜 나날을 보내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구독해주고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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