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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Sep 13. 2022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의 단상

feat. 조직개편



 

 인사이동은 직원이 희망해서라기보다(고충이 아니고서는), 조직 내 필요성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저 역시, 최근 갑작스러운 조직개편으로 인해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방침에 의거해서 윗선에서 대부분 먼저 결정이 나므로, 해당 직원들에게 의견을 묻는다지만, 대부분 '답정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위에서 결정이 되었는데, 거기에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건.. 아무래도 심적인 부담이 되기도 하고요(퇴사를 각오할 정도가 아니라면요). 다행히 예상했던 범주에 있는 선택지여서 일단 팀장님과의 면담을 마치고, 부서장님 결재를 거쳐, 새로운 팀장님과의 면담까지 마치고 나니 인사이동이 확실시되었습니다. 


 변화는 그게 좋은 변화든 나쁜 변화든 약간의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이유로 가장 큰 건 '불확실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가게 될 곳의 사람, 업무 등 모든 것이 미지수이고, 겪어보지 않다 보니 더 스트레스가 큽니다. 개인적으로 변화에 낯가림이 있는 편인지라,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마치 퇴사 후 재입사를 준비하는 느낌이랄까요. 아무리 같은 회사더라도 상사의 스타일이나 업무 영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직과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인데요. 퇴사는 아닌데 마치 퇴사하는 것 같은 이 기분, 낯설지 않은 이 마음을 예전에도 경험해보았음에도, 겪을 때마다 여전히 새롭습니다.  



 인사이동하면 보통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생깁니다.


1) 환경 변화  

 동일 근무지에 부서만 옮기더라도, 미묘하게 부서에 따라 다른 분위기에 적응해야 합니다. 하물며 아예 건물을 달리 하거나,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될 때에는, 익숙했던 곳에서 벗어나 모든 환경에 새로이 적응해야 하죠. 통근길부터, 사무실, 식당, 카페, 병원 등등 마치 회사를 옮긴 것처럼 주변을 다시 파악해야 합니다. 


2) 사람 변화 

 물론 같이 일했던 사람이 별로였다면 인사이동만큼 절호의 타이밍이 없지만, 그게 아니라 마음 맞는 동료와 일했다면 이별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새로 옮길 곳의 사람들이 어떨지 모르기에 -당분간 텃세도 있을지 모르고- 적응하기까지는 심란한 마음이 들지요.


3) 업무 변화 

 부서이동의 경우에는 아예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제 경우에 일부 유사한 업무 베이스에 신규 업무가 얹어져서 그나마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될 신규 업무에 대한 걱정이 조금 되긴 합니다. 아마 새로운 업무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지겠죠.



 인사이동은 이직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심란할 때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이직의 경우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서 걱정할 근거가 없는 반면, 사내 이동은 이미 내부에 파다한 소문이나 카더라에 의해서 이것저것 주워들은 정보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임자가 근무여건이나 그곳 사람들이 어떤지 얘기해주기도 하고요. 정보가 많아 좋은 부분도 있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도 미리 들을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아는 정보가 더 복잡한 마음을 가중시키기도 하고요. 이번에도 역시 인사이동이 결정 난 이후, 주변 동료들의 걱정이 이어졌습니다.


거기 일 많다는 데 괜찮겠어?
그 팀장님 만만치 않다던데..
근무 환경은 이렇고 저렇대~
.........화이팅!



 이러한 걱정 어린 말을 듣노라면 안 그래도 시끄러운 마음에 더욱 파문이 일기도 합니다. 이미 익숙해진 곳을 떠나 다시 적응할 생각에 마음도 무겁고요. 새로운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요.

 

 괜스레 심란한 마음에, 친구에게 이런저런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진짜 거기가 어떤지는, 가서 뚜껑 열어봐야 알아


 그 말을 들으니 평소 제가 모토로 삼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상황에서 미리 좋을 것이다, 혹은 나쁠 것이다라는 재단은 섣부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좋다고 생각한 상황이 오히려 내게 잘 맞지 않거나, 나쁘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되려 전화위복이 된 경우도 있었죠. 마찬가지로 부서 이동 역시 그게 좋을지, 나쁠지는 직접 가서 겪어봐야 알 터, 겪어보지도 않고 미리서부터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이동이 분위기 전환하고 기분을 리프레쉬할 수 있는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인사이동을 거치며 하게 된 소소한 생각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사람은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른다

- 새로 가게 될 곳의 팀장님이 좋게 봐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외부 행사에서 몇 번 스치듯 만났던 게 전부인데, 어떤 부분을 높이 평가해주신 건지 의아하긴 합니다. 그때는 다시 뵐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걸 보면, 역시 사람 인연은 언제 어느 때 다시 이어질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른다

- 사실 이번 조직개편은 이례적인 일이라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업무 다이어리에 미리 예정되어있던 기존 업무 스케줄을 모두 지우고, 새로 가서 하게 될 업무를 적어 넣으며 '역시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구나,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른다'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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