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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Mar 21. 2023

내게 힘을 주는 문장을 만난 적 있으신가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당분간은 제가 최근 읽은 책과 그 속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리뷰하는 형식으로 글을 업로드해보려 합니다. 제가 밑줄 그은 문장을 마음에 들어하는 독자님이 있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네요^^ 



 황보름 작가의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읽어보셨나요? 

 저는 이전부터 주변에서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안 된다는 핑계로 선뜻 집어 들지 못했는데요. 최근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짧은 시간 내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제목의 '서점'이라는 키워드에서 살짝 짐작하긴 했지만, 역시나 읽고 보니 예상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총집합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점

글쓰기

휴식

관계

등.



 이 모든 것을 망라한 일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소설책 '불편한 편의점'처럼 나의 이야기, 혹은 주변의 사연일법한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지요. 책에서 인상 깊었던 밑줄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 저자들이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 
 우리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힘을 낼 수 있거든.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 사람들도 다 힘드네? 내 고통은 지금 여기 그대로 있지만 어쩐지 그 고통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른 우물에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없을 것 같다는 확신도 들어.



 소설의 주인공이자 휴남동 서점의 주인장인 영주의 말입니다. 

최근 출간 경험을 해서 그런지 이 말이 특히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역시 원고를 쓰며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회초년생 혹은 직장인들에게 '당신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는 것.


 생각해보니 지금껏 글을 쓰면서도 이런 마음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해온 경험 중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나 고민했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당신만 힘든 게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면 독자들의 반응도 더 좋을 때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그런 글에는 '저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힘이 되고 위안이 되네요. 앞으로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위로가 됩니다.' 류의 피드백이 종종 달리기도 했고요. 






 어떤 사람에게 힘을 주는 방법은 사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권력이 있다면 힘으로 지위를 끌어올려주거나, 실질적으로 배경을 활용해 도움을 줄 수 있죠. 돈이 있다면 물질적인 부분을 활용해서 경제적인 지원을 해줄 수도 있고요. 이것저것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도 있습니다. 말이나 비언어적 방식으로 위로를 건네거나, 공감해주는거죠. 저는 말로 위로를 건네는 것에 서툰 편이어서 '글'이라는 수단으로 도움을 나누는 방식을 택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실 말은 그 순간엔 달콤하지만, 휘발되어 날아가 버리는 경우도 많아 오래 기억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고요. 인간관계가 협소한 경우에 누군가로부터 위로받을 기회가 적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 또한 어려서부터 주로 책에서 위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글에서 내 마음에 와닿는 문구를 발견하면 적어두고 한참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꺼내서 위로를 받기도 했고요. 비록 저자가 내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받으면 그것만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낼 용기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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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어느 작가님이 하신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글을 쓰고 싶느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독자가 '이건 꼭 나도 모르던 내 마음 같다'라고 느끼게끔 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답변을 하셨는데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과연 지금 그런 글을 쓰고 있는 걸까....' 스스로를 되돌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고민하거나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줄 수는 없더라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는 글,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신을 돌아보거나 생각하게 하는 글을 쓰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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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최근 그런 문장을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


'나만 우물에 빠진 게 아니었구나'라고 느끼게끔 하는 그런 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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